권현주(Resource Specialist, 뉴욕주 이중언어 NYU센터)
필자는 1980년부터 뉴욕시 공립고교 이중 언어교사로 한국 이민자 학생들의 교육에 발을 딛게 되었고, 따라서 학부모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학부모는 자녀 교육의 파트너라는 신념으로 학부모와 만남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필자와 뜻을 같이 하는 이민 1세 교사들과 1992년 ‘뉴욕 한인 교사회’를 조직하였으며, 교사들은 학부모들에게 이중 언어와 이중 문화 속의 자녀 교육권을 이해시키고, 미국 교육 제도를 설명하고, 또 이민 1세들이 미국 주류 사회에 합류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는 데 노력했다. 신문에 글을 썼고, 방송국에도 가서 이야기했고, 여러 교회에서 학부모 교육 강좌를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학업향상이 큰 주제가 되어 학부모들이 어떻게 공통 핵심 수준 (The Common Core State Standards) 향상에 대처하여 자녀들 학업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에 대한 강좌를 열기도 했다.
2014년 학부모 강좌는 자녀들의 미래 직업에 초점을 맞추었다. 전문직을 우러러 보는 한국의 문화권에서 살아 온 1세들은 아직도 자녀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일류대학교에 진학하여 원하는 전문직에 진출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들이 의사나 변호사 등의 전문인이 된 것에 무한한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이 옛날과 비교하여 학생들 사이에 경쟁이 아주 심해졌고, 또한 사회 변화가 빨라져 미래 직업 전망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게 되었다. 10년 후에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를 모른다는 요즈음 젊은이들의 진로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참으로 의아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동정심이 가는 상황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29일, 뉴욕한인교사회는 퀸즈의 한 중학교에서 ‘우리 아이 진로 선택 준비’ 라는 주제로 학부모 강좌를 개최했다. 강좌의 핵심은 미국에서 취업이 심각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소수 민족인 한인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종래의 선호 직종인 의사, 변호사 외에도 3000여종의 많은 직업이 있다는 것을 학부모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이상적인 직업은 즐겁게 일을 하면서 동시에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 안정을 얻을 뿐만 아니라, 지속성이 있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학부모 강좌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지속성(sustainability)있는 직종은 무엇이며, 어떤 기술이 필요한가를 같이 알아보는 것이었다. 우선 자녀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는 적성 발견과 능력 계발에 관한 흥미로운 주제 강연과 십대 자녀들과 마찰 없이 효과적으로 대화하는 방법 소개가 있었다.
그리고 뉴욕시립대학교 콜린파월 스쿨 리더십 프로그램 담당자, 여러 의료 분야 특기 자격증 소유 간호사, 경찰관, 건축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 템프 에이전시 매니저 등 1세, 1.5세, 2세로 잘 조합된 일곱 명의 연사들이 그들 자신의 경험, 앞으로의 직업 전망, 직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태도 등을 준비해 온 ppt 를 사용하면서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패널 디스커션의 시간을 가졌다.
학부모 및 강연자들 모두 이번 강좌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배운 것이 많다는 평가를 하였다.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준비를 해 온 주최 측 교사들을 아주 만족시키는 평가였다.
35년을 이 곳 웨스트체스터에서 살면서 애들을 키운 필자는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며 여유 있게 생활하는 한국계 전문직 종사자들을 많이 보아왔다. 바라고 싶은 것은 이러한 전문인 동포들께서, 우리 자녀들이 미국 사회에서 계속해서 발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진로 선정과 계발에 도움을 주실 수 있도록, 나오셔서 우리 교육자의 노력에 동참하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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