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토마스 박 알기 쉬운 경제
▶ CEO & Investment Manager iMacro LLC
지난 수요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3월 금리정책 회의록(FOMC Minutes)이 공개됐다. 25페이지 분량의 회의록에서 찾을 수 있는 핵심단어는 2%였다.
FRB는 미국의 물가지수가 2%선으로 오를 때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것은 현재의 핵심 소비자 물가지수(Core CPI) 1.57%에서 0.43%가 높은 레벨이다. FRB는 물가지수가 2%까지 오르려면 앞으로도 일 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핵심 물가지수는 일반(명목) 소비자 물가지수에서 변동이 심한 음식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수치를 가리킨다. 따라서 음식과 개솔린, 천연개스 가격이 심하게 올랐다고 해도 정부가 보는 물가는 전혀 오르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는 회의록에 물가지수의 2% 달성이 현실화 될 때까지 제로금리를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적어 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4년이 시작되면서 FRB는 양적통화 완화(채권매입) 축소정책을 시작하여 연말까지 채권 매입을 종식시키게 되어 있다. 쉽게 말해서 그것은 연간 1조달러씩 돈을 찍어내던 정책을 중지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파산위기를 맞았던 은행들과 극도로 침체되었던 글로벌 경제와 자산시세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가 양적통화 완화(Money Printing) 정책과 제로금리였었는데, FRB는 일단 통화 완화정책부터 먼저 중지시키고 난 다음에 금리도 서서히 인상시킴으로써 경제와 자산시장에 던져주었던 생명줄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꽤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FRB가 염려하고 있는 것은 출구전략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자산시장이 다시 주저앉는 것이다. 만약 부동산과 주식 시세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면 그들의 출구 스케줄에 하자가 생기거나 아예 출구 자체가 영구적으로 불가능해질 수 있는 문제가 터질 수도 있다. 그것은 20년 전 일본이 이끌어 왔던 네거티브 금리와 양적통화 완화정책이 실패하여 지금까지도 침체경기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와 흡사하다.
결국 FRB가 2%의 물가지수를 달성할 때까지는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는 이유는 부동산과 주식 투자자들이 너무 일찍 자산시장에서 탈출하는 것을 막으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소비자 물가지수에는 8개의 경제비용 분야가 들어있다. 그것은 음식/음료(15%), 주거비(41.5%), 의류비(3.5%), 교통비(16.5%), 의료비(7.5%), 여가비(5.8%), 교육/통신비(7%), 기타 서비스비(3.3%)다.
물가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부동산 시세와 직결되어 있다. 게다가 부동산에 관련된 산업은 국가의 GDP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심리가 지나치게 금리상승을 우려하는 방향으로 편중하게 된다면 그것은 부동산 시세에 불리한 영향을 주는 동시에 단기금리를 기준으로 자산시세를 디스카운트 시키는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강한 자산시세는 국가 경제에 대들보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펼쳐왔던 통화 완화정책의 가장 큰 목적이 침체되었던 자산시세를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옐런 의장이 물가지수 2% 고수의 의지를 알리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달래주어 그동안 열심히 올려놓았던 자산시세를 특정 수준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최근에 주식시장이 동요할 때마다 옐런 의장과 FRB 이사들이 차례로 나와서 증시에 우호적인 말을 던지는 이유도 시기상조적 자산시세 하락으로 그들의 출구전략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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