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드로 날아온 인종 모독용 바나나를 바로 먹어치운 재치 대응에 격려 쇄도
▶ 0-2서 상대 자책골 2개 잇달아 유도, 바나나 던진 팬 평생 구장 출입금지
이탈리아의 마테오 렌지 총리(왼쪽)와 세사레 프란델리 축구대표팀 감독이 다니 알베스를 지원하는 의미로 28일 함께 바나나를 먹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다니 알베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비야레알의 자책골을 유도, 0-2로 뒤지던 바르셀로나에 첫 골을 안긴 뒤 기뻐하고 있다.
인종차별적 모독의 뜻으로 필드에 투척된 바나나를 그 자리에서 껍질을 까 먹어치운 브라질 출신의 축구스타 다니 알베스(31·바르셀로나)에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28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알베스가 참아낸 것은 분노였다”며 “우리는 모든 종류의 차별과 싸울 것이며 월드컵에서 차별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베스는 27일 비야레알의 엘 마드리갈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바르셀로나와 비야레알과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원정경기에서 팬들의 인종차별적 모독에 화를 내는 대신 재치있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그는 후반 30분 코너킥을 준비하던 중 비야레알의 악성 팬이 근처에 바나나를 집어 던지자 그 자리에서 이를 주워들어 껍질을 벗겨 한 두입 덥석 깨물어 먹고 나머지는 집어던진 뒤 경기를 계속했다. 그리고 이 장면은 TV 중계화면에 그대로 비춰졌다.
바나나는 물론 흑인선수들을 원숭이에 비유하는 인종 모독의 뜻이 담긴 것이다. 알베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스페인에 11년째 살고 있는데 그 11년 동안 계속 똑같은 일을 당해왔다”면서 “결국은 장난처럼 받아들여야 했다. 불행히도 이런 일은 고쳐지지 않는다. 그런 일을 장난처럼 받아들이고 비웃으며 무시한다면 그들은 (모독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바나나를 먹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바르셀로나 구단은 성명을 통해 “비야레알 팬이 알베스를 모독했다”며 “우리는 그를 완전히 지지하고 그와 끝까지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비야레알 구단은 “우리는 이미 바나나를 던진 범인을 찾아 그의 시즌티켓을 취소시키고 평생 구장 출입금지령을 내렸다”면서 “비야레알은 이 같은 행동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용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럽에서 뛰는 남미 선수들은 각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스스로 바나나를 먹는 사진이나 격려 글을 올려 연대 의사를 표현했다. 알베스의 팀 동료인 네이마르를 비롯, 맨체스터시티의 서지오 아게로(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첼시의 오스카, 다비드 루이스, 윌리안, 러시아 제니트의 헐크(이상 브라질) 등이 지금까지 나타난 동참자들이다. 아프리카 토고 출신인 스트라이커 에마뉴엘 아데바요르(토튼햄)도 “알베스에게 존경을 표한다”며 “축구에서 인종주의는 근절돼야 한다”고 자신이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알베스의 모국인 브라질에서도 알베스의 행동에 따른 적지 않은 반향이 일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자기 트위터에 “알베스가 스포츠에서 인종차별에 강하고 과감한 방식으로 저항했다”고 사건을 소개했다.
알베스의 부친인 도밍구스 알베스(64)는 ‘브라질 글로보스 G1’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망고, 코코넛, 멜론, 수박, 패션프루트 농사를 짓는데 이제 바나나도 작목 리스트에 넣겠다”며 아들의 재치있는 대응을 재치있게 평가했다. 다만 도밍구스는 “나쁜 의도를 지닌 팬들이 바나나에 독을 넣어 던질 수도 있으니 앞으로는 필드에 떨어진 바나나를 주워 먹지는 말라”고 아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비야레알은 이날 2-1로 앞서던 후반 30분 바나나 투척사건이 발생한 이후 후반 33분 자책골로 동점골을 헌납하고 후반 37분 리오넬 메시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아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바르셀로나의 첫 두 골은 모두 비야레알의 자책골이었고 공교롭게도 그 자책골을 유도한 선수는 다름 아닌 알베스였다. 전반 2골을 내주고 0-2로 끌려가던 바르셀로나는 후반 20분 알베스의 강슛이 비야레알 수비수 가브리엘 파울리스타에 맞고 굴절되며 골 안으로 들어가 한 골을 따라간 뒤 후반 33분에는 알베스의 크로스를 수비수 마테오 무사키오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불과 4분 뒤 메시가 끝내기 역전결승골을 터뜨려 승부를 뒤집으며 비야레알 팬들에게 통괘한 복수(?)를 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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