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실종’이보한 씨 딸, “검은 차량 타고 갔다”
이씨 오렌지색 가방도 발견돼
지난달 26일 올림피아 인근 니스퀄리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고사리를 따다 실종된 한인 이보한 할아버지 가족이 한인사회에 그의 행방에 관해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씨의 딸 배옥희(63)씨는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씨의 실종 경위 및 당시 상황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치매가 있으신 아버님은 당시 누군가의 차량에 편승해 현장을 떠난 것으로 경찰과 가족은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씨는 할아버지의 연세가 93살이 아니라 97세라고 확인했다. 호적이 잘못돼 여권상에는 93살이지만 실제는 97살이며 치매기운이 있고 귀가 어두운 상태이며 걷기는 하지만 오랜 시간 걸을 정도의 건강 상태는 아라고 설명했다.
켄트 자택에서 이씨와 역시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96)를 모시고 살고 있는 배씨 부부는 지난 26일 같은 교회 신자와 함께 한 차를 타고 고사리를 따러 갔었다.
배씨는 “아버님이 산을 너무 좋아하셔서 바람도 쐬어 드릴 겸 1년에 한차례씩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고사리를 따러 간다”고 말했다.
배씨는 “5명의 일행이 실종 당일인 26일 오전 가파르지도, 험하지도 않은 지역에서 고사리를 따는 도중 어머니가 가시덤불 가운데 빠지는 바람에 남편 및 교회 성도와 함께 어머니를 꺼내드리고 뒤를 돌아보니 아버님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오전 10시45분까지 분명히 우리들 뒤에 계셨던 아버님이 5분 정도 어머니를 도와드리는 사이에 사라져 수 차례 고함쳐 불렀지만 대답이 없어 오전 11시께 경찰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현장에서 머지않은 곳에 검은색 차량 한대가 있었고, 경찰이 10분도 안돼 도착하자 이 차량이 현장을 빠져나갔으며 운전석에 한인여성이 타고 있었다고 배씨는 설명했다.
이후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벌어졌지만 이씨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수색견이 실종 이틀 뒤인 28일 검은색 차량이 있었던 지점에서 이씨가 당시 가지고 있었던 오렌지색 가방을 발견했으며, 한인들이 두고 간 것으로 보이는 고사리 봉지도 발견됐다.
배씨는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아버님이 검은색 차량을 타고 현장에서 빠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혹시라도 아버님을 보호하고 계시는 분은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버님이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그 차량 쪽으로 갔으며, 그 여성 운전자는 경찰이 오자 고사리 불법 채취 단속을 벌이는 것으로 착각하고 아버님을 태운 채 그냥 현장을 벗어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스턴 카운티 셰리프국과 검찰은 이씨 소재 파악을 위해 수사를 계속 펼치고 있으며 이씨 행방을 아는 사람은 전화(360-786-5500, 360-704-2740)로 제보를 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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