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용 늘수록 오히려 오존 증가한다는 ‘상파울루 연구’ 놓고 논쟁 가열
▶ “여건 다른 미국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 “기존 통념에 의문 제기한 가치 있는 연구”
과학자들은 에타놀에 관한 놀라운 발견을 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운전자들이 에타놀 연료를 더 많이 쓰면 쓸수록 지역 대기환경에서 측정되는 오존은 더 많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최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에 실린 이런 사실은 에타놀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지상의 오존 레벨과 스모그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많은 다른 연구들과 상치되는 것이다.
상파울루는 지역 대기오염과 관련한 에타놀과 개솔린의 영향을 연구하기에 좋은 독특한 실험실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상파울루의 거의 600만대에 달하는 자동차들 가운데 40% 정도는 개솔린이나 에타놀 모두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차량들이기 때문이다. 개솔린 사용 차량 비율이 14%에서 76%로 늘었을 때 이 도시의 환경 오존농도가 약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 연구는 애타놀과 개솔린 간의 교차 사용이 대기오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이다. 이 연구는 식물로부터 추출한 재생가능 연료인 에타놀의 환경적 이익에 관한 논쟁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점차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연구자들은 상파울루 연구 결과를 다른 대도시들에 적용하는데 조심스러움을 드러낸다. 지역마다 다른 기후조건들과 차량 종류, 산업, 그리고 교통 패턴 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기상학적인 자료들과 대기 오염 관련 데이터는 다른 지역의 에타놀 영향을 연구하는데 견본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노스웨스턴 대학 화학과 프랜츠 그레이거 교수는 “오존과 질소산화물은 모두 도심 스모그 형성에 관여한다. 그래서 대기오염을 얼마나 완화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에타놀은 통상적으로 우리가 부르는 ‘그린 연료’가 아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에타놀은 사탕수수로부터 만들어진다. 상파울루에서 시용되는 에타놀은 E100이다. 순수한 에타놀이라는 말이다. 미국에서는 에타놀이 옥수수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개솔린에는 10%의 에타놀이 들어가 있다. 즉 E10이다.
개솔린에 에타놀을 섞도록 하는 조치는 지난 2007년 연방의회에서 의무화됐다. 온실 개스와 다른 오염 인자 방출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수입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조만간 연방환경보호청은 재생가능 연료기준법에 의거해 올해 얼마나 많은 에타놀을 생산해야 하는지를 발표할 계획이다)하지만 에타놀 비판자들은 에타놀이 환경이 미치는 영향은 개솔린과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나쁘다고 주장한다. 전국과학 아카데미의 한 연구는 에타놀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화석연료와 에타놀 추출용 옥수수를 경작하는데 소요되는 토지 등을 감안할 때 에타놀은 온실 개스 감축에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바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40%는 에타놀 추출에 사용된다. 이 때문에 가축 사료 가격이 치솟고 고기 가격 역시 오르고 있다.
에타놀의 영향에 관란 거의 모든 연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나 모델링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에타놀이 대중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우려를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환경 워킹그룹의 에밀리 캐시디는 “상파울루 연구는 지상 레벨에서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브라질의 개솔린 가격은 정부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에타놀 가격은 시장에 의해 수시로 변동한다. 에타놀 가격이 오르면 운전자들은 개솔린을 사용한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경제학자인 알베르토 살보는 상파울루 운전자들의 사용연료 변화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할 더할 수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판단했다. 상파울루는 남반구 최대 규모의 도시로서 1년 내내 기후가 별로 변하지 않는 조건을 갖고 있다. 살보와 그레이거는 연구 논문에 “상파울루는 대기 오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 활동과 주거 난방이 제한적”이라고 썼다. 대신 무수한 차량들로 인한 정체가 상시화 된 곳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2009년부터 2011년 사이의 소비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연료판매 자료를 얻었다. 브라질 정부는 상파울루의 대기 모니터링 기지들의 자료들을 제공했다. 연구진은 또 오염 측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고려하기 위해 기상학적 데이터와 교통량 정보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에타놀 사용이 늘어날수록 오존농도가 늘어난다는 사실에 “대단히 놀랐다”고 밝혔다. 그레이거는 개솔린이 더 많은 이산화질소를 뿜어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산화질소는 오존층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단기 화학물질인 하이드록실 라디칼과 결합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솔린은 다른 문제들을 일으킨다는 것을 연구진은 발견했다. 개솔린을 더 많이 사용하면 일산화탄소 배출이 크게 늘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업계 단체인 재생가능 연료협회는 상파울루 연구를 미국에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메일 답변을 통해 “미국의 차량들은 브라질 보다 훨씬 엄격한 배출규제 기준에 맞춰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게다가 연구에 사용된 에타놀 배합률은 미국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브라질만의 기준이며 도심의 오존 형성은 이외에도 무수한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며 연구결과를 반박했다.
살보는 이런 차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처럼 혼합 연료를 사용하는 곳이라고 해서 오존에 관한 이런 우려를 가치 없는 것으로 여길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연자원보호위원회의 에너지 및 운송 프로그램 책임자인 롤랜드 황은 이 연구가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에게 중요한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은 “우리가 석유 의존도를 줄여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대기와 수질 등을 악화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십년간의 통상적인 생각은 에타놀 함량이 높은 연료는 개솔린보다 더 깨끗하게 연소된다는 것이었던 만큼 어떻게 이번 연구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인지 더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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