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류현진 모두 올해 원정경기서 월등한 성적, 안방선 기죽고 밖에 나가면 펄펄 나는 특이한 패턴
▶ 추신수 왼손투수 상대 타율 .391…전천후 타자 진화
추신수와 류현진(아래)은 올 시즌 홈경기보다 원정경기에서 월등하게 좋은 성적을 올리는 특이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했던 “There’s no place like home”이란 영어 표현은 스포츠에서 자주 홈 필드 이점을 표현할 때 사용된다. “똥개도 자기 집에선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한국식 표현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스포츠계에서 ‘안방 프리미엄’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두 코리안 스타,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에겐 이 표현이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다. 두 선수 모두 원정경기 기록이 홈경기 기록보다 훨씬 더 좋다. 보통 원정경기보다 홈에서 더 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원정 기록이 더 좋다면 그것만으로도 주목을 받는다.
그런데 이들의 경우는 원정경기 기록이 홈 기록에 비해 비교도 안될 만큼 엄청나게 앞선다. 너무 차이가 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고 그 이유가 궁금해질 지경이다.
지금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지만 올해 류현진이 홈보다는 원정경기에서 훨씬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류현진은 올해 홈에서 3경기, 원정에서 4경기에 나섰는데 홈에선 0승2패, 원정에선 3승무패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승패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차이가 완연하다. 홈에선 13이닝을 던지며 26안타를 맞아 이닝당 평균 2안타를 맞았다. 피안타율이 무려 .406에 달한다, 이 정도면 ‘배팅볼 투수급’ 기록이다.
하지만 원정경기에선 전혀 다른 스토리다. 두 배나 많은 26이닝을 던졌지만 피안타수는 11개뿐으로 피안타율이 .126에 불과하다. 이 정도면 ‘사이영상 투수급’이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실점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홈경기에선 13이닝동안 16점(13자책점)을 내줘 방어율이 무려 9.00에 달하는 반면 원정경기에선 26이닝동안 아직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아 방어율 제로(0.00)다.
포볼과 삼진 수도 마찬가지다. 포볼은 원정경기에서 26이닝동안 6개만 내줘 그 절반인 13이닝동안 홈에서 내준 포볼수(5)와 거의 똑같다. 탈삼진도 밖에 나가선 26이닝동안 23개를 잡아낸 반면 안방에선 13이닝동안 8개에 불과하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또 다른 코리안 빅리거 추신수도 거의 흡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그 역시 원정경기 기록이 홈 기록에 비해 엄청나게 좋다. 추신수는 홈경기 타율이 .236(72타수 17안타)에 그치고 있는 반면 원정경기 타율은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468(47타수 22안타)에 달하고 있다.
추신수의 원정경기 타율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메이저리그 1위에 해당된다. 타율만이 아니다. 출루율도 원정에선 .574, 홈에선 .378로 2할 가까이 차이가 나고 장타율은 원정 .702, 홈 .375로 차이가 3할을 넘는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에선 1.276 대 .753으로 그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졌다. 경우에 따라 홈보다 원정성적이 더 좋을 수도 있지만 그 정도라면 설명이 쉽지 않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삼진 횟수다, 홈에선 72타수동안 무려 25번이나 삼진을 당한 반면 원정경기에서 47타수동안 단 9번만 삼진으로 물러났다. 홈에서보다 원정경기에서 훨씬 더 공을 잘 보고 있다는 말이다. 공을 잘 보니 타율이 좋은 것이 당연하고 다른 성적도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왜 원정경기에서 공을 더 잘 보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이 쉽지 않다.
사실 추신수의 올해 성적에선 놀라운 기록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왼손투수 상대 타율이다. 왼손투수 상대타율이 .391(46타수 18안타)에 달해 오른손투수 상대타율 .288(73타수 21안타)보다 훨씬 높다.
지난 오프시즌 프리에이전트 마켓에서 최고 대어중 하나로 꼽혔던 추신수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던 것이 바로 왼손투수에 약하다는 사실이었다. 지난해 추신수는 왼손투수 상대 타율이 .215에 불과해 오른손투수 상대 타율(.317)보다 1할 이상 낮았다.
지난해 기록한 21개의 홈런은 모두 오른손 투수에게 뽑아낸 것으로 왼손투수를 상대론 단 한 개의 홈런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4개의 홈런 중 1개를 왼손투수에게서 뽑아내 이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추신수는 이제 완전한 전천후 타자로 진화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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