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F공항서 8인 작품전
▶ 분청사기 대가 윤광조 이강효의 옹기작품 등 현대도예 흐름 한눈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도예가 8인의 작품전이 5월17일부터 내년 2월22일까지 열린다.
‘도자에 마음을 담다’(Dual Natures in Ceramics: Eight Contemporary Artists from Korea)란 제목으로 SFO의 제3 터미널에서 9개월 동안 열리는 이 전시는 현대 도예작품 75점을 통해 한국 도자의 오랜 전통과 교차하는 현대적인 미감을 소개하게 된다.
이 전시는 SFO 뮤지엄과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뮤지엄(Asian Art Museum)이 공동 주최한 기획전으로, 객원 큐레이터로 김현정 AAM 한국미술학예연구관이 장하리(AAM 한국미술학예사), 이지현(AAM 국제교류재단 인턴)과 함께 전시기획에 참여했다.
전시 작가들은 김익영, 구본창, 이인진, 이강효, 박영숙, 노경조, 이수경, 윤광조 8인으로 한국 전통도자의 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세라믹 아트를 소개한다. 이 중 김익영, 윤광조, 이강효, 이인진은 4년 전 본보 특별후원으로 UCLA 파울러 뮤지엄에서 열린 ‘도자 속의 삶: 현대 한국작가 5인전’에서 만났던 작가들이다.
이 쇼는 특히 분청사기(15~16세기 조선에 유행한 백토물을 칠하는 방식으로 장식한 도자)를 각자 다른 방식으로 현대 도예에서 재창조한 윤광조와 이강효의 작품을 하이라이트로 조명한다. 분청사기의 대가 윤광조의 작품은 소박하나 거친 한국의 산세를 닮아 있고, 이성적이기보다 직관적인 민족성, 따스한 정과 동질감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심성을 표현한다.
거칠고 남성적인 대형 옹기로 주목을 끌어온 이강효는 탁월한 비례미와 세련되면서도 힘이 넘치는 선의 아름다움, 절제된 가운데 꾸밈없는 멋이 느껴지는 작품을 보여준다.
김익영과 박영숙은 조선 백자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순백의 청결미가 빛나는 김익영의 ‘사발’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릇이라는 찬사를 받는 박영숙요는 보자기 디자인을 접목시켜 가장 섬세하고 세련된 백자기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한편 이수경은 공방에서 깨진 도자기 파편들을 모아 순금을 이용해 이어 붙인 ‘번역된 도자기’를 소개한다. 버려진 것, 쓸모없는 것, 실패한 것, 불완전한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새로운 생명을 지닌 조형물을 창조하는 작업이다.
또 다른 주요 전시작품은 사진작가 구본창의 12개 달항아리 사진 연작으로, 일 년 열두 달을 상징한다. 또한 작가는 샌프란시스코 AAM을 포함한 여러 박물관에서 찍은 도자들로 구성된 새 영상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노경조와 이인진의 색다른 도자작품도 선보인다. 노경조는 도자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대리석처럼 보이는 ‘연리문’ 기법으로 유명한 작가로, 단순하나 생동감 있는 기형에 섬세한 장식을 더하는 방식으로 흙의 우아한 감성을 표현한다.
남가주 출신의 ‘불의 도예가’ 이인진은 옹기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유약을 실험적인 방식으로 응용하여 확장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SFO 박물관은 공항 환경을 좀 더 인간적이고 문화적으로 변모시키고 여행객들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1980년 설립된 뮤지엄으로, 공항 안에 만들어진 박물관들 중 유일하게 전미 박물관협회의 승인을 받은 곳이다. www.flysfo.com/museum‘도자에 마음을 담다’는 터미널 3에서 시큐리티 검사대를 지난 후 2층에서 볼 수 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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