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가 미리 신고, 막을 수도 있었는데…
▶ UC샌타바바라 대학촌 20대, 6명 살해 후 자살
유튜브 비디오에서 살인예고를 하고 있는 엘리엇 로저의 모습.
한인 학생들도 다수 재학하는 UC 샌타바바라의 대학촌 ‘아일라 비스타’에서 20대 대학생이 자신을 거부한 여성들을 원망하는 ‘살인예고’ 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리고 나서 6명을 무차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차를 몰고 거리를 쏘다니며 행인에게 총을 난사하고 경찰과도 총격을 벌여 8명이 총상을 입는 등 최소한 13명이 다쳤다.
■광란의 살인극
샌타바바라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9시30분께 샌타바바라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 엘리엇 로저(22)가 아일라 비스타의 자신의 아파트에서 쳉유안 홍(20), 조지 첸(19), 웨이한 왕(20) 등 남자 룸메이트 3명을 칼로 찔러 살해한 뒤 인근 여학생 클럽회관 앞에서 3명의 여성에게 총격을 가해 캐서린 쿠퍼(22), 베로니카 바이스(19) 등 2명을 숨지게 했다. 이어 자신의 BMW 승용차를 몰고 근처 델리에서 크리스토퍼 마이클-마르티네스(20)를 총격 살해했다. 이렇게 희생된 6명은 모두 UC 샌타바바라 학생들로 확인됐다.
엘리엇은 이어 아일라 비스타 지역을 돌며 행인들을 차로 치고 총을 난사하는가 하면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는 등 광란의 행각을 벌이다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 멈췄다. 그는 파손된 자신의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그의 머리에는 스스로 쏜 것을 보이는 총상이 있었다.
■살인 예고 비디오
범인은 살인극 전 유튜브에 ‘엘리엇 로저의 심판’이라는 제목의 동양상을 올려 “내일은 심판의 날이다. 여자들은 다른 남자들에게는 애정과 섹스, 사랑을 줬지만 내게는 단 한 번도 준 적이 없다. 나는 22살인데 아직도 숫총각이고 여자와 키스해 본 적도 없다”며 “여대생 기숙사에 있는 여자들을 모조리 죽이고 아일라 비스타의 거리로 나와서 모든 사람을 죽이겠다.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여러분 모두를 해골의 산과 피의 강으로 만들고 싶다”며 세상에 대한 극단적 적개심을 드러냈다.
■막을 수 있었던 사건
‘묻지마 살인극’을 벌인 엘리엇 로저(22)가 몇 주 전 ‘살인예고’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셰리프국이 출동까지 했으나 해당 동영상은 확인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이번 살인극은 막을 수도 있었던 것이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영화 ‘헝거 게임’의 조감독 피터 로저와 중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엘리엇이 사건 몇 주 전 그가 자살과 살인에 관한 유튜브 비디오를 올린 것을 가족들이 발견하고 이를 경찰에 신고했으며, 이에 따라 셰리프 경관들이 그를 면담했으나 동영상이나 아파트 수색 없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총기규제 목소리 비등
또 한 차례의 광란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미국에서 총기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희생자 가족들은 잦은 총기 대량 살상극에도 총기규제 정책을 외면하는 정치권과 전국총기협회(NRA)를 강하게 비난했다.
경찰은 범인 로저가 자살한 뒤 반자동 권총 3자루와 10발 들이 탄창 41개를 압수했다. 총과 탄약은 연방정부의 인가를 받은 총포상에서 합법적으로 구입해 범인 로저 명의로 등록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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