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수부진·이상고온·원화급등 이어져
▶ “이렇게 힘든 적 처음”대책없이 한숨만
내수부진에 이상기온 환율 등 여러 악재가 LA 다운타운 한인 의류상권을 어렵게 하고 있다. LA 다운타운 상가 모습.
의류·봉제·원단업계로 이루어져 있는 LA다운타운 한인의류업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내수부진과 이상고온 현상 그리고 환율 등으로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동안 한인의류업계에서 힘들다는 말은 줄곧 나왔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의류업계
한인 의류도매상권의 지난해 실적은 최악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이 적게는 15~3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올해 들어서도 내수부진으로 인해 성수기인 봄장사 실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고, 여기에 무더위가 9월까지 이어진다는 국립기상청의 예보에 또 다른 성수기인 가을장사도 약 한 달가량 늦어질 것으로 보여 전망이 더욱 어두운 상황이다.
의류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바로 ‘키머니’.
가주 정부는 키머니를 지난 2002년부터 불법으로 규정(AB533)했지만 LA 다운타운에서는 여전히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안 좋아지다 보니 평균 10만~20만 달러를 상회하던 키머니 가격이 점차 내려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점을 찍었던 키머니와 렌트비가 점차 하락세에 있다”라며 “이는 그만큼 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봉제업계
봉제업계는 당국의 강력한 노동법 단속으로 일할 사람이 없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여기에 내수시장 불황에 원청업체들이 더 저렴한 단가를 찾아 주문을 중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로 돌리거나 자체 공장을 세워 해결하고 있어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이로 인해 봉제업체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그나마 이어지고 있는 주문을 받고 싶어도 일손이 부족해 못 받는 실정이다.
한인 봉제업체 100여곳이 몰려 있고 LA 다운타운 힐 스트릿과 8가 사이에 위치해 흔히 ‘830’으로 불리는 ‘브로드웨이 트레이드센터’ 내에서 영업 중인 한 업주는 “상황이 정말 좋지 않다”라며 “봉제업계 상황은 한 마디로 ‘인력난’”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여기에 오는 7월부터 오르는 시간당 최저임금 역시 봉제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원단업계
원단업계를 괴롭히는 것은 환율이다.
패션 트렌드가 점차 빨라지면서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 원단업계는 그간 주요 원단 수입처로 한국을 선택했다.
유진 김 원단협회 부회장은 “한국산 원단은 유행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품질도 우수해 LA 다운타운 내 한인 원단업주들이 대부분 한국으로부터 원단을 수입, 사용해 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시각으로 9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05.20원까지 떨어지면서 한국산 원단 의존도가 높은 원단업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대응책 마련에 고심
의류업계의 경우 줄어든 워크인(walk-in) 손님을 잡고 상권 분위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토요 노점상’을 합법화하는 방식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한인의류협회(회장 이윤세)는 이달 초부터 LA 다운타운을 지역구로 하는 호세 후이자 시의원을 포함해 LA 패션디스트릭 경제개선 구역(BID) 관계자와 LA시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미팅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봉제업계와 원단업계는 사실상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자조적인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는 상황이다. 두 업계 모두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정수 미주한인봉제협회 회장은 “7월부터 임금이 인상되는데 사실 대응할 방법이 없다”며 “몇 개월간 지내는 과정에서 조금씩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유진 김 원단협회 부회장 역시 “현 상황의 어려움이 환율로 인한 것이며 한국산을 대체할 만한 마땅한 수입처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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