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분석: 악화하는 이라크 사태
▶ 유전 몰려 있는 남부까지 확대 땐 국제유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우려, 미 경제 팽창세 중지, 금융도 타격
이라크 내전이 격화되면서 세계 경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 북부 쿠르디시 지역 유전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
이라크 내전이 가열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이라크 반군이 원유 생산량이 적은 북부만 장악하고 있어 국제 원유가격이나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내전이 악화될 경우 국제 원유가격이 최소한 10% 이상 오르면서 글로벌 경제도 폭풍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도 속출하고 있다.
■유가 120달러까지 갈 수도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운데 산유국 2위로 하루 원유 생산량이 330만배럴에 이른다. 이 가운데 북부 지역 비중은 60만배럴 정도에 불과하다. 아직은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얘기다.
문제는 내전사태가 이라크 주요 유전과 원유 수송로가 몰려 있는 남부로 확대될 경우다. 실제 ISIL은 바그다드로의 진군을 공언하고 있다.
IHS의 대니얼 예르긴 부회장은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정부가 북부를 쉽게 포기하는 등 실책을 거듭하면서 거대한 지정학적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내전이 남부로 확전되면 국제 원유시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군이 남부를 장악하지 못하더라도 송유관 테러 등이 빈발하면서 원유 공급의 길이 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국제유가가 순식간에 배럴당 120달러 수준으로 튀어 오를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콜롬비아·멕시코·남수단 등의 다른 지역도 분쟁을 겪고 있어 원유 증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OPEC 역시 이라크 사태 악화에 대비해 생산량을 늘리라는 원유 수입국들의 요구를 일축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침체 늪 빠지나
이 같은 유가 급등은 소비침체, 기업 실적하락 등으로 이어져 이제 막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각국 경제도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부회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라크 사태의 여파로 원유가격이 지난 걸프전쟁 수준으로 급등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몇몇 지역의 경제는 침체의 늪으로 다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컨버그 EX그룹의 니콜라스 게이트 수석 시장전략가도 “유가가 뛰어오르면 미 경제의 팽창세가 순식간에 정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탄탄하다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금융시장도 위험
상황이 심각해지면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금융시장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크레이머는 “1990년과 2003년 걸프전쟁은 뉴욕 증시에 엄청난 조정을 불러왔다”며 “최근 증시 하락은 베어마켓 랠리의 전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12일 ‘공포지수’로 불리기도 하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9% 급등했다.
이처럼 투자가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신흥시장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날 이라크 송유관이 연결된 터키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1일 9.12%를 기록하며 0.21%포인트 상승했다.
노무라 증권의 히로미치 다무라 수석 전략가는 “지정학적 긴장이 엔화 강세와 같은 투자가들의 위험자산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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