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칠레에 0-2…2연패로 일찌감치 탈락 확정
▶ 유로 2008부터 3연속 메이저대회 제패 행진 마감
스페인의 서지오 라모스가 칠레에 0-2로 패해 탈락이 확정된 후 허탈한 모습으로 필드에 서 있다.
‘The End of an Era’지난 6년간 세계 축구를 지배해온 ‘무적함대’의 시대가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스페인이 월드컵 역사상 디펜딩 챔피언으론 처음으로 다음 대회 첫 두 경기에서 패하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며 본선 32개국 가운데 호주와 함께 가장 먼저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반면 칠레는 이에 앞서 벌어진 같은 B조 경기에서 호주에 예상외로 고전한 끝에 3-2로 재역전승을 거둔 네덜란드와 함께 나란히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18일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경기에서 스페인은 시종 무기력한 경기 끝에 남미의 강호 칠레에 0-2로 완패했다.
지난 13일 벌어진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5로 참패했던 스페인은 이로써 이번 대회 개막 7일 만에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됐고 지난 2008년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 2008)부터 시작돼 2010 남아공월드컵과 유로 2012로 이어온 세계 축구 메이저대회 3연승 행진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인 스페인의 몰락은 이번 대회 최고의 이변 으로 기록되게 됐다. 23명의 엔트리 가운데 16명이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멤버인 스페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개최국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독일 등과 함께 우승후보로 거론됐으나 정작 뚜껑을 열고 보니 첫 두 경기에서 단 1득점에 그치고 무려 7골을 허용하는 치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고 가장 먼저 보따리를 싸는 팀이 되고 말았다.
스페인은 오는 23일 역시 2패로 탈락이 확정된 호주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귀국 비행기를 타게 된다.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충격적인 참패를 당한 스페인은 이날 필사의 각오로 배수진을 치고 나섰으나 이미 지난 6년간 세계 축구를 호령했던 ‘무적함대’의 위용은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스페인 축구의 자랑이자 트레이드마크였던 정교한 패싱게임은 전혀 예리한 맛이 없었고 이미 네덜란드 전에서 여지없이 붕괴된 수비라인은 완전히 자신감을 상실한 모습이었다. 공격수들도 전혀 자신감이 느껴지지 않는 플레이로 일관했고 그나마 몇 번 찾아온 결정적인 찬스를 골로 연결시킨 결정력도 없었다.
그리고 상대인 칠레는 이처럼 흔들리던 무적함대를 완전히 침몰시키기에 충분한 파워를 보유한 팀이었다. 더구나 마라카낭 스테디엄은 칠레 팬들로 거의 가득차 사실상 칠레의 홈게임이나 마찬가지였다.
경기 시작 단 45초만에 스페인 문전에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며 기세를 올린 칠레는 선수들은 물론 사이드라인의 감독까지 경기 내내 단 한 순간도 뛰지 않는 때가 없을 정도로 맹렬하게 뛰며 이미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스페인을 세차게 몰아쳤고 전반에 두 골을 뽑아내 스페인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전반 20분 사비 알론소의 턴오버로 역습 기회를 잡은 칠레는 알렉시스 산체스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은 찰스 아랑기스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패스를 내줬고 이를 에드와르도 바르가스가 잡아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를 따돌리고 빈 골문에 발끝으로 볼을 찔러넣었다.
이어 43분에는 산체스의 프리킥을 카시야스가 펀칭한 볼이 골문 정면 쪽으로 향하자 이를 잡은 아랑기스가 선 자세에서 토킥으로 스페인 골문 오른쪽 상단 그물을 출렁였고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로써 스페인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의 프랑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이탈리아에 이어 지난 4번의 월드컵에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3번째 디펜딩 챔피언이 되고 말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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