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무섭다. 지난 2일 1,010원이 붕괴된 후 이제는 900원대 진입도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올 3분기 중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워싱턴 한인 경제도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환율 전망과 원화 강세가 워싱턴 한인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무서운 하락세 1달러=1,000원 붕괴 시간문제
식품수입업체‘사색’...여행업계-유학생‘반색’
■ 당분간 원화 강세 지속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원 내린 달러당 1,009.2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010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7월29일 1,008.8원(종가 기준)에 마감한 이후 6년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11.8원으로 시작한 후 오전에 1,009.3원까지 하락했다. 외환당국은 곧바로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1,010원 지지선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은 국제 외환시장에 호주 달러, 파운드화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달러는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3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지고 연말에는 980원대 내외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품수입업체 전전긍긍
마켓 등 식품업계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화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인들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한국산 식료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한인 그로서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식료품 가격 변동은 없지만 환율이 900원대로 떨어지면 한국산 식료품 가격이 3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지금부터 한국산 제품 수입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여행사·은행·유학생 ‘반색’
여행업계 역시 원·달러 환율에 민감한데 워싱턴 한인 여행사들은 환율 하락으로 워싱턴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원화 강세가 여름 내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한스 여행사 데이빗 한 사장은 “최근 환율 하락으로 한국 여행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한국 여행객들의 현지 체류기간도 길어지고 미국에서의 지출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 금융업계는 환율 하락이 이어질 경우 환차익을 노리고 한국으로 송금한 자금과 한국 투자자금 등이 미주 한인사회로 다시 유입돼 한인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에서 송금을 받는 유학생과 미국에 가족을 보낸 기러기 아빠들은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송금 부담이 줄어들어 반색하고 있다.
어학연수 차 버지니아에 체류 중인 유학생 박모씨는 “곧 거처를 옮기고 자동차도 구입할 예정이어서 목돈이 필요한데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환율 부담을 덜 것 같다”며 “계속 오르는 물가 때문에 돈을 받는 입장에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나마 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광덕·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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