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순일씨, 흑인 2인조에 구타당했다 의식불명 끝내 사망
워싱턴 DC에서 그로서리를 운영하던 한인 오순일 씨(76세, 메릴랜드)가 4일 2인조 흑인 남성 권총 강도에 구타당해 의식불명상태로 있다가 8일 사망했다.
사건은 지난 4일 오후 5시경 DC 노스웨스트의 콜로라도 애비뉴선상의 오 씨와 부인이 운영하던 골드 코너 그로서리 & 델리에서 발생했다.
당시 권총을 든 두 명의 강도는 오 씨와 부인을 폭행하고서 현금 3천달러를 강탈해 달아났다.
DC 경찰은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오 씨 부부는 당시 독립 기념일이라 일찍 가게 문을 닫으려고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현재 용의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건 당일 오후 5시 19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 씨가 머리에 부상을 당한 채 반의식 상태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강도 한 명은 오 씨를 총으로 마구 폭행하고 바닥으로 밀쳐 머리에 치명적 상처를 입혔다.
오 씨는 인근 워싱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불명 상태로 사경을 헤매다가 8일 오후 숨을 거뒀다.
오 씨 부인은 사건 당일 병원으로 후송됐다가 간단한 치료만 받고 퇴원했다.
가게 내 설치된 비디오카메라(http://youtu.be/9h103uv419c)에는 강도 한명이 캐시대에 있는 부인을 위협해 돈을 뺏는 과정에 또 다른 한명이 가게 뒤쪽에서 오씨를 총으로 마구 폭행한 뒤 밀치는 장면이 찍혀 있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들은 사건 당일 검은색 지프 체로키(DC 번호판 DP 6033)를 타고 도망갔다. 이 차량은 이날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인 한명은 빨간색 후드티, 또 다른 한명은 회색 후드티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 동안 오 씨는 이 지역에서 친절한 파파(아버지)로 소문나 있었으며 동네주민들로부터 전혀 원성을 살만한 일도 없었다. 이런 이유로 방탄유리로 된 칸막이를 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해 와 표적이 된 것으로 보여 진다.
지역 주민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상점을 자주 이용했다는 인근 주민 제니 씨는 8일 “믿을 수 없다”며 “노부부를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이 꼭 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오 씨 부부와 20년 동안 알고 지냈다는 주민 솔로몬 씨는 “독립기념일이라 점원이 나오지 않고 오 씨 부부만 가게에 있었다”며 “점원이 함께 있었다면 상황이 그렇게 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굳게 잠긴 가게 문 앞에는 사건 소식을 접한 주민들이 조화를 가져다 놓고 애도하는 분위기다.
고인에 대한 고별예배는 11일 저녁 락빌 소재 존스 합킨스 대학 캠퍼스 강당에서 엄수 될 예정이다.
이 사건에는 현재 2만5,000달러의 현상금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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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박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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