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틴에이저 고객 포에버21 등에 뺏겨 매출 감소… 제품서 로고 빼기로 결정
실적 악화로 위기를 맞고 있는 유명 의류브랜드‘애버크롬비&피치’가 내년 봄부터 북미지역에서 판매되는 의류 제품에 회사 로고를 부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독일 함부르크 매장 앞에서 포즈를 취한 애버크롬비 모델들.
미국의 대형 의류 소매체인 ‘애버크롬비&피치’(이하 애버크롬비)가 휘청거리고 있다.
월스트릿 저널(WSJ)이 2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오랫동안 미국 틴에이저들로부터 ‘쿨’한 의류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던 애버크롬비가 포에버 21, H&M등을 위시한 ‘패스트 패션’ 업체들에게 10대 고객들을 빼앗기면서 매출이 급감, 내년 봄 시즌부터 북미지역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자사의 로고를 부착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굴욕을 맛보고 있다.
틴에이저들의 소비 트렌드 변화는 애버크롬비의 가격 결정력을 약화시켜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결국 회사 측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전통적 사업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스타일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마이크 제프리스 CEO는 “내년 봄 시즌부터 회사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로고를 북미지역에서 없애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새로운 사업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애버크롬비는 지난달 29일 주주 및 증권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가진 컨퍼런스 콜을 통해 지난 5~7월 3개월간 총 8억9,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수치라고 밝혔다. 새로 오픈하거나 폐쇄한 매장을 제외하고 애버크롬비의 미국 내 매출은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측의 비용 절감 노력에 힘입어 순익은 1,29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의 1,140만달러보다 13.2% 늘었지만 월가의 예상 순익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해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적 발표가 있은 지난달 29일 애버크롬비 주가는 무려 4.84% 떨어졌다.
애버크롬비는 올해 말까지 미국 내 60개 매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패스트 패션 업체들의 계속되는 가격인하 공세로 애버크롬비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에버 21 같은 업체의 경우 바지 한 벌 가격이 최저 8달러, H&M은 드레스 한 벌에 최저 14.95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어 이들 업체와 경쟁을 위해 애버크롬비 또한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마진이 악화되고 있다. 애버크롬비가 판매하는 대표적인 드레스 가격은 58달러로 패스트 패션 업체보다 2~3배가량 비싸다.
위스콘신주의 대학생 마카엘라 루브카(20)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주위 모든 친구들이 애버크롬비 티셔츠를 입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의류업계 관계자들은 한동안 회사 로고가 부착된 제품들이 젊은 소비자 층의 구매욕을 자극했으나 지금은 이들 제품은 세일 상품 진열대에 올려 지기 일쑤라며 주름장식이나 트림 같은 디자인 디테일이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애버크롬비는 지난 2002년 아시아계 미국인을 타겟으로 한 의류제품을 출시했으나 아시안들을 보잘 것 없는 인종으로 묘사해 아시안 커뮤니티로부터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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