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개방 ‘후강퉁’ 제도 내달 시행
▶ 홍콩 통한 거래로 해외자본 문턱 낮춰, 금융시장 전면 개방하기 전 준비단계, 홍콩-상하이 상장주식 차익거래 노릴만, “정보부족·환차손 위험” 분산투자 바람직
중국이 빠르면 10월부터 증시 개방을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외국인들의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증권거래소에서 투자가들이 주식변동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중국이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 상하이-홍콩증시간 교차거래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외국인들의 중국 중시 투자가 좀 더 손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이처럼 적극적인 증시 개방에 나서는 배경과 의미를 짚어보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투자에 주의할 점 등을 소개한다.
■외국인 문턱 낮춰 활성화 모색
개혁개방 이후 조심스럽게 금융시장을 개방해 온 중국이 다음 달부터 증시의 문을 활짝 연다.
중국은 1990년 12월 상하이증권거래소를 개장하면서 상장 주식을 내국인 전용인 A주와 외국인도 거래할 수 있는 B주로 나눠 외국인의 거래를 제한했으나 앞으로는 문턱이 대폭 낮아진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와 홍콩증권선물감독위원회(홍콩증감회)는 최근 상하이-홍콩 증시 교차투자 허용 기본계획을 공동 발표했다. 이것이 ‘후강퉁’이라고 불리는 제도다. ‘후’는 상하이를, ‘강’은 홍콩을 각각 지칭하며 양쪽을 서로 통하게 한다는 의미다.
홍콩증권거래래소 투자자들이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A주 주식을 살 수 있고, 거꾸로 중국 본토 투자자들도 홍콩 주식(H주)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상하이와 홍콩 증권당국은 공식 발표 이후 제도 시행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준비를 해왔다.
중국은 관리감독이 용이한 홍콩이라는 통로를 개방해 자국 증시를 성장시키면서 해외 주식투자 경험이 적은 자국민들이 홍콩시장을 ‘세계로 가는 훈련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후강통제도 시행 추진과 더불어 외국인이 중국 증시를 비롯한 자본시장에 투자할 길을 넓히는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외국인이 사전에 승인한 한도 내에서 외국인이 B주는 물론 A주, 주가선물, 채권 투자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2년 도입한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제도를 시행하며 첫해 40억달러이던 한도를 지난달에는 597억달러로 늘렸다.
QFII가 달러화를 갖고 투자할 수 있는데 비해 위안화로 직접 중국 주식과 채권을 살 수 있도록 한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가(RQFII) 제도는 2011년 도입 첫해에 100억 위안이던 총한도가 지난달 2,786억 위안까지 확대됐다.
중국은 그동안 증시 투자자가 계좌를 1인당 1개만 보유하도록 제한해 오던 것을 개인이나 기관 모두 복수 계좌를 가질 수 있게 허용하는 등 증시 활성화에도 팔을 걷고 나섰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 계좌 개설 비용도 개인은 90위안에서 40위안으로, 기관은 900위안에서 400위안으로 절반 이하로 낮춰주기로 했다.
■개인도 중국 A주 살 수 있다
중국이 상하이-홍콩증시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제도를 시행하면서 외국인도 중국 A주(내국인 전용 주식)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을 비롯한 모든 외국의 개인 투자자들과 일반 기업이 모두 해당된다.
중국 당국은 이 제도 시행 시점을 ‘국경절 이후 어느 월요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경절 연휴가 10월1~7일인 점을 감안하면 빠르면 10월13일이나 20일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중국은 후강퉁을 시행하면서 거래 범위와 규모를 제한적으로 허용한 뒤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전면 개방을 위한 준비단계로 시범운영을 하는 셈이다.
외국인들의 중국 A주 투자 통로인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경우는 한도가 연간 3,000억 위안이고 1일 거래한도는 130억 위안이다.
홍콩증권거래소에 계좌를 보유한 투자자 모두 상하이 180지수(SSE 180)나 상하이 380지수(SSE 380) 편입종목, 상하이-홍콩증시 동시 상장주식(A-H주)에 투자할 수 있다. 투자대상 종목은 중국 A주 가운데 우량주 568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의 국내 투자자들이 상하이에서 홍콩으로 투자하는 경우는 연간 한도가 2,500억 위안, 1일 거래한도는 105억 위안이다.
■투자 위험 줄이려면
한국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상하이 증시에서 찾기 어려운 차이나모바일 등 주요 통신기업이나 텐센트 등 인터넷 기업이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추천했다. 청쿵그룹, 왕왕식품 등 소비 관련 기업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은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모두 상장된 A-H주의 경우 두 시장에서 주가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싼 주식에 투자해 무위험 차익거래를 얻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이 달러화 환산 기준으로 주가가 두 시장에서 25% 이상 차이가 나는 종목을 조사한 결과, 두 시장에 모두 상장돼 거래되는 65개 종목 중 20개 종목에 달했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푸르덴셜, 중국은행, 중신증권 등 금융주와 차이나모바일, 스와이어 그룹 등을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상하이 주식 거래와 결제가 중국 위안화로 이뤄지므로 위안화에 투자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중국인 전용 주식으로 분류됐던 A주 개별 종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투자 위험도 만만찮게 따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업무 경험이 있는 한국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드물어 중국 기업에 대한 분석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생소한 중국 기업 주식을 거래하면서 애널리스트의 기업 분석자료에 상당 부분 의존할 가능성이 있어 현지 시장 정보 확보가 무엇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또한, 두 개의 시장을 연계한 후강퉁은 기존 주식 투자보다 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투자 손실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뿐만 아니라 중국 펀드 등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상하이거래소 주가지수에 투자한다면 CSI300 지수선물, A50 지수선물 등 주가지수와 연계된 해외 지수선물을 팔아 위험을 헤지(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거래소와 상하이거래소에 동시에 상장된 종목이라면 중국 A주를 매수하고서 홍콩에 상장된 H주를 공매도해 위험을 일부 해지할 수도 있다.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을 입을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위안화가 장기간 원화보다 강세로 갈 것으로 예상하면 미리 위안화를 구입해 홍콩 증권계좌에 예치하는 등 환율변동위험 헤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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