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이언 김 경영칼럼
▶ 터보에어 그룹 회장
당신이 투자를 결정하는 마지막 인터뷰에서 최고 경영자가 “사업상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제 직감에 따릅니다”라고 대답한다면 투자를 보류하거나 취소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나는 모든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결정합니다”라는 대답을 듣는다면 흔쾌히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자는 시대에 뒤떨어진 주먹구구식 경영을 한다고 생각해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고 후자는 과학적 경영을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계를 기초한 경영바람은 90년대 들어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각 대학의 MBA 학위 프로그램은 학교 수익창출에 중요한 학과로 자리 잡았으며, 창업자의 감각경영은 차츰 시대에 뒤떨어진 주먹구구식 경영으로 인식하게 됐다.
그러나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하버드 대학 MBA 프로그램에서 본능과 용기, 그리고 경험에 따라 행동하는 임기응변형의 경영자가 양적인 분석과 도표를 활용하는 합리적 경영자보다 훨씬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 했다.
철저한 분석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비즈니스 경영의 모든 변수들을 예측할 확실한 경영처리 방식이 존재하며 그것을 통해 미지수도 통제 가능한 수준까지 규명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일정한 형식을 찾아 도전이나 기회를 공식에 대입해 활용하면 확실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그들은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하버드 MBA 프로그램에서는 학생들에게 그런 처리 체계란 그저 환상에 불과하다고 가르친다. 어떤 방정식으로 풀어도 미지수와 변수를 정확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경영은 결코 과학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경험의 통일적 형태, 즉 직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늘의 별만큼 많은 기업 중에 과연 몇 개의 회사가 정확한 통계자료와 복잡한 공식을 거친 합리적 결과로 설립됐을까? 모르긴 해도 극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유명 재벌기업들의 창업자들은 경영을 배운 적은 물론, 정규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직감과 용기로 회사를 창업해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세계적 기업을 만들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성공에 고등수학이 필요했다면 나는 지금도 신문을 배달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투자에 필요한 수학은 덧셈 뺄셈 나누기와 곱하기, 즉 사칙 연산만 할줄 알면 충분하므로, 성공의 중요한 요소는 사물을 정확히 판단하는 직관력”이라고 말했다.
사람에게는 타고난 감각과 교육이나 훈련으로 개발된 후천적 능력이 있다. 멋진 옷을 만드는 것이 능력이라면 어떤 옷이 잘 팔릴지 구분할 줄 아는 것이 감각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만들 줄 아는 것보다 잘 팔릴 제품을 구분하는 안목이 중요하며, 이러한 판단은 대부분 직관력에서 나온다. 스티브 잡스도 지적인 능력보다 강력한 것이 직관력이라고 자주 언급하면서 사업에 필요한 직관적 사고를 논리적 사고보다 더 높은 능력으로 평가했다.
물론 통계에 근거한 합리적 계획과 지표 경영의 필요성은 매우 중요하며 사업의 기본이다. 그러나 통계란 지나간 기록이라는 한계가 있으며 과거 평균이 미래의 평균이 될 것이란 확신도 없다. 또한 통계를 활용할 때도 인간은 자기가 원하는 증거를 찾고 싶어 하는 특유의 성향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인간의 본능적 성향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사고능력과 결정기술을 어느 곳에 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허점들을 극복하고 고등수학으로도 해결 불가능한 미지수는 결과적으로 경영자의 직관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는 같은 여건에서 동업종을 시작해도 리더의 경영 감각 수준에 따라 몇 년 후 경쟁사와 확연한 결과의 차이를 볼 수 있음이 잘 증명한다.
경영감각은 관련 사업에 쏟는 지속적인 열정과 경험으로 향상된다.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일에 흥미가 줄거나 배우는 게 귀찮아지면 경영감각이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하라. 흔히들 돈도 들어오는 때가 있다고 하지만, 지속적으로 벌리지 않는 건 자신의 감각이 떨어졌기 때문이지 결코 때가 있어서가 아닐 것이다. 경영감각을 높이는데 필요한 열정과 에너지가 떨어졌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은퇴를 고려할 시기다.
리더의 감각은 회사의 보이지 않는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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