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전국연합이 27일 맨하탄 55가 소재 중식당에 마련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 환영행사장을 찾은 마영애 미주탈북자선교회 대표가 행사 참석자들 앞에서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천지훈 기자>
15년만에 장관급 유엔총회 참석
‘활발한 외교활동’예상모두 빗나가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일정을 모두 마치고 출국했다.북한이 15년만에 장관급 외교관을 유엔총회에 파견해 한국에서는 남북, 미북, 북일 접촉 등 활발한 외교 행보를 점쳤었다.
그러나 그는 뉴욕 체류기간 중 내놓을 만한 활동 없이 유엔 방문을 마무리 지었다.
리 외무상은 지난달 21일 뉴욕에 도착한 뒤 첫 공식행사로 기조연설이 시작되는 24일 오전 유엔본부에 모습을 드러내 박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 올랑드 대통령(프랑스) 등 국가정상들의 연설을 지켜봤다.
23일은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이 한국, 일본과 함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장관급회의에 참석하려 했으나 거절당해 미,한,일과의 접촉이 한꺼번에 무산됐다.
그는 24일 반 총장이 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을 초청해 마련한 오찬행사에 참석한 뒤 총회 오후 회의에 들어가 1차례 더 기조연설을 지켜봤다. 25일에는 비동맹그룹(G-77)이 가진 비공개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27일 미주 한인 종북 단체 재미동포전국연합회(회장 윤길상 목사)가 유엔본부 인근 중국식당 ‘션 리 팔레스’(Shun Lee Palace)에서 마련한 환영리셉션 겸 오찬행사에 참석한 뒤 유엔본부로 이동해 약 20분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예방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앞서 지난달 9일 북한 정권 창건일에 맞춰 김정은 국방위원장 앞으로 축전을 보낸 반 총장에게 김 국방위원장의 답전을 전달했다. 또 같은 날 유엔총회 오후 회의에서 북한 대표 자격으로 기조연설을 하고 연설이 끝난 뒤 저녁에는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회원 이준무씨가 단장인 ‘우륵챔버 오케스트라(Urek Chamber Orchestra)‘가 맨하탄 ‘머킨 컨서트 홀’(Merkin Concert Hall)에서 가진 음악회에 참석했다.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들은 기회를 활용해 ‘사이드라인’(sideline)에서 시간을 쪼개 최대한으로 많은 국가 대표들과 양자회의를 갖는다. 실질적 회담 내용보다는 서로가 만났다는 그 자체로 국제사회에 양국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번 총회 기간에 대다 홍보된 리 외무상의 양자접촉은 지난달 23일 유엔본부에서 이비카 다식 세르비아 외무장관과의 만남이 유일하다. 유엔 복도에서는 지난 2월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로 때문에 회원국들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우려해 리 외무상과의 양자접촉을 꺼렸다는 후문이 돌고 있다.
리 외무상의 활발한 외교를 점친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의 전망이 크게 빗나갔으며 그가 빈손으로 평양에 돌아갔다는 분석평가가 이미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yishin@koreatimes.com
■기자의 눈/ 짜고 치는 고스톱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유엔방문 당시 일부 한인들이 뉴욕타임스에 ‘망신주기’ 광고를 내고 뉴욕총영사관과 유엔본부 앞에서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에 현지 한인사회에 어두운 한국인들은 마치 대다수 한인들이 이번 시위와 광고를 지지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광고와 시위 소식을 실시간 차원에서 한국인들에게 전한 한국의 "양심언론" 매체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분노한 재미동포 주부들은 아이를 품에 안고까지 줄지어 거리로 나섰다". 그리고 "그들의 원성은 미주 지역 곳곳에서 하늘을 찌르듯 높았다".
그러나 사실은 기간 중 가장 큰 집회였던 뉴욕 맨하탄에 불과 200여명이 모였다.
또 시위대에는 현지에서 공개적으로 종북 활동을 해온 극소수 한인들과 단체들도 동참했다.
이번 광고 모금운동과 시위 동원에는 인터넷사이트 ‘미시 유에스에이’가 주 통로로 활용됐다. "평범한 주주들"임을 주장한 회원 4명이 ‘광고팀’을 구성해 사이트의 ‘세월호참사 정보/애도’방에 소식을 알리고 기금모금 전문 유료 웹사이트를 통해 광고비를 모았다.
’한국인 민주화 운동’(South Korean Democracy Movement)이라는 집단을 내세워 신원을 감춘 이들은 로스엔젤리스에서 주도한 1차 모금을 통해 16만 달러 상당을 모았으며 워싱턴 D.C.에서의 2차 모금에서 6만6,000여 달러를 거둬들였다.뉴욕에서 주도한 이번 3차 모금은 총 6만5,820 달러가 계좌에 입금됐다.
돈은 박 대통령 유엔 기조연설 날짜에 맞춰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광고와 앞서 뉴욕타임스에 2차례, 워싱턴 포스트에 1차례 광고를 가능케 했다.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내용이 아니라 박 대통령과 한국정부에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과 지난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정치성 광고들이었다.
이러한 활동소식은 한국 ‘양심언론’이 충실하게 퍼 날랐다.대다수 미주 한인들의 적극적 지지를 받고 있는 듯 예쁘게 포장해서. 그러나 한국인들은 미주 한인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기 전에 이번 광고 모금운동과 시위 동원 주 통로로 활용된 웹사이트를 한국에서 20, 30대 신세대 부모를 대상으로 물품을 판매하는 한 영리회사의 미주법인 지사가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참고해야 한다.
또 이 웹사이트에 가입된 회원들 중 상당수가 한국인들이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인터넷사이트의 ‘트래픽’(traffic)을 추적, 분석하는 전문회사 ‘알렉사’(Alexa)에 따르면 이 사이트의 접속자들은 집이 아닌 주로 직장에서 방문하고 있다. 또 여성보다는 남성이 월등히 많다. 총 접속자들의 18.9%가 미국이 아닌 한국에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홍보, 동원된 시위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사사세(사람 사는 세상)와 사사세를 위한 미주희망연대, 세사모(세월호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집단 소속 한인들이 앞장을 섰다. 모두 한국의 정치 당, 또는 집단과 연관된 그룹이다.
뉴욕타임스 광고비를 모금한 ‘광고팀’은 1차 모금운동이 끝난 뒤 광고비와 각종 수수료를 제외하고 남은 잔액 5만여 달러를 한국의 "양심언론" 매체 5곳을 선별해 1만258 달러씩 나눠줬다. 2차 모금운동 잔액 1만625 달러는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했던 한국의 한 인터넷매체 대표에게 직접 송금했다. 그들이 한국에서 소식을 열심히 선전한 대가이다.
그 효과는 3차 기금모금 결과 미국에서 998건의 기부금이 접수될 때 절반이 넘는 556건이 한국에서 보내졌다는 사실이 보여준다. ‘광고팀’은 약 8-9,000 달러 상당으로 예상되는 이번 3차 기금모금 잔액을 한국의 또 다른 한 ‘양심언론’에게 주자고 기부자들에게 제안해 놓았다.
이 매체가 "1차 때부터 007 작전을 불허하는 미국 교포 아줌마들의 광고전략, 저희 광고팀 디자인 미씨님과의 인터뷰, 50개주 시위와 캐나다 시위 등 저희 미씨들의 활동을 자세하고 정성스럽게 기사화했다"는 이유로. 서로 주거니 받거니 짜고 치는 고스톱이 따로 없다. 종북자들과 손을 잡아서라도 박 대통령과 정부 흔들기에 혈안이 된 한국과 미국의 정치 세력의 놀이판에 한인사회가 피박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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