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냐 고씨 28일 낭송회… 한글로 계간지에도 게재
시인 타냐 고(고현혜·사진)씨가 쓴 영시 ‘위안부’(Comfort Woman)가 미국 문단에서 권위 있는 문학지 빌로이트 포이트리 저널(Beloit Poetry Journal)에 발표됐다.
빌로이트 저널은 65년 전통의 시 문학지로, 고 시인은 “문학계에서 깐깐하기로 소문난 이 잡지에 시를 발표하게 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는 ‘푸른 꽃’이란 제목의 한국어 시로 번역돼 한국의 계간 문학마당에도 게재된다.
고 시인은 또한 28일 팔로스버디스의 페닌슐라 센터 도서관에서 열리는 북 페어에 초청돼 영시 ‘위안부’를 낭송하고, 어떻게 이 시를 썼으며 어떻게 빌로이트 저널에 출판되었는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행사는 50여명의 영어권 작가들이 참석하는 문학축제로 고 시인은 오전 11시~정오 사이 시를 낭송한다.
영시 ‘위안부’에 대해 빌로이트 저널의 편집자 잔 로젠왈드는 “온 몸에 소름이 돋게 하는 충격적인 진실, 심장이 멎는 듯한 이 놀라운 시를 듣고 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타냐 고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전쟁 속에 성적 학대를 당하고 억압 속에 침묵하는 여성들에게 목소리를 돌려주었다”고 썼다.
또 시인 엘렌 배스는 “말로 도무지 형용할 수 없는 고난과 잔혹함 그리고 생존자의 고통을 그녀는 믿을 수 없으리만큼 아름답게 그렸다. 여운과 기품 속에 잔잔히 전하는 충격적인 진실은 우리의 가슴을 무너뜨리지만 그녀만의 따스한 감성으로 우리를 숨 쉬게 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푸른 꽃>
타냐 고
트럭 뒷좌석에/
앉아 있는 젊은 처녀들이 보인다
그 가을/논두랑 옆에서/
나와 순자가 탔던 것 같던
작은 우리의 손 꼭 잡았다/
늦여름 함께 봉숭아/
물들인 붉은 손톱
흙먼지를 일으키며/
고향의 마지막 언덕길을/
넘어갈 때
순자는 하아얀/
고무신을 벗어 트럭/
밖으로 떨어트렸다
그날 밤/긴 칼을 뺀 순사들이/
솔잎을 따던 나를 끌고 간다
소쿠리 속의 초록 가시들/
하얀 피 냄새 풍기며
흔들리는 갈대밭 속으로 떨어진다.
<‘푸른 꽃’(Comfort Woman)의 일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