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 하락으로 소비자가 지불하는 개솔린 가격도 동반 하락하면서 운전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수요감소·공급과잉·달러강세 등 3중고로 약세를 거듭하며 17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에 대한 원유 공급가격을 더 낮추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쿠르드 지역 등으로부터의 공급이 늘어나 국제유가의 하강압박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서부 텍사스 원유(WTI) 선물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 대비 2.8% 하락한 배럴당 88.18달러에 거래되며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 대비 9.9% 하락한 가격이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영국 ICE 선물시장에서 배럴당 91.55달러에 거래되며 지난 2012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최고가격인 115.06달러(6월19일)에 비해서는 20%나 급락했다.
■90달러 선 붕괴, 17개월래 최저
이날 유가 추락은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가 아시아에 대한 원유 공급가격을 추가로 낮추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결과다. 이미 최근 3개월 연속 가격인하를 단행했던 아람코가 11월분 판매가를 2008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내리기로 한 것이다.
아람코의 이번 가격 인하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다른 산유국들에 밀리지 않겠다는 사우디의 전략이 깔려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 및 정유제품 수입국으로 급부상했는데 이 시장을 놓고 중동과 남미·서아프리카 산유국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 소재 에너지 에스팩트사에서 유가를 담당하는 암리타 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아람코의 이번 가격 인하에 대해 “특히 이라크·이란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언론을 통해 내놓았다.
또 특히 쿠르드 지역의 증산 소식도 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일일 원유 생산량을 기존 32만배럴에서 100만배럴로 세 배가량 늘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등 공급국가 증가로 유가 하락세 지속 전망
이처럼 산유국들 간의 경쟁이 불붙으면서 원유 공급과잉에 따른 유가 하락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 소재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공동 창업 파트너도 아람코의 이번 결정은 원유가격을 깎더라도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한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당분간 공급초과 상황이 지속될 신호”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물론 유가 추락을 저지하기 위해 산유국들이 담합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압둘라 엘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지난주 언론을 통해 “오는 11월 회원국들이 모여 하루 원유 생산량을 50만배럴 감산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공급초과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원유 및 정유 제품의 수요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OPEC 회원국 외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급부상하는 것도 산유국들의 공급 담합을 어렵게 한다. 바로 북미 지역이다. 특히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표 업적으로 추진 중인 셰일개스 사업의 성공으로 기존 OPEC 회원국들을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에 조만간 오를 것으로 전망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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