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특수요원이 백악관에 침투해 난동을 부리는 ‘Olympus Has Fallen’이라는 영화가 지난해 개봉된 적이 있다. 북한요원이 어떻게 백악관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한국의 국무총리가 휴전선에서 일어난 긴장사태를 미국 대통령과 의논하기 위해 급히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국무총리의 수행 경호원으로 가장해 백악관에 들어온다. 이들은 미대통령과 국무장관을 인질로 잡고 미7함대와 주한미군의 철수 그리고 미국의 핵무장 해제를 요구하며 백악관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다. 결국 마이크 베닝이라는 백악관 비밀경호원에 의해 모두 사살되지만 이런 황당하고 우스꽝스런 영화에 모건 프리먼같은 무게있는 배우가 출연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반대로 북한의 김정은을 암살하기 위해 미 CIA가 CNN 특파원을 이용한다는 영화도 현재 할리웃에서 제작되고 있다. ‘인터뷰’라는 영화인데 북한이 별별 위협을 가하며 개봉을 반대하자 영화사측은 더욱 신이 나서 선전용 예고편을 내보내는가 하면 대목을 노려 오는 12월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할리웃이 소련이나 중공이 미국의 적으로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었는데 요즘은 북한을 적으로 삼고 있어 미국민의 혐오대상이 달라졌음을 실감케 한다.
미국에서 테러리스트에 의한 대통령 암살이 가능할까. 몇 년전 전 백악관 비밀경호원이 TV에 출연하여 “가능하다”고 말해 말썽이 된 적이 있다. 미국 비밀경호국 차장까지 지낸 제임스 켈리는 NBC-TV의 나이틀리 뉴스에서 “만약 테러리스트들이 007영화에서 볼 수 있는 특수장비나 교묘한 방법을 이용한다면 비밀경호원이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다 하더라도 암살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구체적인 예로 미대통령 부부가 케네디센터 같은 극장에서 관람하고 있을 때 “테러리스트들이 극장 환기통에 강한 독개스를 부어 넣는다면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관객이 생명을 잃을 수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이 대학 강당 등 연설장에 들어설 때 독이 묻은 좁쌀만한 알을 특수총으로 쏜다면 삽시간에 몸에 독이 퍼져 위기를 맞을 것이며 신체가 아닌 옷에 이와 같은 독이 접촉돼도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털어놔 경호실을 난처하게 만든 적이 있다.
최근 주머니에 칼을 지닌 이라크 참전 군인출신이 백악관 담을 넘어 회의실인 이스트룸까지 접근하고 애틀랜타에서는 전과자가 오바마 대통령 함께 엘리베이터에 탈수 있었던 어이없는 일이 발생해 줄리아 피어슨 미비밀경호국장이 사임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트루먼 대통령 시절 암살을 노리는 범인이 대통령 침실 부근까지 침투해 총격전을 벌인 적도 있었다. 백악관 보수공사로 대통령 부부가 백악관 건너편에 있는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에 며칠 머문 적이 있는데 푸에르토리코 독립을 주장하는 푸에르토리코인 2명이 트루먼 침실 근처까지 접근하는데 성공, 경호원을 사살 했으나 총격전에서 범인 1명이 숨지고 다른 한명은 중상을 입어 암살이 미수에 그친 적이 있다.
테러시대를 맞아 미국 대통령의 경호가 안보차원에서 다시 검토되고 있다. 미국에 적개심을 품은 IS(이슬람국가)등이 미대통령 암살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19세 된 시카고의 미국 청년이 IS에 지원하러 가다가 체포 되었다고 한다. IS에 가담한 미국인은 10여명이나 되는 모양이다. 이들이 미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미국에 다시 잠입한다면 또 다른 불안한 분위기가 미국사회에 번질 것이다. 백악관이 더욱 요새화 되고 대통령이 점점 국민과의 접촉을 피하는 비민주적인 현상이 피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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