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리그 2년만에 준에이스급 올라선 류현진
▶ 잦은 부상 불구 흔들림없는 안정감 돋보여
류현진은 올 시즌 잦은 부상에 시달린 탓에 약 7주 정도를 뛰지 못했음에도 불구, 다저스 선발 트로이카의 든든한 한 축을 이루며 앞으로 롱런할 수 있는 준에이스급 투수의 위치를 굳혔다.
“확실한 3선발(Solid No. 3)”
LA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1승3패로 패해 탈락하면서 류현진(27)의 메이저리그 2번째 시즌도 막을 내렸다.
류현진은 올 시즌 26게임에 등판, 152이닝을 던지며 14승7패, 방어율 3.38의 성적을 남겼다. 피안타수는 투구이닝수와 같은 152개였고 탈삼진 139개를 기록했으며 볼넷은 29개로 막았다. 퀄리티 스타트(QS-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9회 기록했다.
지난 시즌 성적(30게임 192이닝 14승8패 방어율 3.00 154삼진 49볼넷 22QS)과 비교할 때 대동소이하나 부상으로 거의 두 달여를 뛰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훨씬 더 좋은 성적도 가능했었던 해였다.
막판 불의의 부상에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지난해 빅리그 루키로 거뒀던 14승 기록을 뛰어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지난해와 같은 14승을 올리며 확실한 팀의 3선발로 자리 잡은 시즌이었다. 특히 지난해 거둔 성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확실한 실력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번 시즌을 통해 의심할 여지없이 입증하며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탑 레벨 투수로 롱런할 선수로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렌키, 두 걸출한 에이스가 있는 다저스에서는 제3선발이지만 다른 팀에 가면 팀 에이스는 아니더라도 수준급 2선발 역할을 해낼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만족하지 않을 수 없는 호성적을 올렸으나 그럼에도 불구, 류현진의 올 한 해는 잦은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사실 류현진은 시즌 개막부터 시작, 마지막까지 잔부상을 달고 다니며 보내야 했다.
지난 3월22일 호주 시드니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정규시즌 첫 등판에 나선 류현진은 당시 왼쪽 엄지발톱이 깨지는 부상을 입었고 4월말에는 왼쪽 어깨에 염증이 생겨 빅리그 진출이후 처음으로 부상자명단(DL)에 올라 결국 23일을 DL에서 보냈다.
복귀 후 4연승을 포함, 7경기에서 6승을 거두는 상승세를 타는 등 순항하던 류현진은 8월13일 애틀랜타 원정 등판에서 오른쪽 엉덩이 근육을 다치면서 또 다시 DL에 올라 다음 17일을 DL에서 보내야 했다.
8월31일 샌디에고에서 치른 복귀전에서 지난해 14승 기록과 타이를 이룬 류현진은 다음 한 달동안 1승만 보태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수 있었으나 끝내 15승 고지 등정이 불발됐다.
9월12일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1이닝을 던지며 왼쪽 어깨 염증이 재발하면서 남은 보름여의 정규시즌을 접어야 했다. 이번엔 9월1일자로 메이저리그 엔트리가 40명으로 확대됐기에 공식적으로 DL에 오르지는 않았으나 실질적으론 시즌 3번째 DL에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올 시즌 약 7주 정도를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약 10경기 정도의 등판기회를 잃은 셈이다. 만약 이 10경기를 추가로 던졌더라면 박찬호의 코리안 최다승기록(18승)과 아시안 시즌 최다승 기록(19승)은 물론 꿈의 20승 도전도 가능했었다는 이야기다.
비록 계속된 부상에 시달렸지만 류현진은 복귀할 때마다 전혀 긴 공백의 후유증을 느낄 수 없는 안정감 넘치는 피칭으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쌓아갔다. 첫 DL에서 나온 뒤엔 4연승을 올렸고 두 번째로 DL에서 복귀한 경기에선 7이닝 4안타 1실점 쾌투로 승리를 따냈다.
공식적인 DL은 아니었지만 정규시즌 마지막 한 달여를 거의 뛰지 못한 뒤 24일 만에 다시 실전 마운드에 오른 지난 6일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도 6이닝동안 5안타 1실점의 빛나는 역투로 녹슬지 않는 예리함과 반석 같은 견고함을 입증했다.
단 매팅리 감독이 23일간 실전에 나서지 못한 그를 주저없이 플레이오프 시리즈 3차전 선발로 내세운 것은 다른 옵션이 없기도 했지만 바로 이런 류현진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어려운 일이었다.
류현진은 빅리그 진출 후 2년 연속으로 14승을 올린 것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수준급 피칭을 보이며 확실한 준에이스급 투수로 위상이 높아졌다. 내년 시즌 그에 대한 기대는 이제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