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망한 다저스, 오프시즌 후폭풍 불가피
▶ 매팅리 감독-콜레티 단장 유임여부 주목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7회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잭 그렌키를 교체하는 단 매팅리 감독. 하지만 구원투수 J.P. 하월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안타에 이어 투런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과연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까.
2억4,000만달러에 육박하는 엄청난 페이롤로 스포츠 역사상 가장 비싼 팀을 구축했었지만 정작 포스트시즌에선 4경기에서 달랑 1승을 건지고 바로 가을잔치 무대에서 퇴장한 LA 다저스가 폭풍전야의 고요함 속에 거센 후폭풍을 앞두고 있다. 아직 패배와 탈락의 아픔이 너무 생생하기에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상당한 변화는 불가피하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팀의 수뇌부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나타난 다저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취약한 불펜이었다. 예상대로 선발투수진은 탄탄했으나 이들의 뒤를 받칠 마운드의 허리가 없었다.
지난 4년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빠짐없이 진출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5년만에 3번째로 NLCS 무대에 나서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모두 불펜이 강한 것이 뚜렷한 장점인 팀들이다.
단순히 불펜에 좋은 선수가 많았을 뿐 아니라 카디널스의 마이크 매티니 감독과 자이언츠의 브루스 보치 감독이 모두 불펜을 활용하는데 달인들이다. 탄탄하고 안정된 불펜이 있다면 B급 선발투수를 가지고 상대 에이스를 꺾을 수 있는 것이 야구다.
특히 플레이오프와 같은 단기 시리즈에서 불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그런데 다저스는 불펜에 고액 연봉선수들이 즐비함에도 불구, 정작 감독이 확실하게 믿고 내보낼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이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또 그나마 있는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할 줄도 몰랐다. 공평한 지적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단 매팅리 감독의 투수교체 타이밍에는 항상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이번 디비전시리즈에서 그의 마운드 운용은 완전한 실패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5전3선승제 디비전 시리즈에서 1승1패인 가운데 승패의 분수령인 시리즈 3차전에서 나타난 다저스의 불펜운용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24일 만에 실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이 6이닝동안 1실점으로 역투한 뒤 매팅리 감독은 7회 1-1 상황에서 왼손투수 스캇 엘버트를 마운드에 올렸다. 카디널스의 왼손타자들을 잡기 위한 기용이라는 설명이었으나 정작 그가 상대한 첫 타자는 베테랑 오른손 타자인 야디에르 몰리나였다.
몰리나는 곧바로 좌월 2루타를 치고 나갔고 1사후 콜튼 웡이 엘버트로부터 우월 투런홈런을 터뜨리면서 3차전은 물론 시리즈 전체의 저울추가 카디널스 쪽으로 기울었다. 다저스는 결국 여기서 회복하지 못했다.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다저스의 운명을 책임진 엘버트의 연봉은 57만5,000달러였다. 거의 메이저리그 미니멈에 가까운 숫자다. 연봉과 실력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대로 페이롤 2억4,000만달러짜리 팀이 전체 페이롤의 .0002%에 해당하는 액수를 받는 선수에게 시즌의 운명을 맡겼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엘버트가 연봉과 관계없이 실력이 뛰어난 투수라면 문제가 될 수 없지만 그는 이번 시즌 거의 대부분 트리플A에서 보내며 방어율이 4.91에 달했고 다저스의 40인 로스터에도 빠져있던 선수였다. 어떻게 이런 선수가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어갔는지가 궁금할 지경이다.
다저스 불펜엔 연봉 1,000만달러짜리 브라이언 윌슨, 750만달러의 브랜든 리그, 700만달러의 J.P. 하웰이 있었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이 이들이 제쳐두고 베테랑 오른손타자를 상대로 왼손투수 엘버트를 내보낸 것은 한마디로 다른 선수들을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의 투구를 지켜봤다면 매팅리 감독의 불신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갈 것이다. 실제로 믿을만한 옵션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사정이 이렇게까지 된 데는 네트 콜레티 단장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콜레티 단장 같은 베테랑 단장이 역사상 가장 비싼 팀을 구축하고도 쓸만한 구원투수 한 두 명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주요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은 그로서도 어쩔 수 없는 변수였지만 그래도 책임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 대폭의 수술이 불가피해 보인다. 과연 수술이 콜레티 단장과 매팅리 감독에서부터 시작될지 여부가 1차 관심거리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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