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법원, 12월12일까지 합동보고서 제출 명령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침몰된 세월호
한국예금보험공사, 미 연방 뉴욕법원에
혁기씨 상대 유병원 채무 변제 소송제기
첫 예비심리 12월19일로...혁기씨 무대응
한국예금보험공사(KDIC)가 유병언 전 세무그룹 회장의 미국 내 자산몰수를 위해 미국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의 향후 진척 방향에 대한 윤곽이 오는 12월 드러날 전망이다.
사건을 배정받은 미 연방 뉴욕남부지방법원 로니 아브람스 판사는 7일 고소인측과 피고소인측 변호인단이 모두 출석해 이번 소송의 현황을 점검하는 첫 예비심리를 12월19일 오후로 확정지었다.
아브람스 판사는 또 양측이 첫 예비심리에 앞서 같은 달 12일까지 이번 소송의 ▲본질과 근본 방어, ▲법원의 재판권 여부, ▲서로가 예정 또는 이미 제출해 법원에 계류 상태인 법정신청 등을 요약, 정리한 합동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토록 명령했다.
아브람스 판사는 양측이 이 합동보고서에 ▲이미 이행된 ‘증거확보’(discovery) 활동 현황 및 의미 있는 합의를 위해 향후 요구되는 ‘증거확보’ 활동, ▲사전에 진행된 합의 내용과 합의 도달의 가능성, 재판 예상기간, ▲그리고 법원이 이 사건을 신속하게 재판, 또는 합의로 진척시킬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모든 정보들도 포함시킬 것을 지시했다.
아브람스 판사는 이외에도 양측이 역시 12월12일까지 법원에 이번 소송의 관리 방식과 진행 일정을 서로 협의해 법원에 제출토록 하고 고소인측이 이러한 내용이 담긴 명령문을 피고소인에게 전달토록 했다.
이는 법원이 고소인과 피고소인에게 하루속히 서로 접촉해 이번 소송에 대한 현황 및 제각기의 입장을 확인하고 앞으로 소송을 어떻게 진행해 나갈 것인가를 협의하라는 명령으로 복잡하고 장기화 될 수 있는 성격의 소송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취한 조치이다.
따라서 오는 12월12일 양측의 합동보고서가 제출되고 같은 달 19일 판사가 양측 변호인단이 출석한 자리에서 합동보고서를 검토, 확인함에 따라 일단 합의가 가능한지의 여부와 그렇지 않을 경우 재판 준비를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 및 실제 재판 일정 등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앞서 지난 2일 KDIC가 자회사격인 KR&C(구 정리금융공사)를 고소인으로 내세워 유 전 회장의 차남 유혁기(일명 키스 유)씨와 부인 남경현(일명 엘리자베스 유)씨, 그리고 뉴욕주 현지법인 ‘아해 프레스사’(Ahae Press, Inc)를 상대로 미 연방 뉴욕남부지방법원에 ‘부정부패 조직범죄’ 혐의로 고소함에 따른 것이다.
KR&C는 소장에서 "4월16일 침몰한 세월호의 운영회사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유병언은 자신의 각종 사기행각으로 304명이 사망한 참사의 간접적 책임 혐의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하자 도주해 7월21일 사체로 발견됐다“며 ”그는 가족, 개인, 사업관계와 위장사업들을 동원해 복잡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부채를 상환하지 않으려고 자산을 빼돌리고 은닉해왔다“고 주장했다.
소장은 또 “유씨의 부채는 현재 1,650만 달러로 유씨 일가의 자산은 2억3,500만 달러에 달한다”며 “고소인이 미국 내 유씨 자산을 몰수해 그의 빚을 해결할 수 있도록 법원 명령을 내려달라”고 청구했다.
한편 고소를 당한 유혁기씨 부부와 ‘아해 프레스사’는 14일 현재 아직 법원에 대응입장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이다.<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기자의 눈/ 세월호 책임?
한국에서 학부모가 교사들에게 돈을 주고 자식의 대학 입학을 돕는 ‘스펙’을 만들었다는 소식이다. 주변에 물어보니 이 ‘스펙’이 한국에서는 대학 진학, 또는 취업을 하는데 결정적이라고 한다.
‘스펙’이란 ‘스페시피케이션‘(Specification)의 줄임말로 미국에서 ‘’레주메‘(resume) 또는 ‘비테‘(vitae)로 알려진다. 대학입학 신청서나 취업을 위해 제출하는 이력서에 첨부하는 ‘자기 소개서’(personal profile)를 얘기한다.
그런데 스승들이 돈을 받고 제자에게 있지도 않는 내용이 담긴 ‘스펙’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
당국 수사결과 이들 선생은 학생에게 대리로 시를 써 줘서 상을 수상하게 했는가 하면 출전하지도 않은 발표대회의 수상자로 둔갑시켰다. 또 실제 하지도 않은 봉사활동을 꾸며내기도 했으며 학부모가 허위로 제출한 해외방문 문화적 특성체험 보고서를 생활기록부에 등재하는 짓도 서슴치 않았다.
놀라운 것은 이들 선생이 학부모의 돈을 받고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학부모와 자신들만의 위법행위에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학생을 공모자로 끌어들여 ‘스펙’이 꾸며지는 학생신분으로 무슨 발표대회에 대리 출전시켰다는 사실이다. 이외에도 평소 알고 지내던 한 병원 관계자도 공범으로 가담시켜 봉사활동 확인서를 허위 발급토록 했다는 것.
한 부모의 삐딱한 사회 가치관이 자식 교육의 뿌리인 가정을 넘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를 물들이고 더 나가서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이라는 사회 매체로까지 마수를 뻗친 사례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처럼 꾸며진 ‘스펙’을 제출한 학생이 버젓이 서울의 한 대학에 입학해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병든 사람들을 돌보는 한의사가 되는 예비교육 과정인 한의예과에. 진학을 위해 낸 자신의 ‘스펙’이 부모와 선생들에 의해 꾸며졌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그러니 그가 부모와 선생들에게서 배운 것은 뇌물과 편법, 허위와 위증이 사회에서 통한다는 가르침이다.
더 나서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돈으로 법과 사회질서를 우회해 가도 된다는 가치관을 배웠다는 얘기다. 만일 이번 사건이 당국에 적발되지 않았다면 학생은 대학을 졸업해 출세했을 것이고 그가 배운 가치관은 평소 일상생활을 통해 고스란히 사회에 반영됐을 것이다.
한국은 아직도 세월호 사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시끄럽다. 특히 참사 원인과 책임을 놓고서. 그러나 한국 국민들은 누구에게 손가락질하기에 앞서 먼저 ‘깊은 반성’(소울서칭·soul-searching)을 해야 한다.그리고 세월호 참사는 바로 자식과 제자에게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준 부모와 스승들, 또 그 같이 배워 사회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는 자식과 제자들이 모두 때문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깨우쳐야한다. yishin@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