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펜서 치료과정 순탄 호전 양상...추가 감염자 없어
▶ “21일 의무격리조치”찬반 논란...백악관 철회 압력
25일 빌 드 블라지오 시장이 에볼라 감염된 크레이그 스펜서가 방문한 브루클린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욕시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첫 감염자가 발생<본보 10월24일자 A1면>하면서 시작된 ‘에볼라 공포’가 사태 사흘째를 맞으면서 점차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반면 뉴욕과 뉴저지주가 에볼라 발병국을 다녀온 의료진에게 시행하고 있는 ‘21일 의무 격리명령’은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이어지며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에볼라 안전 국면 접어드나=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26일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으로 최근 에볼라에 감염된 크레이그 스펜서(33)를 치료 중인 벨뷰 병원 의료진과 만난 사실을 전하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드 블라지오 시장은 “의료진들은 스펜서가 토요일(25일)보다 일요일(26일)에 더 좋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잠도 잘 자고, 각종 치료 또한 잘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 블라지오 시장은 스펜서와 전화통화를 통해 그를 격려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뷰 병원을 운영하는 헬스 앤 호스피탈 코프(HHC) 관계자 역시 “스펜서는 깨어 있는 상태이며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스펜서는 25일 소화기에 증상이 나타나 최근 혈장 치료를 받았다. 표면적으로는 상태가 나빠진 것이지만 에볼라 환자들은 모두 이처럼 일시적으로 나빠졌다가 회복하는 과정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의료진들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펜서와 함께 23일부터 밸뷰 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받았던 약혼녀 모건 딕슨은 25일 병원을 떠나 스펜서와 함께 지냈던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가 격리생활에 들어갔다. 또한 스펜서가 접촉한 친구 2명도 각각 자신의 집에 격리된 상태다.
이처럼 스펜서의 상태가 조금씩 호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 스펜서로 인해 추가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 때문에 뉴욕시는 에볼라 악몽에서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맞춰 드 블라지오 시장은 부인인 맥크레이, 보건국장 메리 바세트 등과 함께 25일 스펜서가 식사를 했던 식당을 방문해 직접 음식을 먹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문제의 식당은 뉴욕으로 돌아온 스펜서가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진 뒤 문을 닫고 당국의 점검을 받은 곳이다. 현재는 정상 영업을 하고 있으며, 이날 드 블라지오 시장 일행의 방문을 시작으로 일반인들도 찾아와 아무렇지 않은 듯 식사를 하고 있다.
■21일 의무 격리 조치 찬반논란=하지만 이 같은 진정국면 속에서도 지난 24일 뉴욕과 뉴저지주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와 접촉한 모든 의료진을 21일간 격리하도록 한 명령을 발동한 사실에 대해서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백악관이 뉴욕과 뉴저지주정부에 해당 명령을 철회하라는 압력을 넣었다고 보도하면서 이번 논란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대립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관리 말을 인용해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이 (같은 민주당 소속인) 쿠오모 주지사 측에 명령을 번복하라고 매일 종용하고 있으며 (공화당 소속의) 크리스티 주지사 측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들의 결정이 ‘제대로 조율되지 않고 매우 성급하며 비과학적이고 즉흥적인 대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연벙 국립보건원(NIH)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도 이날 여러 방송에 출연해 이번 조처가 에볼라 확산 방지보다 자원봉사 의료진을 위축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며 “우리가 취한 행동은 옳은 것이다. 전혀 재고할 생각이 없으며 이번 조치는 전국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춰 플로리다 역시 주민들을 안심시킨다는 취지로 비슷한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뉴욕과 뉴저지의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2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특별한 증상이 없는 여행객에 대해선 병원이 아닌 자택에 격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쿠오모 주지사는 이 자리에서 격리 기간 중 주급을 받지 못하는 의료진은 주정부가 대신 임금을 내주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로 취급받아 병원에서 격리돼 치료 중인 여자 간호사<본보 10월25일자 A1면>가 인권을 침해를 주장하며 뉴저지주의 의무격리 조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케이시 히콕스로 알려진 해당 간호사는 고열을 이유로 격리돼 두 차례의 에볼라 감염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지만 현재 뉴왁 유니버시티 병원에 갇혀있다.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의료 봉사 활동 후 24일 미국으로 돌아온 히콕스는 26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환자로 취급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성토했다.
히콕스는 “좀 더 나은 계획과 심사숙고 없이 이뤄진 정치인들의 반사적인 반응은 터무니없다. 에볼라 대책은 정치인이 아닌 보건 전문가가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지하 기자>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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