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4세를 맞은 김일녀 여사의 생일잔치가 지난 21일 중부뉴저지 노인복지시설인 은빛 요양원에서 열렸다.
1910년 10월 21일 출생으로 한국 역사의 영욕을 몸소 체험한 살아있는 역사인 김 여사는 자그마한 체구에 엄격하고 단정한 품성의 보유자이다. 김 여사는 104세라는 연세가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하시다. 이날 잔치를 준비하고 있는 아들 채규철 박사를 보며 또렷한 목소리로 “우리 아들 많이 늙었다”라고 오히려 아들 걱정을 하실 정도로 정신도 맑고 건전하셨다. 채 박사는 김 여사의 8남매 중 장남으로 현재 중부 뉴저지 리빙스턴에 거주하고 있으며 80세 노익장의 나이로 이스트 오렌지에서 일반외과 진료를 하고 있는 의학 박사이다.
어머니 장수비결에 대해 채 박사는 어머니의 평생 자기관리가 매우 철저한 것을 꼽았다. 또 집중력을 비롯한 정신력이 남 다르다며 6.25 전쟁 당시 서울에서 고향 부여로 5남매를 데리고 피난했을 당시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당시 1.4 후퇴 때 막내가 100일밖에 안된 갓난아기였고 5남매가 모두 어렸는데 단 한명도 낙오되면 안 된다며 하나가 화장실을 가도 모두 기다리고 식사도 같이 시작해 같이 끝내는 등 시계 바늘 같은 진두지휘로 모두를 안전히 고향으로 데리고 왔다고.
그런데 정작 장남인 채 박사는 아버지와 따로 피난길에 올랐다. 나이가 찬 두 누나는 출가해 자신들의 가족과 따로 피난을 갔다고 한다. 이처럼 어머니 혼자 5명의 어린 동생들을 무사히 고향으로 데리고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고향을 찾아온 과정이 엄동설한에 아침에 뜨는 해를 기준으로 남쪽 방향을 잡고 철길과 이정표를 참고해 걸어서 내려왔다며 보통 정신력이 있는 사람으로서는 엄두도 못내는 역정이었다고 회고 했다.
채 박사는 투철한 기독교 신앙에 입각한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어머니의 장수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요즈음은 시력 저하로 성경을 직접 읽지 못하는 관계로 각종 찬송가를 기도문처럼 외워 낭송을 한다고 한다.
7년 전 97세에 은빛양로원의 전신인 은혜 양로원에 입원하셨을 때 고혈압으로 매우 위독한 상태였으나 지금은 놀랄 만큼 건강이 향상됐다. 채 박사는 양로원의 좋은 시설과 스텝진들의 정성스런 간호, 요양원 친구들과 매일 각종 운동, 그룹 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더 건강해지신 것 같다며 캐티 박 원장과 한인 스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날 양로원에 거주하는 70명의 노인들과 함께 축하해준 104회 생일은 한국식 떡 케이크와 각종음식을 함께 나누며 즐거운 시간이 됐다. 자리를 함께한 은빛양로원이 입주해있는 게이트웨이 케어 센터의 바바라 달링턴 디렉터는 “우선 김 여사의 104회 생일을 축하하며 70여 명의 노인들을 불철주야 돌보는 한국인 지부를 보면서 스텝들의 정성과 희생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며 한국의 노인 공경 문화를 나눌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서영민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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