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재닛 옐런 FRB 의장이 미국의 빈부격차를 우려하는 이례적인 발언을 하여증권계를 놀라게 했다. 본래 FRB라는 기관은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경제기관이기때문에 정치성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게다가 그가 중간선거를 며칠 앞두고 그런 말을 꺼냈다는 사실이 의아심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는 대공황 이후 반세기 동안 꾸준히 빈부격차를 줄여 왔으나 최근에 와서는 빈부의 격차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Equal opportunity를 미덕으로 삼아 왔던 미국이 이제는 부익부 빈익빈의 온상으로 전락했음을 제대로 지적하는 말이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빈부격차 가속현상은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부터다. 흥미로운것은 빈부차이가 많이 벌어지기 시작한 때와 FRB의 금리ㆍ통화 완화정책 시기가 맞아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구체적으로는 1987년 6월, 앨런 그린스팬이 FRb 의장 자리를 맡고나서부터라고 볼수 있다. 그리고 2006년, 벤 버냉키 의장이후임으로 들어서면서 빈부차가 고공행진으로 접어들었다.
그린스팬과 버냉키 두 사람 모두는 저금리와 양적통화 완화(money printing)로 자산시세 상승과 수요를 자극시키는 케인지언스타일의 정책을 지향해 왔던 사람들이다.
그린스팬은 입으로는 닷컴버블의 위험을 경고했으나 실제 정책으로는 버블의 금융환경에 부채질했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신용경색 대란이 코앞에 다가왔는 데도 대놓고 서브프라임 문제가 별 게 아닐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국민들에게 말하는 대담성까지 보였던 사람이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자 버냉키가 이끌었던 FRB는 금리를 아예 제로로 낮추고 4조달러라는 천문학적 액수의 달러를 찍어내어 부동산과 증권시세를 끌어올렸다. 동시에 부시와 오바마 정부는 13조달러에 달하는 빚을 국고로 지출했다. 국가가 그 정도의돈을 경제에 투입했다면 일반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어느 정도는 향상돼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
하지만 옐런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하고있다. 그렇다면 그 많은 돈이 모두 어디로새어 나갔다는 것인가.
지난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로 가장 큰 폭의 개인소득 증가율을 즐기고 있는 부류가상위 1%의 인구 층이다. 그 외 인구 층의 소득은 거의 정체상태에 빠져 있다. 그것은 결국 그동안 증가된 정부 지출과 통화 유동성이 대기업들의 수익률 증가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와 같은환경에서 부동산, 정부 채권, 기업들의 주식을 대부분 소유하고 있는 1% 인구 층의 재산이 급증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빈부격차 증가의 주범인 FRB 의장인 재닛 옐런이 갈수록 힘들어져 가는 미국 중산층의 생활고를 걱정하는 말을 했다는 것은 좀 아이러니컬하다. 옐런은 버냉키시절에 부의장 자리에 앉아 버냉키의 정책을 지지하는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리고그녀는 의장으로 승진한 올 1월부터 버냉키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완화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그는 대기업, 정치인, 그리고 수퍼부유층 사람들로부터 최고의 칭송을 받고있는 사람이다.
옐런은 어쩌면 내년에도 제로금리를 풀지않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일반 저축인들과은퇴자들에게는 또 한 방의 펀치를 날리는결과를 불러오게 된다. 또한 그의 초완화정책은 이미 높아져 있는 자산시세에 더 큰 버블이 형성되도록 부채질하게 될 것이다.
버블정책으로 일관하려는 옐런이 빈부격차를 운운하는 것은 마치 어린 자식들에게불량식품을 먹여온 부모들이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것과 같은 모순적 행동이라고생각된다. 옐런의 정책과 행동은 위험한 절벽 꼭대기로 아이들을 데려다 놓고 위험스러운 장소이니 조심히 뛰어놀아야 한다고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국방, 에너지, 금융계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미국의 앞날에 빈부격차 감소에 대한 기대는 결국 허상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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