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럴 당 80달러대로 떨어져… 국가재정 절반 원유·가스에 의존
▶ “GDP 4% 가량 손실”추산 / 루 블화 평가절하도 가속화
원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원유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경제제재와 인플레이션, 그리고정치적 위험에 더해 급락하는원유가격이 러시아 경제를 급속히 침체로 몰아넣고 있다. 세계 시장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 원유가는 지난 10월 중순 배럴 당 83달러로 떨어져 4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6월의116달러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만약 원유가가 배럴 당 8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국가 예산의 절반을 원유와 가스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에 심각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한 손실이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정학적 상황과 원유가는이미 러시아 GDP의 4%에 해당하는 손실을 입혔다. 알파 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인 나탈리아 오를로바는 “배럴 당 10달러의 손실은 1년에 5,000억~6,000억 루블의 손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액수는 미화로 122억~146억달러이다.
하락하는 원유가는 러시아 통화를 더욱 평가절하 시키고 있다. 달러에 대한 루블화의 가치는 금년 들어 거의 20%나 떨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경제적 타격은 이미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기업들의 서방은행 대출이 불가능해진 상태이다.
세계 8위 규모의 경제인 러시아의경기침체는 세계 경제에 큰 여파를미칠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신용 악화는 일부 유럽은행들에 타격이 될수 있으며 러시아와의 교역에 의존하는 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에도영향이 크다. 그러나 러시아에 안겨주는 위험이 가장 심각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높은 원유가와 국민들의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기반으로 정치적 안정을 유지해왔다.
무디스는 지난 10월17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돈을 빌리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됐으며 이는 루블화에 압력으로작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금년 루블화의 폭락을 막기 위해 130억달러를 풀어야 했다.
러시아에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러시아가 달러로 수출한다는 사실이다. 루블화의 평가절하는 원유로 벌어들이는 달러 당 루블화가 늘어나게 됨을 의미한다. 오를리바는 올해 러시아는 루블화 평가절하로 1조5,000억 루블(365억달러)을 추가로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유가가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재정적 완충은 금세 사라질 수 있다. 산유국기구가 과잉공급 상황에서도 생산량을 유지하려는 성향을 보여 왔음을 고려할 때 낮은 원유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모스크바의 한 자산관리기업의 수석 분석가인 알렉산더 골로프 소프는 “원유가가 계속 떨어지면 GDP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만약 원유가가 75달러로 떨어지면 경제성장의 3%가 소실될 수 있다. 그러면 현제 진행 중인침체가 가속화 될 것” l라고 말했다.
과거 러시아는 경제적 어려움을 막대한 보유금에 의지해 헤쳐 나왔다.
러시아는 917억달러의 리저브펀드와 853억달러의 웰페어펀드 등 상당한 보유금을 갖고 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2015년까지 보유금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이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들은 원유가가 계속 떨어질 경우 보유금이 1년이나 2년 이내에 바닥 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골로프소프는 “원유가가 배럴 당 75~80달러면 러시아의 보유금은 2년 정도버틸 수 있다. 만약 제재가 계속되고 원유가가 60달러 떨어진다면 보유금은 1년 만에 바닥나게 될 것”고내다봤다.
원유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러시아정부 내의 예산 관련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군사 예산이 계속 늘어나면서 인구 증가를 위한 자녀 2명 여성에 대한 지원금 같은 프로그램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하지만이것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비용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크림반도의 인프라 건설에만 연간 45억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침공에 따른 비용은산정이 불가능할 정도다. 러시아는 얼마나 많은 병력과 무기를 보내고 있는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달 초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떨어지는 원유가와 지정학적 원인에 의해 러시아 GDP의 4% 가량이 사라졌다고 이타르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푸틴은 경기침체 공포를 애써 무시하지만 관료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알렉세이 율리우카예프 경제장관은 성명을 통해 0.8%의 저성장과 8%의 고 인플레이션이 ‘폭발적인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뱅크의저먼 그래프 행장은 한 발 더 나가 경제법칙을 무시한 것이 구소련의 붕괴 원인이 됐다고까지 지적한다. 그는 원유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정부의 억압적인 경제정책을 질타하면서“수용소를 통해 국민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루블화 평가절하로 러시아 정부의 루블 수입은 늘었지만 일반 국민들의 생활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해 일부 물품의 소비자 가격은 28%나 올랐으나 수입과 연금은 이를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인플레의 여파로 전자제품과 자동차 같은 상품의 구입도 줄었다. 이로 인해 스몰비즈니스들도 타격이 심하다.
한 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한 때 상점들과 식당들이 들어서 있던 모스크바 중심가 트베르스카야 스트릿의 부동산 최소 18개가 현재 비어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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