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업계 해가 갈수록 관객 줄어 고심
▶ 시설 고급화와 주류 판매로 재도약 시도
극장 내 로비. 호텔 로비 같이 호화로운 분위기 속에 바가 설치되어 있다.
웨스트레이크 빌리지, 시네폴리스 럭셔리 시네마스에서 웨이트레스가 극장 관객이 주문한 맥주를 제공하고 있다. 뒤로 젖혀지는 푹신한 안락의자에서 맥주나 포도주를 마시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호화 극장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 맥주나 포도주 판매로 재미보는 호화 극장들
남가주의 부촌 웨스트 레이크 빌리지의 시네폴리스 럭셔리 시네마스 극장. 전형적으로 붐비는 시간인 토요일 밤이면 바텐더들은 오버타임을 하며 바쁘게 일한다. 8개 상영관 티켓은 모두 매진되고 바텐더들은 크래프트 맥주며 샤도네, 튀긴 트러플이나 치즈와 함께 영화 주제에 맞춰 특별 제조된 15달러짜리 칵테일들을 부지런히 내놓는다. 검정 복장의 웨이터 10여명은 호텔 분위기의 라운지와 캄캄한 상영관 내 푹신한 안락의자에 앉은 손님들에게 술을 나르느라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한다.
남자친구와 함께 ‘나를 찾아줘(Gone Girl)’를 보러 온 21살의 한 여대생은 갤럭시라는 칵테일을 홀짝 거리면서 감탄을 한다.
“정말 멋져요. 밤 나들이를 합쳐놓은 것 같아요. 한 곳에서 바에도 가고 영화도 보는 셈이지요.”시네폴리스는 주류 판매로 재미를 보는 몇몇 극장 체인 중의 하나이다. 입장료가 20여 달러이면서 맥주, 포도주, 칵테일을 파는 호화 극장이다. 전통적 팝콘과 소다류도 물론 같이 판매한다.
대형 극장체인, 독립극장 할 것 없이 비즈니스가 저조해 고심하던 극장들이 술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주류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단히 이윤이 높은 비즈니스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수년째 관객이 계속 줄어 뭔가 고객을 끌어 들일 방안이 절실하게 필요하던 극장업계에서 술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극장들은 바와 라운지를 새로 만들고, 특별 예약석을 만들며, 뒤로 젖혀지는 푹신한 안락의자 완비, 그리고 극장 내 식사 서비스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영화 관객들이 바나 식당에 가서 쓸 돈을 극장 안에서 쓰게 만들겠다는 의도이다.박스 오피스 수익은 올해도 하락했다.
올여름 티켓매출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17년래 최저수준이다. 하지만 시네폴리스, 더 멕시칸 등 극장체인들은 주류 판매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더 멕시칸은 라틴 아메리카 최대의 극장 체인으로 지난 2011년 남가주로 진출했다. 현재 산하 5개 호화 극장이 웨스트레이크 빌리지, 그리고 오렌지 카운티와 샌디에고 카운티에서 문을 열고 맥주와 포도주, 칵테일 그리고 고급 요리를 팔고 있다.
시네폴리스 USA의 경우 주류 판매를 통한 수익은 전체 수익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음료와 음식 판매로 얻는 전체 수익에서 거의 1/3에 해당한다. 칵테일 매출은 지난해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네폴리스 USA의 애드리안 미자레스 엘리존도 사장은 “현재 관객들이 극장에서 가지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술에 대해 성인 관객들은 아주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집에서 영화를 볼 때처럼 맥주나 포도주를 한잔 하면서 영화보는 것을 관객들은 즐긴다고 말한다.
랜드마크, 아크라이트 같은 독립 극장들도 고급 음식과 음료 서비스를 확장했다. 아크라이트의 경우 내년 봄 샌타모니카에 14개 상영관을 갖춘 호화극장을 개장할 예정이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선댄스 시네마스는 지난 2012년 웨스트 할리우드에 있던 선셋 5 극장에 식당, 그리고 맥주와 포도주 바를 만들며 새 단장했다.
극장에서 관객들이 자리에 앉아 음식과 음료를 주문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처음 실천한 것은 남가주의 경우 골드 클래스 시네마스였다. 이 체인은 지난 2009년 패사디나에 극장을 열면서 이를 시행했다. 현재는 플로리다 소재 I픽 시어터즈 소유인 이 체인은 지난 5월 웨스트우드에 두 번째 극장을 열었다.
10개 극장을 가지고 있는 I픽은 각 지역 현지 재료들을 이용한 특별 칵테일을 제공한다. 유명 바텐더 애담 시거를 고용해 바와 음료 프로그램을 개발한 결과이다. 아울러 관객들이 극장 의자에 마련된 I패드 화면을 이용해 칵테일에 섞을 재료를 직접 고를 수 있게 하기도 한다.
I픽 엔터테인먼트의 하미드 하쉬미 CEO는 “고급 칵테일 바에서 볼 수 없는 것을 우리는 하고 있다”고 말한다. “솔직히, 우리에게 술 판매는 전통적 극장의 팝콘에 해당하는 것이지요.”
극장에 바를 도입하는 추세는 거대 체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미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극장 체인을 운영하는 AMC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주류 판매 수익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극장 내 바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산하 체인은 최근 개장한 AMC 버뱅크 16 극장을 비롯, 각 극장들에 지난 36개월 동안 85개 바와 라운지를 개설했다.
AMC 엔터테인먼트의 식품 및 음료 담당 선임 부사장인 조지 패터슨은 극장 내 술 판매가 다른 위락시설들의 예를 본 딴 것이라며 2년 여 전 연구 결과 극장에서 술을 판매한다면 성인 고객들이 극장을 다시 찾을 것 같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한다.
“손님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포도주 한잔 마시면 재미없는 영화도 정말 재미있어 지거든요.”
아직까지 술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고객은 없었다고 그는 말한다. 한 가지 문제라면 주류 판매 라이센스 얻기가 도시나 카운티에 따라서 까다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극장 내 술 판매 추세는 지역 양조회사들에게도 수익을 올려주는 새로운 판로로 환영받고 있다. “2년 전만해도 생각도 못하던 완전히 새로운 판로”라고 에스콘디도의 스톤 양조회사의 차드 히스 선임 디렉터는 말한다. 시네폴리스와 아크라이트에 크래프트 맥주를 납품하고 있는 데, “물량이 큰 만큼 우리 사업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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