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방 자살’ 유행시켰던 연애소설의 대명사
괴테는 이 소설로 인해서 너무 일찍 유명세를 탔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완성해서 발표한 해가 1774년이었으니까 그의 나이 25세이던 해였다. 괴테는 임자가 있는 여인 샤를로테 부프와의 고달픈 연애를 하고 있었는데 같은 시기에 가까운 친구가 자살해 큰 충격에 빠졌다. 이 두 가지 연쇄적인 개인 경험을 토대로 만든 소설이 바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었다.
괴테는 이 소설 한권으로 일약 유명 소설가가 되었지만 오히려 그의 창작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천재적인 작가로서 성공이후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것이다. 15년 정도 공백 기간을 지나 나이 40에 들어서면서 이탈리아 기행을 통해 괴테는 다시 한번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일생의 대작 ‘파우스트’를 구상하고 말년에 이를 완성하게 된다.
연애소설의 대명사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절은 청년 베르테르의 편지와 자필 메모, 그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보고 등을 모아 묶은 형식으로 되어있다.
조용한 자연에 묻혀서 우울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베르테르라는 청년이 어느 아름다운 산간 마을에 찾아 든다. 베르테르는 마을 무도회에서 멋진 춤 솜씨를 가진 쾌활한 여인 로테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운명적인 사랑을 예감하게 된다. 로테와 친해진 베르테르는 그녀에게 약혼자 알베르트의 이야기를 듣고는 의기소침해진다.
한편 일 때문에 도시로 나가 있던 알베르트가 돌아오게 되고, 베르테르는 그만 깊은 실의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그는 감정을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채 로테를 위해서 알베르트와 친분 관계를 맺는다. 어느 날 그 둘은 자살에 관한 찬반 양론을 놓고 심한 논쟁을 벌이게 되고, 결과와 형식만을 중시하는 알베르트가 로테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안타까움만을 베르테르에게 안겨 준다. 한동안 여행에서 돌아온 베르테르에게 알베르트와 로테가 결혼했다는 절망적인 소식이 들리고 다시 만난 로테는 왠지 그에게 차갑기만 하다. 그러나 서먹했던 관계도 잠시뿐 그들은 다시 예전처럼 다정한 사이가 되어 시와 음악으로 서로의 감성을 교류한다. 마지막으로 로테를 찾아간 베르테르는 억제할 수 없는 감정에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로테는 작별 인사만을 건넨다. 실의에 빠진 베르테르는 알베르트에게 호신용 권총을 빌려 그 총을 가지고 목숨을 끊고 만다.
나폴레옹은 괴테의 이 소설을 너무도 좋아해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었고 한번은 괴테를 궁으로 초대해 “소설은 다 좋은데 결말부분이 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자 괴테는 “황제를 만족시킬 결말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있다”라며 나폴레옹의 전쟁을 은근히 추켜세운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진보를 믿는 계몽주의자의 입장에 서있던 괴테는 당시 나폴레옹을 찬양하며 나의 황제라고까지 부르기도 했다.
노란셔츠와 푸른 망토는 청년 베르테르의 상징이다. 소설이 발표된 후 많은 청년들이 노란셔츠를 입고 베르테르와 같은 비극적인 열정에 빠져 들어갔고 많은 이들이 유사 자살을 하기도 해 한동안 베르테르 신드롬이 큰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백승환, 예찬출판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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