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감동적인 자수성가의 시대가 아니다. 맨손으로 시작하여 피땀 흘려가며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입지전적 인물의 신화는 더 이상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오늘날에도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신화가 탄생하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그 뒤를 이으려고 애를 쓰고 있고, 성공하기도 하지만, 어딘가 옛날과는 분위기가 다른 느낌이다. 뭐랄까, 성공한 이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는 하지만, 뭉클한 인간미를 풍기는 낭만 같은 것이 없다. 이 또한 뜨거운 아날로그와 차가운 디지털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이다. 경제의 구조가 그렇게 굳어져버렸다. 그래서 ‘자수성가의 신화’보다는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 같은 ‘투자의 귀재’들이 각광을 받는 시대다.
그러나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는 아무래도 옛날식 자수성가의 신화가 큰 감동을 주고, 배울 점도 많다.
그래서 나는 일본의 마쓰시타 고노스케나 혼다 소이찌로, 소니 창업자 이부카 마사루 같은 옛날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즐겨 읽는다. 경영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분들이 역경을 이겨나가는 지혜나 성공의 열쇠에서 큰 자극을 받곤 한다. 많은 위로를 받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얻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말하자면 그 분들은 내 인생의 스승들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교세라’의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ㆍ1932년생) 전 명예회장의 이야기에 크게 공감한다. 그분의 책을 읽으며, 해이해진 나 자신을 다시 추스르곤 한다.
이나모리 전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이 어쩐 일인지 내 생각과 통하는 점이 많고, 그가 만드는 파인 세라믹 제품이나 내가 만들고 있는 안경이 모두 고도의 섬세함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점도 공통되기 때문이다.
이나모리 전 명예회장은 경영인으로도 물론 존경스럽지만, 더 큰 매력은 인간적인 체취나 철두철미한 자기 확신에서 나온다. 이름 없는 지방대학을 졸업하고 27세의 젊은 나이에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한 그는 꿈과 정열, 원리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키는 경영철학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기업인이며, 은퇴한 후에는 불교에 입문하여 탁발승으로 도를 닦고 있는 특이한 인물이다. 그는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박사의 사위라서 우리와 더 친숙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에는 일본의 대표적 기업인 ‘일본항공’(JAL)이 파산하자, 회장으로 추대되어 단 3명의 측근만 데리고 투입되어, 13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시켜 일본인들을 감동케 했다. 그래서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이요 ‘경영의 신’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유명한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철학은 뜻밖에 아주 단순하다. 무슨 일을 하든 “세상을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한다.” “인간으로서 올바른 것을 추구한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지침에 따라 행동했고, 그것이 사업 성공의 이유였다는 것이다.
“힘든 과정을 겪고 있던 나는 어쨌든 인간으로서 옳은 것을 올바르게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거짓말 하지 않기,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기, 정직하게 행동하기, 자기 것만 생각하지 않기 등등 누구나 어린 시절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배운, 그러나 어른이 되어가면서 잊어버리고 마는 단순한 규범들을 경영지침에 그대로 적용하여 지켜야 할 판단기준으로 삼았다.” -‘카르마 경영’ 중에서그분의 인생철학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옷깃을 여미게 된다. 살다보면 지극히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조차 지키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스승들을 닮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명언 몇 개를 되새겨본다.
-오늘의 성과는 과거의 노력의 결과이며, 미래는 앞으로의 노력에 달려 있다.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이다. 성공하지 않는 사람에 열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차이는 끈기와 인내심이다.
-세상에 실패라는 것은 없다. 도전하는 중 실패는 없다. 포기했을 때 실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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