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 속도 빨라지고
▶ 매커니즘에 큰 변화 불러와
맥라렌의 엔지니어들은 종이 도면이나 캐드(CAD) 소프트웨어가 아닌 시뮬레이터에 드라이버를 태워서 주행해보는 방식으로 신 모델의 설계를 시작한다. 때문에 1년 만에 시제품을 거쳐 상용모델이 개발된다. 사진은 맥라렌의 2014년형 ‘12C 스파이더’
1. 신모델 개발 속도 가속화
신제품, 신모델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주기가 매년 빨라지고 있다. 물론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20년 전 자동차의 업계의 신모델 개발 주기는 7~10년 이었지만 현재는 그 절반으로 단축됐다. 그런 가운데 슈퍼카와 F1 레이싱카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맥라렌이 특유의 신속한 신모델 개발 능력에 힘입어 이 주기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영국 런던 외곽에 위치한 이 회사의 F1 레이싱카 연구실에서는 엔지니어들이 매 20분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트한다. 완성차 메이커들의 관점에서 보면 거의 광속에 맘먹는 연구개발 속도다. 그럼에도 이렇게 완성된 레이싱카는 이전모델과 최대 80%나 다르다.
이런 맥라렌이 수년 전 스포츠카 시장에 뛰어들며 레이싱카에서 쌓아온 광속의 기술개발 능력을 상용차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실제로도 2011년 ‘12C’ 모델을 출시한 이래 매년 신모델 또는 대폭 개량된 모델을 내놓고 있다. 경쟁사 대비 4배나 빠른 출시 속도다.
2. 인터페이스 일체형 인테리어
현재 자동차는 인터넷 접속 능력과 내비게이션, 자체 진단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차량 내부에는 정보 전달을 위한 많은 스크린과 버튼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업계에선 이런 정보를 정리하고, 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대다수 자동차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기껏해야 짜증나게, 나쁘면 안전운전에 위협적인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다행인 것은 약 1년 전부터 완성차 메이커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신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다.
HUD는 1980년대부터 일부 고가형 차량에 탑재됐지만 너무 고가여서 보편화되지 못했는데, 올해 마쯔다가 ‘컴바이너 디스플레이’라는 저가형 HUD를 보급형 모델인 ‘마쯔다3’에 장착한 것. 전문가들은 2020년이 되면 차량용 UI가 전체 HUD 시장의 60%를 점유할 것으로 예견한다.
3. 엘론 머스크의 전기자동차 표준 플랫폼
지난 6월 테슬라모터스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전기자동차 기술 혁신을 독려하기 위해 테슬라의 모든 특허기술을 일반에 공개했다. 당시 그는 블로그에 ‘오픈소스로 개발이 이뤄져야 신속한 기술혁신이 가능하다’는 글을 남겼다. 이번 결정은 일종의 선행이자 현명한 사업적 판단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큰 견지에서 볼 때 그가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 이상의 목표로 나아갔다는 점에서 몹시 그다운 행동이기도 하다.
근본적으로 머스크는 플랫폼 개발자를 지향한다. 그가 설립한 페이팔은 금융서비스를 혁신한 플랫폼, 스페이스X는 우주여행의 개념을 바꾼 플랫폼이 됐다. 테슬라 역시 전기자동차 발전을 가속화할 플랫폼이 될 것이다.
머스크는 이미 이 전략에 깊이 빠져들었다. 전기차 ‘모델 S’의 성공적 출시로 테슬라의 이름을 알린 뒤 오랫동안 염두에 뒀던 ‘기가팩토리(gigafactory)’ 건설을 발표한 것도 그 일환이다. 세계 최대 리튬이온전지 공장인 기가팩토리가 본격 가동되면 전기차의 배터리 단가가 30%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산에도 적극적이다. 지금껏 테슬라가 미국 전역에 설치한 전기충전소만 100개소에 달한다.
4. 차대의 혁신
자동차의 외관, 즉 차체는 그동안 무궁한 발전을 거듭했다. 반면 차대의 진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바퀴 4개 위에 사각형 프레임을 얹은 기본 형태가 여전하다.
그런데 작년 도쿄 오토쇼에서 닛산이 ‘블레이드 글라이더(BladeGlider)’ 콘셉트카를 통해 이런 패러다임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차량의 앞바퀴는 뒷바퀴보다 서로 좁게 붙어 있다.
때문에 외관도 직사각형이 아닌 삼각형에 가깝다. 닛산에 따르면 이를 통해 공기역학 성능이 좋아져 성능의 희생 없이 연비 향상을 꾀할 수 있다.
현재 닛산은 2018년을 전후해 이 녀석의 양산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양산 모델에도 인-휠(in-wheel) 전기모터와 지붕 없는 디자인이 유지될지는 알 수 없지만 차대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5. 3D 프린팅 자동차
자동차 메이커들은 1980년대부터 시제품 부품의 신.속한 제작을 위해 3D 프린터를 이용했다. 하지만 차량 전체를 3D 프린팅하는 것은 아직도 먼 미래의 일로 여겨졌다. 그런데 올 봄 미국 로컬 모터스가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완성한 설계를 활용, 프레임과 바디를 한 덩어리로 인쇄해 동력전달장치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이 꿈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렇게 실제 주행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자동차 ‘스트라티(Strati)’가 탄생했다.
자신감을 얻은 로컬 모터스는 지난 9월 시카고 국제 공작기계 박람회 현장에서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 44시간 만에 스트라티를 인쇄해 제작하는 시현에도 성공했다.
6. 차량 공유의 시대
EU의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50년이 되면 세계 인구의 66%에 해당하는 63억명이 도시에 거주하게 된다. 이 경우 우리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 즉 극심한 교통체증과 주차공간 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해법은 간단하다. 많은 시민들이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트렌드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산업 분석기관 IHS 오토모티브가 미국 내 600개 도시를 조사한 결과,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가 10년 전의 3분의 1에서 최대 2분의 1로 낮아진 것. 집카, 그린카, 쏘카 등 국내외를 막론해 차량 공유 서비스가 활황을 누리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량 공유 서비스에 동참하는 완성차 메이커까지 나왔다. 2008년 다임러가 ‘카투고(Car2Go)’를, 2011년에는 BMW가 ‘드라이브 나우(Drive Now)’를 런칭했다. 일견 이는 완성차 메이커들의 자충수로 보일 수도 있다. 차량 공유가 확대될수록 신차 판매는 줄어들 테니 말이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는 여전히 차량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한 가지 대안을 마련 중이다. 고객에게 필요에 따라 여러 차종을 골라 탈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다.
올 4월 아우디가 독일 베를린에서 실시한 차량 공유파일럿 프로그램이 그 실례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한 고객들은 차량 임대기간 동안 4종의 모델을 마음대로 바꿔 탈 수 있다. 출퇴근 시에는 소형모델인 ‘A1’이나 ‘TT’, 짐이 많을 때는 ‘Q5’, 주말 나들이에는 ‘A5 카브리올레’를 타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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