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 재배한 청과물 얻어 좋고
▶ 도심 빈민층에 일자리 제공 효과도
말 구유통을 이용해 만든 조나단 클럽 옥상 농장. LA 다운타운 한가운데의 건물 꼭대기에서 브로콜리와 베이비 캐롯, 블루베리, 완두콩, 토마토 등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조나단 클럽 등 LA 건물에 옥상 농장]
LA 다운타운의 조나단 클럽 빌딩 5층 옥상에는 연식 테니스 코트가 있었다. 별로 자주 사용되지 않던 테니스 코트를 없애고 양상치나 스위스 근대, 허브 같은 채소밭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환영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쌍수를 들고 환영한 사람은 조나단 클럽의 셰프장인 제이슨 맥클레인이었다.
옥상 농장 계획이 발표되자 마자 조경 건축가로 일하다 은퇴한 그의 아버지가 앨러배머에서 날아왔다. 그는 양철 말 여물통을 깔끔하게 줄지어 배치해 재배지를 만들었다. 지금 그 속에서는 각종 채소와 허브들이 자라고 있다. 가장 자리에 밀감류 등 과일나무들이 줄지어 서있고, 디너 메뉴에는 ‘우리가 직접 기른 것들’이 나열되어 있다. 브로콜리, 베이비 캐롯, 블루베리, 무화과, 완두콩, 에얼룸 토마토 등이다.
“토마토를 따면 진짜 토마도 같은 거예요. 토마토 즙이 팔을 타고 내려갑니다. 한번도 냉장 보관된 적이 없는 것이지요.”
새하얗고 정갈한 셰프 복장을 한 맥클레인이 최근 도심 농업과 현지산 음식 시스템을 주제로한 일일 관광 방문객들에게 설명을 한다.
“꼭 마술 같아요. LA 다운타운 한 복판에 있으면서 말이에요. 교통체증이 있고 음담패설들이 들려오는 저녁 5시쯤, 나는 이 위에서 아루굴라를 따고 있는 겁니다.”
농작물 재배자들, 도시 정책결정자들, 컨설턴트들, 사업가들, 비영리기구 대표들로 구성된 방문객은 옥상 농장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채소들을 맛보면서 질문들을 했다. 웨이터들이 가을 탈출(Autumn Escape)이라는 음료를 서브해주었다. 그곳에서 기른 로즈마리, 갓 눌러 짠 파인애플, 게피, 라임 그리고 클럽 소다를 섞어서 만든 음료이다. 아울러 레몬 마편초 크림 카라멜, 그리고 방금 딴 아루굴라 잎들로 장식된 워렌 배 디저트를 맛보기로 제공했다.
진지하기 그지 없는 방문객들은 일일이 기록을 했다. 그들은 옥상 농장을 만드는 데 얼마나 들고 얼마나 거둬들이는 지에 관심을 가졌다. 옥상 농장에서는 연간 15만 달러 상당의 청과물을 수확하고, 농장을 만드는 데 4만 달러 정도 든다는 것. 팜스케이프 가든스(Farmscape Gardens)라는 현지 도심농업 벤처기업에 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 따위이다. 팜스케이프 가든스 소속 농부들이 조나단 클럽에서 씨를 뿌리고 퇴비를 만들고 농작물을 순환 재배하는 일을 맡아 하고 있다.
도심 농장 순방은 LA에 본부를 둔 시드스톡(Seedstock)이라는 회사가 조직했다. 지속가능음식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를 널리 퍼트리고 관련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이 회사는 지난주 UCLA 앤더슨 경영대학에서 개최된 지속가능 농업 연례회의를 주최했다. 올해의 주제는 “농업 재통합 : 현지 식품 시스템과 도시의 미래”이다.
120년 역사의 사립 클럽인 조나단 클럽을 떠나 버스로 향하면서 방문객들은 방금 본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 구유통이 여름에는 너무 뜨거워지지 않았을까? 나무에서 정말로 먹을 만한 올리브가 열렸을까?엔시니타스에 있는 리치택 재단의 프로그램 담당자인 니키 마자롤리는 이 재단이 목표로 하는 일 중 하나가 어려운 사람들의 자급자족을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조나단 클럽 회원들이 클럽의 농장을 보면서 뭔가 영감을 받아서 도심 농업 프로젝트들에 투자해 생계 가능한 임금의 일자리들을 창출해 주기를 바란다고 그는 말했다.
이들의 다음 방문지가 바로 그런 노력이 진행 중인 곳이었다. 바로 패사디나의 뮈어 고등학교 부지에 있는 농장이다. 조나단 클럽 농장이 단정하고 깔끔하며 조용하다면 이 농장은 정반대로 마구 제멋대로이고 시끄럽다. 뮈어 랜치에서는 장미가 만발해있고 해바라기들이 훌쩍하게 크게 자라있고 볼링볼 보다 더 큰 호박들이 엄청나게 큰 잎사귀들 밑에서 자라고 있었다.
프로젝트 디렉터인 버드 바론은 수염을 기르고 슬리퍼를 신고 선글래스를 끼고 큼지막한 초록 글씨로 ‘자라라!’라고 쓰인 갈색 모자를 쓰고 있었다. 청바지 벨트에는 가죽 가위집이 부착돼 있어서 언제라도 쓸 수 있는 전지용 가위가 모셔져 있었다.
그는 농장에서 하고 있는 커뮤니티 지원 농업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회원으로 참가하면 매주 꽃이나 싱싱한 청과물을 배달 받는 프로그램이다. 무엇이 얼마나 들어있을 지는 전적으로 농장 형편에 따른 것이지만 그는 지역의 다른 농부들에게서도 매입을 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농부들을 돕는 것이다.
외부로 알려진 평판과는 반대로 패사디나에도 뮈어 농장 소속 가족들을 포함, 가난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모른다. 그들 젊은이가 농장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보다 나은 미래로 가도록 이끄는 한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야채와 꽃들이 줄줄이 심어진 농장을 바라보며 그는 한 젊은이를 가리켰다. 점심식사를 위해 긴 테이블에 상차림을 돕고 있는 그는 20살의 매니라는 청년이었다. 청년은 농장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야채 심는 법과 관개 시스템 설치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꽃에 대해서도 배워서 한 결혼식장 꽃을 모두 그가 맡아했다. 시간당 20달러의 벌이였다.
“내가 하려는 일의 핵심은 이 아이들이 창업을 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앞으로의 계획으로 그는 학생들이 운영하는 푸드 트럭, 뭔가 만드는 데 집중하는 차터스쿨 등에 관해 설명했다. 야채 재배하는 법, 피클 만드는 법, 의자 용접하는 법 그리고 “정말로 뭔가 일을 하는” 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는 것이다.
케일과 키노아 샐러드를 갖춘 점심이 차려지고, 바론은 꽃을 꺾어 머리 장식을 만들어 방문객들의 머리 위에 꽂게 했다. 그가 사진을 찍고 모두가 웃었다.
그 다음 방문지는 글래셀 공원 근처의 평범한 벽돌건물이었다. 최근까지 중국 국수를 보관하던 창고였다. 하지만 곧 건축이 끝나면 그곳에는 50명의 도매식품 제조자들을 위한 개별 생산 공간들이 들어선다. 모든 필요한 보조 서비스는 현장에서 제공된다.
아울러 현지 재배된 음식물들을 가져와 노인들을 위한 건강식을 만들 비영리 기구도 입주한다. 안 그러면 그대로 버려질 식재료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기구는 포스터케어 나이를 벗어난 젊은이들과 감옥에서 막 나온 나이든 전과자들을 훈련해 인력으로 삼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LA 프렙과 LA 키친으로 명명된 프로젝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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