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장들은 한해 첫 사업계획 수립 시 누구나 할 것 없이 한인종합회관 건립을 ‘단골’ 메뉴로 삼았다.
그러나 한인회장들은 지난 20여년 동안 회관 건립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임기를 마쳤다. 개중에는 미래에 회관이 건립될 수 있도록 뜻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기금을 모금한 회장들도 있었지만 말로만 떠들어 놓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전직 회장들도 있었다.
한인회관 건립을 위한 장소, 예산, 조감도 등 플랜을 작성해놓고 중도에 분란이 생겨 포기한적도 있다. 구체적인 계획안을 짜는 과정에서 한인회 임원들끼리 상호의견 대립이 생겨 논쟁만 벌이다가 시간을 다보내기도 했다.
그동안 벌여온 논쟁 중에는 OC노인회와 함께 사용하고 있는 현 한인회관 건물을 헐어서 새로운 빌딩을 지을 것인지 아니면 타운내 새 건물을 매입해서 한인단체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것인지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아예 한인타운을 벗어나 타 도시에 건립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또 한인종합회관 건립을 한인회 산하 기구를 두고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독립적인 재단을 만들어서 추진할 것인지를 놓고 견해가 양분되기도 했다. 이같은 ‘탁상공론’으로 한인회는 세월을 보내다 지금까지 회관 건립 방안이 흐지부지 되어왔다.
그동안 한인회는 회장이 바뀔때 마다 의견만 분분했지 회관 건립을 위해 무엇 하나 결정을 내린것이 없었다. 회관 건립 후보지를 확실하게 정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어느 정도의 액수를 어떻게 기금을 모을 것인지 계획안을 마련해 추진하지도 못했다. 회장 임기 2년이 끝나면 차기 회장으로 넘겨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인회관 건립 추진은 지난 몇 년 동안 계속된 미국의 최악의 불경기 여파로 소강상태였다. 회관 건립은 뒷전으로 밀렸고 모금액도 약 3년 전잔고인 40여만달러에 계속 머물러있다. 그나마 오득재 전 회장 당시 현재의 한인회관 옆 건물이 매물로 나와서 비공식적으로 매입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건물주와 가격 협상이 잘 되지 않아 중도에 포기했다. 현재 은행에 있는 잔고로는 건물을 구입하기는 부족했다.
이런 와중에 선거공약으로 한인종합회관 건립을 내세웠던 김가등 현 한인회장은 올해 회관 건립에 관한 내용을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 회장은 전직 한인회장, 한우회, 각 한인단체, 종교계 인사들과 미팅을 갖고 한인종합회관설립에 따른 의견을 수렴했으며, 여러 단체들의 미팅에 참석해 직접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이와 아울러 김 회장은 지난주 한인종합회관 건립을 위한 한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도 한인타운과 풀러튼에서 마련했다.
이 공청회에 참석한 한인들은 10여명에 불과했고 대부분이 타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 현직 단체장들이었다.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내용들도 지난 몇 년 동안 거론된 얘기들이 계속해서 되풀이 되었다.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한 한인인사들의 면면도 지난 몇 년 전과 크게달라진 것이 없었다. 형식은 공청회였지만 한인 단체장들의 ‘간담회’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인커뮤니티의 숙원사업인 한인종합회관 건립 방안이 공개적으로 거론이 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성과를 얻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 방안이 예전처럼 흐지부지 될지 아니면 값진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불씨’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한인 종합회관 건립 운동은 곧 한인커뮤니티의 힘을 한 곳으로 결집시키는 것으로 여러 가지 요인으로 침체되어 있는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도 있다. 한인들은 한인종합회관 건립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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