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 위원회(FOMC) 미팅 회의록이 공개되었다.
FOMC 미팅은 FRB 이사들이 미국의 경제추세를 분석 전망하면서 금리와 통화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벤트다. 따라서 금융 경제계는 그 미팅에서 결정된 금융정책에 촉각을 기울이게 된다. 또한 거기서 결정되는 정책들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대화가 오고갔는지를 알려주는 회의록의 내용은 정책 그 자체보다 더 큰 의미를 주기도 한다.
이번 회의록의 중점은 FRB가 금리정책 정상화(normalization) 계획을 밀고나갈 것이라는 메시지에 놓여 있다. 금리를 정상수준으로 복귀한다는 것은 FRB의 눈에 보이는 미국의 경제가 성장궤도를 걷고 있다는 뜻이다.
FRB 이사들이 금리 정상화 방향으로 기울어진 데는 노동시장 향상, 물가지수 안정, 소비심리 고조, 주택시세 회복, 제조업을 포함한 비즈니스 컨디션 향상, 대출시장 성장, 에너지 가격 하락과 같은 굵직한 경제요소들이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들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몇 가지 우려사항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것은 실업률 많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고용창출이 아직도 저임금 분야로 치우쳐 있고 물가가 안정되기는 했으나 최근에 들어 원자재 분야에서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으며 소비는 증가하고 있으나 저소득층의 생활고가 크게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우려사항들은 꾸준한 경제성장을 등에 업고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을 것으로 FRB는 내다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저임금 고용증가 상황은 경제성장을 발판으로 한 임금상승이 상충적 역할을 해낼 것이고 저소득층의 소비가 위축된 문제는 에너지 가격의 하락이 완충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하락은 소비심리 고조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에너지 시세가 너무 많이 떨어지게 된다면 오일산업의 투자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FRB는 최근에 악화되고 있는 유럽, 일본, 중국의 경제 상황을 지적하면서도 그들의 경제침체가 미국에 주게 될 악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지난 6개월 동안 크게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FRB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들은 달러강세와 국제경제 약화의 여파가 낮은 에너지와 원자재 시세가 완충역할을 해 줄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 결과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페이지 분량의 회의록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필자가 받은 인상은 결국 FRB가 이자율을 올리고 싶어 한다와 올려야 하는 시기에 도달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이번 회의록의 뉘앙스가 “우려사항은 남아 있지만 그러한 문제점들은 임시적일 것이다”라는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그런 분위기는 “경제가 회복하고 있으나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분위기가 짙었던 이전의 회의록 내용과는 확연한 차이를 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처럼 FRB가 금리 정상화에 대한 시그널을 강력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은 결코 미국 경제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 10월 말을 기해 양적완화 정책(QE· Money Printing)을 종식시키고 금리인상 계획을 밀고 나갈 수 있게 하는 데는 유럽과 일본이 미국의 바톤을 받아 거대한 QE 선언이 있을 것을 예상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지난 목요일에는 중국마저도 금리를 인하시켜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야기될 금융위기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정상화로 입각했지만 글로벌 경제를 하나로 묶어 봤을 때는 그리 정상화 쪽으로 가는 것 같지는 않다.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FRB가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금융시장에 산발적인 요동현상(pockets of turbulence)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 일본, 중국이 완화정책으로 입각한 것도 그러한 요동현상을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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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박 / 경제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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