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 해 동안 귀에 자주 들렸던 사건들을 떠올려 보면 단연 에볼라라는 단어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10월의 증시를 뒤흔들며 순식간에 공포지수(VIX)를 200%나 폭등하게 만들었던 그 에볼라 사건은 중간선거를 즈음하여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어쩌면 그것은 선거를 앞두고 펼쳐진 수많은 정치 쇼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던 사건이었을 수 있다. 마치 지난해에 있었던 시리아 폭격에 대한 공방과 올해 9.11을 앞두고 주류 언론들이 퍼뜨렸던 ISIS 미국 영토 침투공포와 같은 반짝 쇼들처럼 말이다.
정치 경제와 자산 시세의 연관성을 깊이 관찰해야 하는 투자자들에게 장기적 메모리 뱅크에 담아두어야 할 2014년의 사건들은 무엇들이었을까? 금년이 시작되면서 우리에게 가장 먼저 다가왔던 사건은 재닛 옐런 연준(FRB) 의장의 취임과 스탠리 피셔의 연준 부의장의 취임이었다. 금융세력들은 그 두 사람에게 버냉키 전 의장이 벌려놓고 간 QE 잔치를 마무리짓는 임무를 안겼다.
금융위기와 디플레이션의 해결사로 알려진 버냉키를 2006년에 그린스펀 후임자로 선택했던 것은 그 때부터 서브프라임 사태가 이미 예견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완화파인 옐런과 긴축파인 피셔 두 사람에게 연준을 공동으로 맡긴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경제계의 최고 인물로 간주되는 피셔가 연준에 들어갔다는 것은 어쩌면 향후 미국 경제의 로드맵이 버냉키 시절의 경제 분위기와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였던 피셔가 연준으로 영입된 것과 때를 맞춰 터져 나온 사건은 유크레인 쿠데타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크림반도 점령이었다. 그 사건은 단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영토분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구 유대계 금융세력과 미국과 영국의 군부가 주도하는 나토동맹과 푸틴이 주도하는 비나토 동맹의 거대한 싸움의 불씨로 대두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그것은 세계 최강의 핵보유국들 간의 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대형 사건인 것이다.
게다가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싸움판에 러시아와 중국이 버티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나토의 공격은 경제제재와 화폐전쟁으로 시작되었다. 군사적 힘겨루기에 앞서 나토와 미국은 먼저 러시아의 경제를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의 핵심 경제요소인 오일과 원자재 시세를 죽이기 시작함과 동시에 달러를 강세로 밀어 올려 루블화를 폭락시킴으로써 러시아의 경제를 붕괴상태로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오일가격을 러시아 오일산업의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75달러보다 낮은 68달러 선으로 하락시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맡았고 향후 추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시장심리를 자극시키는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편, 영국과 유로존, 일본의 중앙은행들도 달러 상승에 부채질함으로써 러시아에 남아 있는 자금들이 갈수록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만들고 있다. 코너에 몰린 푸틴은 급기야 해외에 나가있는 자금들을 러시아로 불러들여 와준다면 자금 출처를 전혀 묻지 않겠다고까지 선언하는 지경에 다다랐다.
지난 5개월 동안의 외환시세를 살펴보면, 달러가 10%가 급등한 반면에 러시안 루블은 58%의 가치를 상실했고 유로와 파운드는 9%, 엔화는 14% 각각 하락했다. 중국 위환화는 달러 외에 유일하게 상승권으로 진입해 있다.
달러와 위환화의 강세는 해외자금을 미국과 중국으로 몰리는 현상을 야기하여 미국의 대형 주가지수를 연일 신고가 행진으로 장식시키고 있으며 중국 상하이 종합주가 지수는 올해 들어 무려 40%에 가까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서방국들로부터 전면 공격을 받고 있는 러시아 주식시장은 35%가 넘는 큰 하락세로 밀려났다.
과연 연준과 유럽, 그리고 일본이 달러를 어디까지 올려놓을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오일과 원자재 관련 주식들의 매수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www.Gyung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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