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츠데일 애완동물 묘지에 개와 고양이들을 묻은 로나 레비가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미국인들의 못 말리는‘애완동물 사랑’]
로나 레비는 작은 오크 관을 바라보며 하얀색 새틴 베개에 누워있는 부드러운 털의 고양이를 어루만졌다. 그녀는 입을 맞추며 “항상 너와 함께 있겠다”고 속삭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목에 걸려있던 펜턴트를 고양이 목에 감아줬다. 16살을 살다 간 그녀의 고양이 트윙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애완동물 공동묘지인 하츠데일 애완동물 묘지에 묻혀있다.
뉴욕시 외곽 과수원이었던 땅에 조성된 5에이커의 하츠데일 묘지에는 개와 고양이, 기니 픽, 금붕어, 말, 토끼, 거북이, 새끼 사자 등 온갖 동물들이 매장돼 있다. 이곳에는 인간의 유해도 묻혀있다. 레비도 이곳에 묻힐 예정이다. 유해의 반은 트윙키와 함께, 나머지 반은 이미 세상을 떠난 그녀의 개와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매장된다.
애틀랜타에 소재한 애완동물 묘지 및 화장터 국제센터에 따르면 미 전역의 애완동물 묘지는 200군데 이상에 달한다. 1896년에 조성된 하츠데일 묘지는 유적지로 지정돼 있다. 론리 플래닛 여행가이드는 이곳을 탑 10 애완동물 묘지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하츠데일은 올해 뉴욕 주가 화장한 인간의 유해를 동물들과 함께 매장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면서 뉴스가 된 적이 있다. 이 법은 주정부와 뉴욕시 전직 경찰인 토머스 라이언 간의 기나긴 법정 싸움을 종식시켰다.
2011년 사망한 라이언은 자신의 개와 함께 하츠데일에 묻히기를 원했다. 묘지 관리인인 에드워드 마틴은 “다리가 두 개든 아니면 네 개든 가족과 함께 묻히고 싶은 것은 근본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것을 못마땅해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전쟁 중 사망한 군견들을 기리는 기념탑도 서 있다. 또 기념탑 밑에는 1957년 소련 우주선과 함께 우주로 올라간 후 그곳에서 사망한 반짝거리는 눈의 유기견 라이카를 기리는 작은 표지석도 있다. 온갖 형태의 묘비석에는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그리고 때로는 유머러스한 문구들이 새겨져 있다. 묘지는 종교에 따라 나뉘어 있지도 않고 부자와 빈자의 차별도 없다. 그래서 이곳은 ‘평화로운 왕국’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석은 1898년 죽은 개 블레이그 것이다. 또 가장 큰 무덤은 4마리의 스패니얼들이 함께 묻혀 있는 50톤짜리 마우솔레움이다. 가장 독특한 것은 뉴욕에서 애완동물로 사육되다 1912년 숨진 새끼 사자 골드플렉일 것이다.
물론 동물들 이름도 셀 수 없이 다양하다. 커들, 스누피, 타이거 등은 흔한 이름이고 셰익스피어, 레드 제플린, 클레오파트라 같은 유명인 이름을 가진 동물들도 있다. 머라이어 캐리, 존 배리모어, 조지 래프트 같은 유명 인사들이 이곳에 자신들의 애완동물들을 묻었다. 하츠데일에는 현재 10만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묻혀있다. 하지만 두 마리 이상이 함께 묻힌 묘지가 전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묘지의 크기와 관 종류에 따라 매장 서비스에는 수천달러가 들기도 한다. 묘지 소유주들은 관리비로 매달 63달러씩을 내거나 일시불로 2,100달러를 내야 한다. 그러면 관리사무소는 꽃을 갈아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