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입자 작년보다 30% 증가에 전문가들 ‘경고음’
▶ “20~30년 이후 물가상승 예측 어려워 현재 수령액 가치 반토막 될 수도”
최근 들어 일시불로 보험금을 낸 후 이를 다음 달부터 즉시 고정으로 지불해 주는 즉시 연금보험 상품이 은퇴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확산 ‘즉시 연금보험’]
목돈을 낸 후 매달 조금씩 페이먼트로 받는 ‘보험금 일시지불 즉시 연금보험(SPIA·Single Premium Immediate Annuity)을 구입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원금이 보장되고 수수료가 없으며 또 정기적으로 고정수입을 올릴 수 있어 많은 은퇴 연령대 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고정 지불금을 받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따라 돈의 가치가 낮아 질 수 있고 또 투자자들이 돈을 다 받지 못하고 죽게 되면 나머지 돈은 없어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상품을 꼼꼼히 점검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것을 결정해야 한다. 물론 인플레이션을 고려하고 상속이 가능한 상품들은 비싸다.
보험업계 연구회사인 ‘림라’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SPIA라고 불리는 즉시 연금보험 판매량은 총 740억달러로 지난해 동기의 570억달러에서 30%나 늘어났다. 판매량만을 비교한다면 연금보험 시장에서 즉시연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다지 크지 않다. 좀 더 복잡한 상품인 ‘고정 유예’ 연금보험과 ‘변동’ 연금보험의 올해 9월까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1,643억달러에 달했다.
한꺼번에 목돈으로 보험료를 내고, 이것을 매달 받는 방식의 즉시 연금보험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대단히 복잡하고, 수수료 부담도 많은 다른 연금보험 상품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일부 재정 전문가들은 이같은 즉시 연금보험 상품의 인기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경고다.
즉시 연금은 고정수입이다. 따라서 예측이 가능하다. 자신이 평생 매달 얼마씩 받을 수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위험이 있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펜실베니아의 아메리칸 칼리지에서 재정 플래닝을 강의하는 크레이그 르모인 교수는 은퇴도 하기 전에 너무 일찍 즉시 연금보험에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을 넣어두는 사람들에게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고정수입으로 매달 2,000달러를 받는다면 꽤 괜찮은 수입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앞으로 40년 후에는 이 정도의 수입으로는 커피나 도넛 몇 개 구입할 수 있는 푼돈이 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칼리지의 은퇴연구센터의 앤소니 웹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연 2.5%만 되더라도 30년을 계산해 보면 현재 물가의 2배는 오른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밝혔다.
▲ 구입자 평균연령 73세
은퇴리서치 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가정의 53%가 은퇴 후 생활수준이 은퇴 전 생활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로 은퇴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 이코노미스트는 즉시 연금보험은 10만달러에서 100만달러의 자신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매우 좋은 상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험 연구회사인 림라는 연금보험 상품을 구입하는 투자자들의 평균 연령이 73세라고 밝혔다. 은퇴를 한 후 고정수입이 필요한 노인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투자수단이 된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남편 이름의 10만달러 은행 CD 상품을 물려받은 83세 노인의 월 이자 수입은 고작 80달러에 불과하다. 이 노인이 즉시 연금상품을 구입한다면 적지 않은 월수입을 보장받게 된다.
펄 재정 플래너는 CD 상품을 깨고 보험료는 한꺼번에 낸 후 다음 달부터 매달 돈을 받는 즉시 연금에 가입한다면 한 달에 1,100달러는 고정수입으로 받을 수 있어 기본 생활비를 충분히 커버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위험성이 낮은 다른 투자상품으로는 이 정도 수입을 보장받기 힘들다. 펄 플래너는 “노인들의 가장 큰 걱정은 돈이 모두 고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즉시 연금은 최대 수입이 필요한 순간에 사용할 수 있는 임시방편의 상품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결점에 주의
인플레이션 이외에도 상품의 결점은 또 있다.
연금보험 상품의 결점은 투자자들이 갑작스런 건강문제와 같은 예기치 못한 긴급 상황이 발생할 때 돈을 즉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4억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웰빙 컨설팅 그룹’의 지미 리 매니저는 “돈에 대한 통제권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동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돈의 의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즉시 연금은 은퇴플랜의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시 연금 상품 중에는 인플레이션을 조정해 지불하는 플랜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보험회사가 지불해야 할 잠정적 비용을 고려해야 하므로 보험회사들은 첫 지불금의 수준을 크게 줄여서 지불한다. 림라의 조셉 몬미니 어누이티 리서치 부사장은 이 옵션을 택하는 상품 구입자는 불과 7%정도에 그친다고 밝혔다.
즉시 연금 중에서도 총 지불금에 대해 보장을 해주는 상품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만약 투자자들이 약속됐던 총 액수가 다 지불되기 전에 숨지게 되면 투자자가 지정한 사람에게 나머지 돈이 상속되는 상품이다. 그러나 물론 이같은 조항은 넣게 되면 투자자의 월수입이 많게는 10% 이상까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재정 전문가들과 보험 전문가들은 즉시 연금 상품을 구입할 때 투자자들은 2가지를 꼭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투자 결정은 구입자의 필요와 지불금의 액수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금과 소셜시큐리티 수입이 커버하지 않는 음식이나, 주거, 건강비용 등 필수적인 비용만 커버할 수 있도록 지불금을 결정해야 한다. 여행비용이나 골프클럽 멤버십과 같은 것들은 다른 투자 수입에서 감당할 수 있도록 해야 장기간 고정 수입으로서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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