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다 할 취미가 없이 살아왔다. 골프도 안 치고, 술 담배도 안 한다. 타고난 성격이 내성적인 탓에 친교가 넓지도 못하다. 건강을 위해 특별히 하는 운동도 없다. 그저 새벽 같이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고,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의 되풀이다. 책을 부지런히 읽고 음악을 즐겨 듣지만, 그것도 내게는 일의 한 부분이다. 여행도 내게는 일이다.
그런 나를 보고 사람들은 측은하다는 눈길로 묻는다. “아니 그럼, 무슨 재미로 사십니까?”
나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 “일하는 재미로 살지요.”
일이 정말로 재미있다. 재미가 없었다면 60년 넘게 같은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일이 재미있어서 전력투구하는 동안 자부심도 생기고, 사명감도 생기고… 그렇게 살아왔다. 다른 재능이 없으니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교세라’의 이나모리 전 명예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일하는 기쁨은 이 세상 살아가는 최고의 기쁨이다. 일에 열중하는 근면한 태도를 통해 인간은 정신적인 풍요로움과 인격적인 깊이를 가질 수 있다. 나는 인간이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는 대상이란 오직 일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 ‘카르마 경영’ 중에서
또 “일에 열중하여 얻을 수 있는 결실은 성취감만이 아니다. 일은 인간으로서의 기초를 만들고, 인격을 연마하는 수행의 역할도 한다”는 말도 했다.
전적으로 동감이다. 나도 그런 생각으로 내 일에 몰두해 왔고, 지금도 그렇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실제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일에서 재미를 느끼고, 즐겁게 일한 사람들이다. 자기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면서 재미를 느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일에 몰두하다 보면 이왕에 하는 바에는 최선을 다하자는 욕심이 저절로 생긴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자, 내 분야에서만은 최고가 되자,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해 내자… 그런 꿈을 가지고 일하다 보면 그만큼 성취감도 커진다.
이나모리는 “손이 베일 정도의 물건을 만들어라”라는 표현을 썼다. 너무나 뛰어나고 완벽해서 손을 대면 손이 베일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만큼 흠잡을 데 없는 완전무결한 제품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제 이 이상의 것은 없다’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을 완성할 때까지 노력을 아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바로 창조라는 높은 산의 정상을 올라야 하는 인간의 중대사이며 의무이다.”
그렇게 해서 꿈을 이루었을 때, 특히 어려움을 이겨내고 뜻하는 바를 성취했을 때 얻는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런 기쁨이 쌓이고 쌓여서 성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나는 이렇다 할 재능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혁신적인 것을 만들어낼 능력은 없다. 그래서 남들이 할 수 없는 일, 귀찮아서 하기 싫어하는 일, 기계나 컴퓨터가 못하는 일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종사하고 있는 안경제조 분야에는 컴퓨터로는 못하고 반드시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부분이 적지 않고, 그 부분을 이루어낸 덕에 지금의 작은 성공이나마 이룬 것이다. 그것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내게는 무척 재미있었다.
내 경험으로 말하자면 재미있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성공과 행복의 지름길이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부모의 꿈을 강요하는 교육을 무척 답답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적성이나 능력은 생각지 않고 무조건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갖기를 바라고, 그것을 성공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자녀들의 꿈은 다를 수 있다. 부모의 말에 순종하는 자녀들도 결국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된다. 그래서 변호사를 그만두고 작가가 되기도 하고, 의사라는 직업을 접고 음악가나 화가가 되기도 하고, 판검사 하다가 배우가 되어… 고생스럽지만 행복하다며 웃는다. 두 분야에서 다 성공하면야 물론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는 너무 힘들다.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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