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이 밝았다. 올해 을미년은 양띠, 그것도 청양띠의 해라고 한다. 청색은 예로부터 복을 전해주는 귀한 색으로 쓰였다. 또 초식동물인 양은 성질이 온순하고 인내심이 강하며 순종적이어서 근면과 성실을 상징한다.
2014년 갑오년 새해를 맞아 공존했던 설렘과 두려움이 아직도 생생한 데 벌써 1년이 지나갔다. 행복할 때는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 같아 아쉽고 힘들 때는 하루가 1년같이 느껴지지만 시간은 변함없이 정직하다. 그리고 그 시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각오와 계획을 세울 계기를 제공한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한인사회를 비롯, 미국, 한국과 세계 모두 경제적으로 숨 가쁜 1년을 보냈다. 정리를 하자면 지난해 연초 보다는 연말 경제상황이 훨씬 고무적이었고 이는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의 단서를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고 세계 유일의 수퍼파워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의 경제상황이 최근 수년 간 가장 낙관적이라는 점에서 올해 경제에 기대를 걸만하다.
가장 중요한 요소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 소매매출의 경우 최근 3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미국 경제는 무려 5.0%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3년 3분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 속도다.
가장 최근 통계인 11월 미국인 개인소득 증가율도 지난 6월 이후 가장 높은 0.4%로 집계됐으며 소비자 신뢰지수는 2007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다우 지수는 지난달 23일 사상 처음 1만8,000선을 돌파한 후 2만선을 향해 꾸준히 전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낙관적인 경제 배경에는 유가가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가능해졌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2015년에도 미국 개솔린 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솔린 값 하락은 미국 소비자에게는 하루 5억달러 상당의 지출 절감효과, 1년으로 따지면 1,500억달러의 지출 절감효과 또는 감세효과를 가져다준다.
반면 지난해 한인사회 ‘미시경제’를 보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미국 ‘거시경제’의 효과를 누리기보다는 악재가 더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인 경제의 젓줄이라고 할 수 있는 의류·봉제·패션업계가 자바시장 돈세탁을 계기로 현재도 발동중인 ‘특정지역 수사권’(GTO)으로 인해 상당히 위축된 상태다.
지난 7월 시작된 이후 아직도 타결을 보지 못하고 있는 LA와 롱비치 항을 비롯, 미 서부지역 20여개 항만과 노조 간의 태업사태도 한인 업체 전반에 걸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현재 9달러인 가주 내 최저임금도 2016년 1월 10달러로 오르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가뜩이나 미 전국에서 보험료와 렌트비 등 사업체 운영 경비가 최고 수준인 가주 소매업체들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하루가 다루게 변하고 있는 기술의 변천이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모든 기업인에게는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변하는 기술로 한 때 영화를 누렸던 기업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례를 수없이 목격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앞으로 의식주, 즉 입고 먹고 자는 사업을 빼고 안심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하나도 없다고까지 말한다.
올해도 한인사회, 나아가 미국과 세계 경제는 가파르게 달려갈 것이다. 올해의 경우 FRB가 빠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에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현재의 저유가가 언제 어떻게 돌변해 우리 지갑을 압박할지 모른다. 러시아 경제는 내년에도 더욱 악화될 것이 자명하고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지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사태, 이슬람 급진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의 세 불리기는 주요 불안요소다.
올해는 그래서 양같이 더욱 인내하고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은 공평하다. 시간과 기술이 주는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1년 후 이맘 때 우리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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