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일주를 넘기고 또 흐지부지됐다. 새해부터 오후 8시 이후 금식, 야식은 절대 먹지 않겠다던 굳은 맹세는 결국 라면 한 젓가락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버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가족들과 함께 떠난 나아아가라 폭포 여행에서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다짐했던 결심이라 아쉬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매주말 하이킹을 가겠다고 했던 지난 해 ‘뉴 이어 레졸루션’도 있었네. 물론 그 때도 그 ‘거창한 플랜’은 작심삼일에게 두 손을 들고 물거품이 됐었다.
매년 초 지겹도록 되뇌는 새해 결심은 왜 그렇게 실천이 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은 신년 초에 각오를 다지며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하지만 연말이 되면 언제나 그 자리에 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역시나’라며 체념하기 일쑤다.
‘뉴 이어 레졸루션’이 작심삼일이 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것 중 하나는 ‘막연하거나 추상적인 새해 소망’이다. ‘자기 계발, 금연과 다이어트, 영어공부’등 구체적이지 않은 ‘새해 소망’을 새해 결심이라고 오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새해 결심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가 필수다. 뭉뚱그려 ‘건강을 위해 야식을 끊자’라는 것 보다는 원하는 체중 감량을 위해서라든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몇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라는 구체적이고 실질적 목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영어 공부를 결심한 사람이라면 ‘자막없이 영화보기’ ‘영어성경 일독’ 등의 가시적 목표가 해당된다.
몇 해전 지인의 ‘성공적인 작심’이 문뜩 생각난다. 주부 겸 직장인인 40대 초반의 김모씨는 어린 시절 꿈이었던 ‘성가대 반주자’라는 목표를 세우고 드럼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그 나이에 드럼을 배워서 뭘 하나라는 부정적 시선도 있었지만 그는 매일 바쁜 점심시간을 쪼개 레슨을 받고 귀가 후 아이들이 잠자리에 든 사이 소파나 방석 등을 북과 심벌로 삼아 무조건 1시간씩 연습에 매진했다. 피나는 노력 덕에 그는 2년이 채 못돼 출석교회의 성가대 드럼 반주자로 우뚝 섰다. 성가대 반주라는 구체적 목표가 있었기에 그의 뉴이어 레졸루션은 용두사미가 되지 않았다.
새해 결심 성공을 위해서는 자신의 성향과 현재 위치, 능력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계를 뛰어넘는 엄청난 힘과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만 이뤄낼 수 있는 목표라면 경계해야 한다. 의욕만 앞서다 보면 무리하기 마련이고 지레 지치게 된다. 예를 들어 퇴근이후 시간 활용에 피트니스클럽과 영어 회화, 악기 레슨 등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플랜을 함께 넣는다면 현실적으로 성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성공적인 작심’에는 특히 1월이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있듯 새해 결심을 현실에 적용해 무리가 있는 플랜이라면 솎아 내고 보다 실천 가능한 계획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연간 단위 결심이 버겁다면 월간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고려해보자. 평소 해보고 싶었지만 엄두를 못 냈던 일들을 매월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전거 출퇴근, 수제 맥주 만들기 클래스 수강, 집안 키친과 목욕탕 DIY 도전 등의 로망을 건드리는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어쨌든 작심삼일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부터 새해 결심이 어긋났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글 수는 없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실패를 맞닥드리면 목표를 재조정해 다시 도전하는 계기로 사용한다.
포기하고 싶을 때는 작심삼일을 ‘무한반복’이라도 해보라. 말 그대로 사흘마다 작심삼일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렇게 120번을 반복하다 보면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될 테니까. 실망하지 말자. 2015년 365일 중에서 아직 356일이나 남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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