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늪축구’, 우즈베크도 꿇렸다
▶ 2015 호주아시안컵 축구, 연장서 손흥민 2골로 2-0… 이란-이라크 승자와 4강 격돌
연장 전반 14분 결승골이 된 선제골을 뽑아낸 손흥민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
“우즈베크는 늪으로, 우리는 4강으로”라는 응원 구호대로 됐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55년 만에 정상등극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연장전에서 터진 손흥민의 천금같은 연속골로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우즈베키스탄과의 대회 8강전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팽팽한 0의 균형을 이어가던 연장 전반 14분 손흥민이 김진수의 왼쪽 크로스를 헤딩으로 꽂아넣어 선취골을 따낸 뒤 연장 후반 14분 차두리가 질풍노도 70m ‘폭풍 드리블’로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돌파하고 살짝 내준 패스를 손흥민이 대포알같은 왼발슛으로 꽂아넣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이번 대회에서 4연승 무실점(5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대회 3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오는 26일 시드니에서 벌어지는 준결승에서 이란-이라크 8강전 승자와 결승티켓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전체적인 경기력을 보면 수비 불안은 여전했고 골 결정력에서도 미흡한 모습이 여러번 나타났던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이청용과 구자철, 두 주축선수를 잃은 악조건 속에서도 고도의 집중력과 투혼을 다해 싸워 승리를 얻어낸 것은 정말 값진 성과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에 이정협, 양쪽날개에 손흥민과 이근호, 처진 스트라이커에 남태희, 중앙에 기성용과 박주호, 포백에 김진수, 곽태휘, 김영권, 김창수, 골키퍼에 김진현을 스타팅 11으로 내세웠다.
전반부터 한국은 볼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보면 주도적으로 경기를 운영했으나 실제 위험한 찬스는 우즈베키스탄이 더 많이 만들어냈다.
특히 전반 17분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가 한국 수비수 머리에 맞고 골문 반대쪽에 홀로 서 있던 산자르 투르수노프 앞으로 향하는 아찔한 위기를 맞았으나 김진현이 지체없이 뛰쳐나가 몸으로 슈팅을 막아내는 수퍼세이브로 위기를 넘겼고 곧이어 아딜 아흐메도프에게 문전에서 슈팅을 내줬으나 다행히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은 20분 손흥민의 스루패스를 받아 오픈 찬스를 잡은 이정협이 왼발슈팅이 빗맞기는 했으나 이날 첫 포문을 열며 분위기를 안정시켰고 25분에는 또 다시 손흥민의 스루패스를 받은 이근호가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잡았다.
이근호의 슈팅은 뛰어나온 골키퍼에 막혔고 리바운드를 뒤따르던 남태희가 때린 것도 다시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으나 이때부터 한국은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어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오른발로 회심의 감아차기를 시도한 것도 우즈베크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초반 좋은 득점찬스를 놓쳤다. 후반 5분 프리킥을 기성용이 문전으로 올려 정확히 이정협의 머리에 연결했으나 회심의 헤딩슛을 우즈베크 골키퍼가 날아오르며 손으로 쳐내 아쉬운 입맛을 다셔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5분 오른쪽 풀백 이날 수비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공격 가담도 원활치 못했던 김창수를 빼고 차두리를 투입했다, 그리고 후반 26분 이근호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후반 33분 실점이나 마찬가지인 아찔한 위기상황을 넘겨야 했다.
새르도르 라시도프가 오른쪽을 완전히 돌파한 뒤 올려준 크로스를 골문 왼쪽에서 루트풀라 투라예프가 노마크 헤딩찬스를 잡았으나 그의 머리에 맞은 볼이 활짝 열린 골문을 외면하고 왼쪽 골대 밖으로 빗나간 것이 천운이었다.
이후 연장으로 이어진 승부에서 한국은 연장 전반 14분 마침내 0의 균형을 깼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김진수가 상대 수비수의 드리블을 가로챈 뒤 수비 두 명 사이로 올려준 크로스를 손흥민이 헤딩으로 연결했고 볼은 골키퍼의 팔과 다리에 맞은 뒤 떨어지며 골라인을 넘어갔다. 손흥민은 이 골로 A매치 10연속 경기 골가뭄 행진을 마감했다.
이후 우즈베키스탄의 사력을 다한 반격에 시달리던 한국은 연장 후반 종료직전 승부를 끝내는 쐐기골을 뽑았다. 상대 크로스를 수비수가 문전에서 헤딩으로 걷어낸 뒤 볼을 잡은 장현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쪽으로 달려 나온 차두리에 패스를 내줬고 여기서 ‘차미네이터’의 폭풍질주가 시작됐다.
사이드라인을 타고 가공할 파워와 스피드로 치고 들어간 차두리는 마지막 수비수의 다리 사이로 볼을 빼내 페널티박스 안까지 치고 들어간 뒤 손흥민에 완벽한 패스를 내줬고 손흥민은 볼을 잡아 한 차례 컨트롤 한 뒤 골문 한복판 윗그물에 꽂히는 회심의 미사일 왼발슛을 꽂아 넣었다. 짜릿한 결말이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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