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여 주류 보험사와 계약, 어떤 상품도 서비스
▶ ‘셀프펀드’ 건강보험 사용한 만큼만 돈 내 경제적... ‘비울수록 채워진다’ 믿어 빈곤국 지원에도 동참
29세 때인 1990년 설립한 천하보험을 미주 한인사회 정상의 보험 에이전시로 키워낸 박기홍 대표가 LA지사 사무실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박상혁 기자>
[인터뷰 - 박기홍 천하보험 대표]
1988년부터 27년동안 오로지 보험 한 우물만 팠다. 그 결과 한인커뮤니티 최대규모 보험 에이전시를 일궈냈다. 박기홍(53) 천하보험 대표 얘기다. 천하보험 LA 지사 사무실에서 약 1시간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그는 질문 하나하나에 정성스럽고 또렷한 목소리로 답변했다. 여느 CEO와는 다른 자신감과 추진력, 주위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원맨쇼’로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할 수 없다. 상대방이 존재해야 가능한 것이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경영’ ‘나눔경영’을 실천한 것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박 대표는 강조한다. 현재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을 향해 묵묵히 앞으로 전진하는 박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보험업계에 투신하게 된 계기는.
▲ 25세 때인 1986년 단돈 800달러를 들고 미국에 이민 왔다. 미국에 오자마자 지인에게돈을 좀 빌려서 캄튼에 있는 패스트푸드 업체를 인수했고 이후 1년 동안 경영했다.
매상을 두 배 올려서 식당을 판 다음 무엇인가 도전적인 일을 찾던 중 친구가 “가장 어렵다는 보험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 도전정신 하나로 보험업에 뛰어들었다. 보험이 비전이 있다는 판단 하에 내 몸을 재산으로 보험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 30세가 되기 전에 천하보험을 창업했는데.
▲ 1988년에 ‘에퀴터블 라이프’에서 세일즈 에이전트로 보험 인생을 시작했고 ‘멧 라이프’매니지먼트를 거쳐 보험에 발을 들여놓은 지 3년 만에 ‘알리안츠’사의 아시안 담당 내셔널 디렉터로 승진했다. 주류 보험사에서 근무하는동안 창업을 준비했고 캔사스시티 보험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1990년에 자본금 1만달러로 단 1명의 직원을 두고 가든그로브에서 천하보험을 설립했다. 창업 당시 손해보험 업계를 제패하겠다는 큰 꿈을 갖고 회사명을 ‘천하’로 정했다. 나와 함께 천하보험의 첫 발을 내디딘 그 직원은 아직도 근무하고 있다.
- 현재의 천하보험은 어떤 회사인가.
▲ 가든그로브에 본사, LA 및 샌디에고에 각각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또 조지아주 애틀랜타, 앨라배마주에도 오피스를 두고 있다. 올해안에 달라스에도 오피스를 열 계획이다.
모두 4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종합보험 에이전시로 그룹 건강보험, 커머셜 보험, 종업원 상해보험(워컴) 분야가 특히 강하다. 수백개의 주류 보험사들과 계약을 맺고 있어 그 어떤 상품도 고객이 원한다면 서비스가 가능한게 천하보험의 강점이다.
연 매출은 7,000만달러, 줄잡아 1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 성공적인 CEO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 과찬이다. 보험을 하면서 손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시한 게 성공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
경영은 곧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삶을 살도록 노력한 것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사랑경영’을 모토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데 그치지않고 고객과 직원을 포함, 모든 주위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
- 성격이 부드러운 CEO인 것 같다. 직원 관리비법을 소개한다면.
▲ 나는 근본적으로 약한 사람이다. 나를 위해, 주위 사람들을 위해 매일 기도를 드린다.
직원들에게 일을 피할 수 없으면 즐기면서 하라고 말해 준다. 사람에 따라 일은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일을 못하는 것은 괜찮지만 게으르고 타성에 젖은 사람을 보면 그 자리에서 고쳐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우리 회사의 시스템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며 직원들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어 감사를 드린다. 직원 없이 회사는 존재할 수 없으며 회사와 직원은 함께 발전하는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주력한다.
- 보험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근로자·사업주들의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
▲ 고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험상품 보급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가을 5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한 한인 사업체들이 가입할 수 있는 경제적인 직원 건강보험 상품인 ‘셀프펀드 플랜’을 선보였다. 셀프펀드는 비즈니스 업주들이 주목하고 있는 PPO 건강보험플랜으로 일정액을 보험료로 지불하는 것은 일반 보험과 다르지 않지만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큰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의료 서비스를 적게 사용하면 할수록 보험료 부담이 줄어든다. 천하보험이 내놓은 셀프펀드는 미국 내 병원 네트웍은 물론 상대적으로 의료 수가가 저렴한 한국과 멕시코 내 의료기관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사의 플랜과 차별화 된다.
- 한인타운 보험업계를 어떻게 보는가.
▲ 한인타운의 많은 보험업체들은 한인 고객들에게 다양하고 유익한 보험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성실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업종들과 마찬가지로 보험업계 역시 시장규모의 한계에 도달해 있다.
이 때문에 한인마켓을 뛰어 넘는 새로운 시장개척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고, 이를 잘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천하보험은 일찌감치 비한인 마켓의 중요성을 깨닫고 타민족 시장 진출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계 밀집지역은 10년 전부터, 일본계 시장은 18년 전부터 공략해 오고 있다.
- 천하보험이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 셈인데.
▲ 맞다. 우리 회사는 새로운 기회와 동기를 동시에 얻었다. 천하보험은 풍부한 경험을 갖춘전문 인력과 잘 정비된 시스템, 탄탄한 재정 등 여러 면에서 상당히 건실하고 강한 조직력을 갖춘 기업이다. 이런 장점과 능력을 결집해 미래를 준비하며 성장을 거듭해 나갈 것이다.
- 빈곤국 지원에 동참한다고 들었다.
▲ 처음 천하보험을 설립했을 때부터 ‘사랑경영’ ‘나눔경영’을 모토로 회사를 운영해 왔다. 주위 사람들과 나누면 나눌수록 하느님은 채워 주신다고 믿는다. 사랑과 나눔을 토대로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하느님을 머리에 담고 살아라’는 의미를 지닌 ‘쉐마(Shema) 재단’을 설립해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는 8개국에 매년 기부해 오고 있다. 내가 아닌 천하 직원들이 베푸는 사랑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천하보험이 탄생한 1990년만 하더라도 주류 대형 보험회사들은 영세한 규모의 한인 보험 에이전시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보험상품판매계약을 따낼 수 없었다는 얘기다.
고민 끝에 6개월 동안 열심히 주류보험사의 문을 두드렸다. 한 주류보험사 CEO가 북가주 오클랜드로 출장을 왔다는 얘기를 듣고 비행기 표를 끊어 그가 있는 곳으로 갔고 거기서 계약을 따내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 우리회사 사무실 구조도까지 그에게 보여주며 설득작업을 벌인 끝에 계약을 따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옛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 앞으로의 계획은.
▲ 보험 에이전시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르는게 단기적 목표이며 장기적으로는 주류 보험사처럼 고객들이 꼭 필요로 하는 다양한 보험상품을 직접 만드는 보험회사를 설립하고 싶다.
아울러 한국과 중국시장에도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절대 돈벌이에 집착하지 않겠다. 쉬마 재단을 통해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 생각이다.
● 박기홍 대표는
-1961년생
-1986년 도미
-부산 동성고
-부산 동아대
-부산대 국제경영학 석사
-1990년~현재 천하보험 CEO
-2001~02년 OC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2011~12년 OC 인간관계위원회 커미셔너
-OC 평통위원(현)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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