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공연으로 가장 많은 유료 관객을 유치한 가수’ 이문세(56)는 공연에 일가견이 있다. 그에게 긴 수식어를 안긴 2013년 6월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펼친 콘서트 ‘대.한.민.국. 이문세’가 증거다. 당시 이문세는 노을이 질 무렵에 맞춰 ‘붉은 노을’을 불렀고 악보를 접어 만든 듯한 종이배를 타고 공연장을 훑으며 ‘깊은 밤을 날아서’를 불렀다. 작곡가 이영훈(1960~2008) 추모 무대에서는 연주자 없이 스스로 연주되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사랑이 지나가면’을 선보여 눈물샘도 자극했다.
이문세는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을 두고 오래 고민해왔다. 그가 3년여의 제작 과정을 거쳐 13년만에 발표하는 정규 15집 ‘뉴 디렉션(New Direction)’은 그 결과다. 앨범을 총괄 프로듀싱한 이훈석 프로듀서는 “‘감정 전달’에 중점을 뒀다. 이문세가 이해한 곡의 감정을 어떻게 전달할까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전했다.
이문세는 정규 15집을 다양하게 부른다. 슬픈 멜로디와 가사를 가진 곡 ‘사랑 그렇게 보내네’를 담백하게 부른다거나, 봄날의 감성을 담은 ‘봄바람’을 능청스럽게 즐기는 식이다. “연주자, 반주자에 따라서도 노래가 달라졌다"는 게 이훈석 프로듀서의 설명이다.
“섬세하게 들으시면 창법이 바뀌었다는 걸 느끼실 수 있으실 거예요. 읊조리거나 내지르는 식이 아니라 편곡과 음악의 흐름에 맞추려 애를 썼죠."(이문세)
최상의 컨디션일 때 보컬 녹음을 진행하기 위해 홈레코딩 방식을 취한 것도 이번 앨범의 특징이다. 이문세는 컨디션이 좋은 날을 골라서 노래했고 그렇지 않을 때는 쉬거나 음악을 이야기했다.
“이번 앨범처럼 녹음할 때 행복했던 적이 없어요. 멜로디는 쉬운데 표현은 어려운 곡들이 있었는데 그럴 때는 프로듀서, 엔지니어와 한참 이야기하다가 ‘노래해 봅시다’하고 녹음을 했어요. 그때 모든 사람이 좋다고 말해주는 그런 쾌감, 그런 게 제일 많았던 앨범입니다."
타이틀곡 ‘봄바람’은 하얀 바지, 선글라스, 일렉트릭 기타를 메고 능청스럽게 노래하는 이문세가 어울리는 곡이다. 밴드 ‘브릭’의 강현민이 작곡하고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을 작사했던 김영아 작사가가 노랫말을 썼다. 보컬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 나얼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듣자마자 타이틀감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후보가 3~4곡 있었는데 이 노래가 제목이 ‘봄바람’이고 지금이 봄이잖아요. 지금 아니면 못 듣는다고 생각했죠."
노영심이 곡을 쓰고 이문세가 노랫말을 쓴 ‘그녀가 온다’는 그룹 ‘슈퍼주니어’ 규현과 나눠 불렀다. ‘제2의 깊은 밤을 날아서’로 불릴만큼 동화적인 상상력이 멜로디와 가사 모두에 묻었다.
“규현이 연습을 정말 많이 해서 왔더라고요. 살랑살랑 봄 처녀의 치마가 나풀거리는 느낌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는데 그것도 금세 이해하고요. 녹음실에서 넌 천재라는 말을 계속했죠."
조규찬이 작곡한 ‘그대 내 사람이죠’ ‘무대’ 등도 실렸다. 조규찬은 “요즘에는 전주와 후주가 짧아지는 등 소리가 나는 부분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문세의 이번 앨범은 소리 나지 않는 부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귀가 쉴 수 있는 음악"이라고 추천했다.
이 밖에 모두 200여 개의 곡 중에서 엄선된 ‘러브 투데이(Love Today)’ ‘꽃들이 피고 지는 게 우리의 모습이었어’ ‘집으로’ ‘뉴 디렉션(New Direction)’ 등이 실렸다. 곡마다 30개의 가사를 수집, 선택한 노랫말들이 인상적이다.
“폴 매카트니는 일흔이 넘었는데도 왕성하게 활동하잖아요. ‘비틀스’ 시절의 음악만 가지고 활동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신곡을 발표했어요. 이번 앨범은 저 또한 과거에 멈춰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음원은 7일 자정 공개된다. 이문세는 15집 발표와 함께 4월15일 LG아트센터를 시작으로 극장 공연 ‘2015 시어터(THEATRE) 이문세’를 연다. 부산, 전주, 경산 등을 돈다.
<오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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