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일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평균시청률 35%로 `국민드라마’가 된MBC TV 드라마 ‘왔다! 장보리’(극본 김순옥·연출 백호민)가 종영한 뒤 주인공 `장보리’를 연기한 오연서(28)는 이런 생각을 했다.
“장보리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까.”
데뷔한 지 10여 년만에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으로 겨우 얼굴을 알렸고, `왔다! 장보리’로 입지를 굳혔다. 대중은 `왔다! 장보리’ 속 뽀글뽀글한 파마머리와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그를 기억했다. 그에게 장보리는 벗기 힘든 옷이자, 벗기 싫은 옷이다.
"사실 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잖아요. 보리라는 캐릭터가 저한테 많이 남기도 했고요. 그래서 뭔가 다시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었죠. 대본도 많이 들어왔었는데, 그냥 좀 너무 힘들어서 일단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랬던 그가 MBC TV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극본 권인찬·김선미, 연출 손형석·윤지훈)로 딱 석 달 하고도 일주일 만에 다시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인터뷰, 화보촬영 등으로 쉰 시간은 보름 정도다. "장보리가 너무 강렬했잖아요. 사실 걱정이 정말 많았어요. 주변 분들도 그렇고, 너무 빨리 들어가는 것 아니냐면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생각도 많았고요."
그는 빠른 복귀 이유에 대해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회까지 대본이 나온 상태였어요. 시놉시스를 보고, 대본을 읽어본 순간 너무 재미있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율’이 정말 사랑스러운 거예요!"
드라마 초반에는 오연서가 아직 ‘장보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자체 최고 시청률 14.3%까지 찍으며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로 마무리했다. 오연서는 “제 행보가 어떻게 좀, 괜찮았나요?"라고 되물으며 웃었다. "처음에는 장혁 선배님의 전작 `운명처럼 널 사랑해’랑 연결 지어서 `운명처럼 널 장보리’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솔직히 좀 힘들기도 했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고 잘 마무리돼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
그는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발해의 마지막 공주 신율을 연기했다. 그는 어릴 때 얼음 호수에 버려져 몸에 냉독이 박혀 죽을 운명에 처했지만, 똑똑하고 당당한 여인이다. 오연서는 “율이로 살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신율에서 나오기 싫을 만큼, 율이는 좀 특별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여성상이에요. 예쁘고 똑똑하고, 그냥 착하기만 한 게 아니라 상대가 누구든 할 말 다하면서 살만큼 배포도 커요. 그런 게 되게 부러웠어요."
절절한 멜로연기까지 소화해 내며 `빛나거나 미치거나’를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이번에는 진짜 쉴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한 번도 쉬지않았다는 오연서는 “막상 끝나니까 내일부터 뭘 해야 하지 싶으면서 허전하다"고 고백했다. "일이 없으면 뭔가 의무감이라고 해야 되나, 할 게 있는 것 같다는 그런 불안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시간을 잘 보낼 방법을 찾으려고 해요. 그림을 배운다든가, 운전도 배워야 할 것 같고. 여러 가지 생각 중이에요."
오연서의 공식적인 일정은 5월2일 팬미팅을 마지막으로 모두 마무리된다.
데뷔 후 첫 팬미팅이다. "팬카페나 SNS에서만 뵙던 분들을 실제로 만난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신기하고 설레요. 소규모로 진행하다 보니 가까이에서 얘기도 많이 하고 싶어요. 회사에서는 뭐, 노래를 준비하라고 하는데. 따로 연습해야 할까요? 가수 아니니까 잘 못 불러도 되겠죠?"
<조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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