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지음·21세기북스 펴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는 65%의 지지율로 대통령 임기를 마친 존경받는 지도자, 호세 알베르토 무히카 코르다노(79) 전 우루과이 대통령에 대한 평전이다.
무히카 전 대통령에 대한 일화는 무궁무진하다. 재임 내내 월급의 90%를 기부하고, 화려한 대통령 관저를 노숙인 쉼터로 개방한 대통령. 정작 본인은 거실과 방, 부엌이 1개씩밖에 없는 허름한 농가에 머물며 주말에는 땅을 일구는 일에 전념했다. 군부독재에 반대하는 좌익 게릴라 조직 활동을 하며 수차례, 수십 년의 옥고를 치르는 고통 속에서 결국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오른 ‘거물 정치인’이지만 자신의 프로필 상 직업란에는 아직 ‘농부’라고 적혀있다.
지난 2월 27일 있었던 대통령 퇴임식 날에도 1987년형 낡아빠진 폴크스바겐 비틀을 직접 몰고 궁을 떠났다고 한다. 5년 전 취임 당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물론 소박한 삶을 살았다는 것만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는 없다. 그의 재임 기간 우루과이의 빈곤율은 크게 떨어지고 소득은 증가했다. 2005년부터 우루과이 경제는 매년 평균 5.7%씩 성장했다.
책은 6개월에 걸친 직접 인터뷰와 방대한 자료 조사를 통해 1999년 처음 출간됐다. 저자는 1994년 우루과이 의회에 하원의원으로 입성한 최초의 좌익 게릴라 대원이었던 호세 무히카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초선의원이었던 그는 정장을 차려입지도 않았고 말투는 직설적이었으며, 기자들에게 전형적인 정치인처럼 답변하지도 않았다. ‘자신에게 적대적이기까지 했을 세상에 그토록 자신만만하게 논란의 씨를 뿌린 이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그런 생각 아래 저자는 무히카의 출생을 포함한 모든 과거, 손에 무기를 들고 다녔던 게릴라 시절의 이야기, 남다른 삶과 사상을 담아 이 책을 펴냈다. 그리고 날로 영향력을 키워가는 무히카를 따라 개정을 거듭했다고 한다.
이번 한국어판에는 무히카 전 대통령이 2012년과 2013년 유엔 등에서 했던 연설문과 그와 그의 가족을 담은 사진, 힘과 용기를 주는 무히카 어록 80편도 수록됐다. 그중 우리 정치인들이 새겨들으면 좋을 한 구절을 소개해 보겠다.
“정치인은 다수의 견해에 따르는 경향이 있다. 그래야만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테니깐. 그러나 어떤 길을 확신하게 되면, 때때로 선구자적인 결정을 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소수의 편에 서는 정치적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일부러 여론과 싸울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여론의 노예가 되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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