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집 프로그램 넘어서 리얼버라이어티·토크쇼 등 종횡무진
▶ 창의력+예능감+출중한 외모까지 갖춰 ‘셰프 매력’ 맘껏 발휘
샘킴
백종원
● 예능 프로 ‘셰프’ 전성시대
▲ 셰프들의 반란
예능 프로그램의 추세가 ‘먹방’(먹는 방송)에서 ‘쿡방’(쿠킹+방송)으로 넘어가면서 셰프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셰프들의 주무대는 올리브TV ‘올리브쇼’였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은 ‘올리브쇼’는 유명 스타 없이 다양한 경력의 셰프들만으로도 장기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연출을 맡은 신상호 PD는 프로그램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의 합성어)의 힘을 꼽았다. 그는 “요리 실력만 좋은 줄 알았던 셰프들이 창의력도 좋고 예능감도 좋다. 외모도 훌륭하고 캐릭터가 재밌는 분들이 많다”며 셰프들의 반란을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냉장고를 부탁해’가 셰프들의 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만들면서 방송가에서 셰프테이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현석은 ‘냉장고를 부탁해’외에 ‘마녀사냥’‘썰전’, KBS 2TV ‘해피투게더3’, MBC ‘라디오스타’등 요리와는 전혀 무관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KBS 2TV ‘인간의 조건3’ 고정 자리까지 꿰찼다. 샘킴은 MBC ‘일밤-진짜사나이2’, 레이먼킴은 SBS ‘정글의 법칙 in 인도차이나’에 출연 중이다. 정창욱 역시 최현석과 함께 ‘인간의 조건3’에 합류했다. 제작진은 처음부터 예능감 좋은 셰프를 염두에 두고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을 정도로 현재 방송가에서 셰프의 위상은 높다.
▲ 왜 셰프인가?
‘냉장고를 부탁해’, tvN ‘삼시세끼’‘식샤를 합시다2’, 올리브 TV ‘오늘 뭐 먹지’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의 특징은 모두 먹을 것과 연관이 된다는 점이다.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중들은 잘 먹고 마시는데 관심이 많다. MBC ‘아빠 어디가’의 인기는 윤후의 ‘짜파구리’먹방부터 시작됐고,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추사랑과 삼둥이(송대한, 민국, 만세)의 사랑스러운 먹방이 인기 견인 요소였다. 이렇게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친근함과 유머로 무장한 셰프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 것이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수많은 셰프테이너를 발굴해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셰프들이 15분동안 우왕좌왕하며 요리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통해 예능적 재미와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요리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키는데도 성공했다.
요리 전 선보이는 ‘앞치마 털기’‘소금 뿌리기’등 허세 가득한 퍼포먼스로 ‘허셰프’라는 별명을 얻은 최현석과 ‘김유정 닮은꼴’로 유명한 정창욱, 곰돌이 푸를 연상시키는 이원일, ‘비주얼 셰프’ 미카엘 그리고 최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백주부의 고급진 레시피’를 선보이며 ‘꿀팁’을 전수중인 백종원 등 천차만별로 다른 셰프들의 매력은 신선함을 더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셰프들의 인기 요인에 대해 “쿡방 트렌드에 기인한다. 음식과 토크가 결합된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방송에서 셰프를 다루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셰프가 무엇인가를 가르쳐주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최근 셰프들은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단순히 자신의 요리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셰프가 자신들의 캐릭터를 갖게 되면서 굉장히 독특한 방송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방송가 안팎으로 셰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이대로 좋은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셰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만큼 이들을 찾는 방송도 많아졌지만 그만큼 이미지 소비의 위험이 존재한다. 이미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셰프인 만큼 ‘레스토랑을 홍보할 목적으로 방송에 출연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TV에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칭송을 받는 것에 대한 불편한 목소리도 분명 존재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비정상회담’이 인기를 끌며 외국인 프로그램이 생겼다 사라졌듯이 셰프가 인기를 끌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셰프를 끌어들이는 느낌이 든다. 아무리 셰프라 해도 이미지 소비가 많이 되면 시청자들도 싫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무분별하게 방송에 많이 나오면 소비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셰프 트렌드가 금세 시들해질 수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말 잘하는 요리사가 최고의 전문가인 것처럼 여겨질 수 있어서 걱정이 된다”며 “누가 뭐래도 셰프의 능력은 요리 능력인데 그것보다 방송에 적합하다는 이유만으로 찬사를 받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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