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가수 노사연(58)의 목소리는 여전히 깊고 따뜻했다.
노사연은 7일 오후 서울 신사동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신곡 ‘바램’을 부른 뒤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걸 느끼고 있다"면서 “‘많은 분들이 이런 노래를 기다렸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디지털 싱글로 공개된 ‘바램’은 가족과 일에 희생한 부모세대를 위로하는 노랫말이 공감을 사고 있다.
SBS 러브FM ‘노사연 이성미 쇼’외 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일이 거의 없음에도 중장년층 팬들 사이에 입소문이 번지고 있다.
공개 반년 만에 쇼케이스를 연 이유 역시 이 곡이 꾸준히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 노사연의 중저음 보컬과 애잔한 멜로디 역시 호응을 얻고 있다.
유튜브 조회수가 무려 500만건에 달하고 있다. 노사연의 대표곡인 ‘만남’(1989) 이후 최대 히트가 기대된다. 중장년층을 상대로 한 성인가요가 유튜브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성인발라드의 황제’로 통하는 김종환이 작사, 작곡했다. 노사연은 “‘존재의 이유’ ‘사랑을 위하여’ 멜로디가 나와 맞는 것 같다"면서 김종환에게 곡을 부탁했다고 했다.
“김종환 씨와 만난 지 10년이 지났어요. 언젠가 종환 씨에게 곡 하나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어느날 예고도 없이 곡이 다 만들어졌다면서 가져왔더라고요. 곡을 듣는 순간 마음에 와 닿았어요.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일이 있어) 기도하고 있던 때라 듣는 순간 눈물이 나더라고요."
노사연은 ‘바램’에서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라고 노래한다.
김종환은 “10년 전에 부탁을 받았어요. 곡을 만들려고 하면 하루에도 3~4곡씩 만들 수 있죠. 근데 그건 찍어내는 거예요. 노사연이라는 가수에 어울리는 이미지와 색깔, 그리고 살아온 배경을 파악하는데 오래 걸렸습니다"라고 알렸다.
노사연은 ‘바램’의 인기에 대해 “진실된 가사"를 꼽으며 “다른 길을 가면서 공감하는 마음을 제 목소리로 전달하는 것이 감사하다"고 눈을 반짝였다.
노사연은 ‘바램’과 김종환이 함께 듀엣한 ‘사랑으로 하나되어’에 애창곡 7곡을 더한 정규 9집 ‘바램’을 지난 6일 발매했다. 그간 MBN ‘속풀이쇼 동치미’ 등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예능인’ 이미지가 굳어졌다.
워낙 성격이 밝아서 많은 분들이 예능인의 이미지로 본다면서 그래도 “가수로서 활동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웃었다. 난청이 생겨 보청기를 사용한다고 고백한 노사연은 “예전에는 부끄러워 사실을 숨기고 방송에서 멍하게 있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약할 때 (오히려) 강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이내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다.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이제 끝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울감도 있었고, 갱년기도 겪으면서 뭔지 모를 갈급함도 느꼈죠. 그런데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내 인생이 피고 지고는 게 아니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됐죠. 그럴 즈음에 김종환 씨를 통해 이런 곡이 나오게 됐어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이에요. 오랜만에 가수 활동을 하니 남편(가수 이무송), 아들도 너무 좋아하죠.(웃음)"
김종환은 노사연이 노래를 해야 하는데 예능 프로그램 출연만 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서 “가수를 다시 시작했으니 두 가지를 다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노래할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죠. 이번 곡이 연륜에 걸맞는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해요. 다시 한번 가수로서 재발견됐으면 합니다."
노사연의 ‘만남’, 김종환의 ‘존재의 이유’ ‘사랑을 위하여’는 두 사람을 ‘발견’하게 해준 노래들이다. “이 곡들이 워낙 세서, 다음 곡들에 대해 부담이 있지 않았냐는 말씀도 할 수 있죠. 그런데 노래는 각각 색깔이 있어요. ‘만남’을 들어야 했던 세대가 있다면 지금은 ‘바램’을 들어야 하는 시기죠. 유튜브 조회수와 인터넷 기사에 남겨진 댓글을 보고 이번에 노사연 씨 신곡 쇼케이스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김종환은 ‘바램’과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가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수익을 내면 일부 기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노사연은 역시 “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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