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매체 새 비즈니스 모델… LA타임스, U-T 샌디에고지 인수
▶ 기사 공유 등 통해 경비 대폭 절감... 이질성 클 경우 실패 위험도 높아
LA타임스가 최근 인수한 U-T 샌디에고지 본사 건물. 최근 인근지역 신문사들 간 합병이 인쇄매체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LA타임스와 U-T 샌디에고는 곧 같은 주인을 갖게 될 것이다. 이는 남가주 지역에서 수적인 강세를 보이는 신문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신문시대에 진입하려는 포석에 따른 것이다. 지역적으로 인접해 있는 신문들을 조합하는 것은 고전하는 신문 미디어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스토리들을 공유하고 광고 협상력을 높이며 경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유한 가문이 신문을 소유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이제는 미디어 기업들이 많은 곳들에 산재한 언론들을 다수 소유하고 있는 시대이다. 신문들은 인접성에 의해 재편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 결과 자매지들이 미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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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전문가인 켄 닥터는 “현명하게만 이뤄지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인접한 두 신문사가 합쳐질 경우 콘텐츠를 나누고 기술적인 면과 광고 판매, 인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 합병은 신문사의 수명을 연장시켜 주고 디지털 상품과 다른 투자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해 줄 수도 있다.
이것이 LA타임스와 다른 신문들을 소유한 시카고 소재 트리뷴 퍼블리싱이 U-T 샌디에고와 산하 8개의 커뮤니티 주간지들, 그리고 웹사이트들을 8,500만달러에 매입한 이유이다. 이 거래는 LA타임스 모회사에게 미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의 존재감을 확장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트리뷴 퍼블리싱이 새로 발족시킨 회사인 캘리포니아 뉴스그룹이 두 마켓에서의 운영을 책임지게 된다. U-T 샌디에고 발행인도 맡게 될 LA타임스의 발행인 어스틴 버트너는 두 신문이 독립적인 언론으로 존재하면서 기사를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디어 관계자들은 트리뷴의 전략이 성공할지 여부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두 신문은 인쇄매체 광고수입의 지속적인 감소로 인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미디어 컨설턴트 앨런 머터는 지적했다. 그는 “노령화되는 독자층과 큰 광고주들의 신문광고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신문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 합병으로 잘 알려진 미디어 기업 가운데 하나가 디지털 퍼스트 미디어이다. 덴버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남가주와 북가주를 비롯한 미 전국 여러 지역에 미디어 포트폴리오를 세웠다. 베이지역의 경우 이 기업은 샌호제 머큐리 뉴스와 오클랜드 트리뷴, 콘트라 콘스타 타임스, 샌타 크루즈 센티넬 등 신문을 소유하고 있다.
이 신문들은 기사들을 공유함으로써 같은 이야기를 여러 기자들이 취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없앴다. 편집과 디자인 기능은 이스트 베이의 중앙 데스크로 통합했다. 부유한 실리콘밸리에 자리 잡은 머큐리 뉴스에서 다른 곳으로 전보된 직원들의 경우 상당한 봉급이 깎였다.
닥터는 디지털 퍼스트가 ‘상당히 잘’ 신문통합을 했다고 평가한다. 샌타 크루즈 주민인 그는 최근 센티넬지 기자가 쓴 로컬 기사와 더 큰 신문의 기자들이 쓴 스포츠 기사들이 실린 커뮤니티 신문을 받아봤다. 닥터는 “신문기자 수와 경험은 확 줄었지만 비즈니스 효율성은 높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코네티컷 그리니치에 소재한 후버 리서치 파트너스의 디렉터인 더글러스 아서는 LA타임스와 U-T 샌디에고가 회계와 인쇄, 그리고 광고 기능을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으로써 비용은 줄이고 두 신문 모두 인쇄와 디지털 부분에서 독자들과의 접촉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광고주들과의 협상력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고료를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합병을 통해 디지털 부분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디지털 독자가 늘면 배너와 소셜미디어, 비디오 등 주요 디지털 광고업자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문 합병은 저널리즘의 질을 유지하는 것과 관련해 도박이 될 수도 있다. “여러 커뮤니티들을 다뤄야 하는 중앙 편집시스템으로 인해 자칫 독자들과의 연계를 상실할 수 있다”고 USA 앤넨버그 언론대학원의 ‘미디어, 경제학, 기업 프로그램’의 공동 디렉터인 개브리엘 칸은 지적했다.
대규모의 지역적 합병이 항상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2년 전 뉴욕타임스는 보스턴 글로브를 20년 전 매입 당시 가격보다 싼 10억달러 정도에 매각했다. 불경기와 신문산업의 사양이 원인이었지만 두 신문 사이의 다른 점도 결별의 원인이 됐다. 아서는 “서류상으로는 완벽한 조합처럼 보였지만 합병은 작동하지 않았다”며 “LA와 샌디에고는 충분히 비슷한가”라고 반문했다.
남가주에서는 지난 2012년 에릭 쿠시너와 에릭 스피츠가 프리덤 커뮤니케이션과 이 그룹의 대표적 신문인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를 매입해 이를 중심으로 리버사이드 프레스-엔터프라이즈지를 추가 매입하고 두 개의 일간지를 시작하는 등 의욕적으로 신문 합병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결국 두 신생 일간지는 폐간됐으며 쿠시너와 스피츠는 사임했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레지스터지도 곧 시장에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리덤 커뮤니케이션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만약 트리뷴이 이 신문까지 매입할 경우 광고시장에서 상당한 협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합병이 성사되면 신문사들은 이것을 경비 절감 기회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재정적 여력을 새로운 투자로 연결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닥터는 “트리뷴의 가장 큰 문제는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 가는데 들어갈 충분한 시간과 돈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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