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 등 유명대학들
▶ 기부자 이름으로 바꿔
미국 명문대학에서 학교 고유의 이름이 속속 사라지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돈을 내놓은 기부자의 이름을 따 학교 이름을 바꾸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쩐의 힘’이다.
하버드 대학은 지난 3일 대학 역사상 가장 많은 4억달러를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존 폴슨으로부터 기부 받으면서 공학응용과학대학(SEAS)의 학교명을 ‘존 폴슨 공학응용과학대학’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폴슨 앤드 컴퍼니 회장인 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이다.
폴슨 회장의 이번 기부는 하버드 대학에 대한 역대 기부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까지 하버드 최대 기부는 지난해 9월 홍콩 최고 부동산 업체 가운데 한 곳인 항룽그룹 창업자 T.H. 챈(1986년 작고)의 후손이 운영하는 모닝사이드 자선재단이 내놓은 3억5,000만달러다. 당시에도 하버드는 챈 일가의 기부에 따라 보건대학원 명칭을 ‘T.H. 챈 보건대학원’으로 바꿨다. 당시까지 하버드에서 개인의 이름을 딴 대학은 공공정책대학원인 ‘케네디 스쿨’뿐이었다.
고액 기부에 속속 학교 이름마저 바뀌자 학내에서 비판여론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토퍼 로비쇼 케네디 스쿨 교수는 “이런 추세로 가면 로스쿨(법학전문 대학원), 메디칼 스쿨(의료전문 대학원) 정도만 남기고 모든 학교 이름이 기부자 이름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돈의 힘에 밀려 학교의 정체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이런 현상은 학교 순위가 높은 유명 대학에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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