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2세, 한인사회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하다
(왼쪽부터)그레이스 한 울프 버지니아 헌던 시의원, 샘 윤 미주한인위원회 회장, 로라 신 연방상무부 고문 변호사.
한인들이 미국 하와이 땅을 밟은 지가 올해로 112년째가 된다. 이제 미국 내 한인 인구수도 20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방향을 정하는 연방의회에 한인 의원은 한명도 없다. 투표 참여도 타민족에 비해 낮아 미국 내 인구의 2%에 불과한 유태계에 비교할 때 정치적 영향력은 미약하다. 지금까지 한인사회는 1세 위주로 움직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어와 영어가 능통한 한인 1.5세와 2세들이 한인사회에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임소정 워싱턴 한인연합회장과 헨리 최 한미장학재단동부지회장, 샘 정 워싱턴 체육회장이 모두 1.5세다.
앞으로 한인사회를 이끌어 가야할 2세들이 보는 한인사회 방향은 어떨까. 한국일보 창간 46주년을 기념해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2세 그레이스 한 울프 헌던 시의원(이하 한), 로라 신 연방 상무부 고문 변호사(이하 신)와 샘 윤 미주한인위원회 회장(이하 윤)과 인터뷰를 통해 보다 나은 한인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했다. <편집자주>
정치력 신장 위해 로비단체‘정치활동위원회’결성 필요
한인숫자 아직 미약하기에 이슈별로 접근하는게 좋을듯
의사-변호사 이외에 언론·경찰 ·영화 등 진출도 많아야
- 지난 1992년 LA 폭동사태 이후 한인사회에서는 ‘정치력 신장’이 화두가 돼 왔다. 한인사회의 정치력 현주소는 어떻다고 보는가. 그리고 정치력 신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한: 한인들이 연대하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로비단체인 정치활동위원회(Political Action Committee)를 구성하는 것을 제안한다. 정치활동위원회에서는 한인 편에 서서 정치활동을 하는 정치인들을 후원하는 방법을 통해 우리들의 목소리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한인들의 경우에는 기부만 하고 실익은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동해병기, 위안부 결의안 등 한인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정해야 한다. 이후 우리의 입장을 지지하는 후보들을 지지하면 될 것이다.
신: 최근 LA에서 실시된 선거에서 데이빗 류가 당선돼 한인사회의 오랜 숙원인 첫 LA 시의원이 탄생한 것은 엄청난 정치력 신장이다.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이 되기 위해서는 한인들이 투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참여과정에 대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윤: 비록 연방 상하원에 우리 한인을 대표하는 사람이 없지만 워싱턴을 포함해 정치인들이 늘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마크 김 버지니아 주하원의원, 마크 장·데이빗 문 메릴랜드 주하원의원, 그레이스 한 울프 헌던 시의원, 문일룡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이 있다. 야구에서 마이너 리그와 메이저 리그가 있다. 현재 우리 한인들이 마이너 리그에 있지만 지속적으로 자기 각 분야에서 열심히 한다면 언젠가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미국에는 주정부 및 로컬 정부 레벨에서 4만명의 선출직이 있는데 이중 50-60명이 한인이다. 한인들의 정치력이 신장되기 위해서는 투표에 적극 참석하고 또 정치기부도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 한인 1세와 1.5세 및 2세들이 제대로 협력을 하고 있다고 보는가. 세대 간 커뮤니케이션을 가로 막는 요소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까.
한: 세대간 대화를 가로 막는 가장 큰 요소는 언어와 문화다. 나 같은 경우에는 뉴욕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받고 성장했기 때문에 한국어를 잘 못하고 수직적인 것보다 수평적인 관계를 좋아하다. 1세와 2세들이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서로에게 귀를 기울인다면 언어와 문화라는 장벽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신: 세대간 커뮤니케이션을 가로 막는 가장 큰 문제는 언어와 문화다. 우리 2세들은 모든 것을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1세들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보다 나은 한인사회라는 큰 그림을 그려놓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장애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윤: 가장 큰 문제는 언어다. 나같은 경우에는 생후 10개월에 미국에 와서 계속 자랐기 때문에 한국어가 쉽지 않다. 2세들이 한국어 공부를 하면 되지 않으냐고 하지만 이곳에서 자라난 2세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중국 커뮤니티 같은 경우에는 통역을 많이 이용한다. 앞으로 한인사회에서도 통역을 많이 이용해 한인 1세와 2세가 함께 커뮤니티에 대해 고민했으면 한다.
- 세대간 협력을 위해 한국일보가 어떤 역할을 해 주길 바라는가.
한: 많은 한인 1세들이 한국일보를 보고 있다. 한국일보가 1세들의 활동과 함께 우리 2세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지 소개해 주었으면 한다. 한인 1세들이 우리 한인 2세들도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을 안다면 한인 2세들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윤: 비록 2세들이 한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한국일보를 보지 못하더라도 우리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신문을 보는 1세들에게 소개시켜줬으면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일보가 1세와 2세의 교량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신: 한인 2세들의 활동들도 신문에 잘 소개해줬으면 한다.
- 한인 1세와 2세는 어떻게 다르다고 보는가.
한: 한인 1세들은 뒤를 돌아보기 때문에 한국과 연결된 것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버지니아주 교과서 동해병기,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등에 관심을 많은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반면 2세들은 여기에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학자금 상환 등에 관심이 더 많다. 특히 2세 한인들의 경우, 법대, 의대 등에 많이 다니기 때문에 타민족에 비해 학자금 상환이 큰 이슈이다.
- 한인 사회가 보다 잘 살기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한: 한인사회는 지금까지 의사, 변호사들을 많이 배출했다. 한인사회가 보다 잘 살기 위해서는 언론, 비영리재단, 정부, 경찰, 영화 등에 진출하는 한인들의 수가 늘어나야 한다고 본다.
윤: 한인들의 정치력이 신장돼야 한다. 정치력이 신장돼야 우리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된다.
신: 한인사회에 힘든 사람들이 없는지 살펴보고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본다.
- 한인들의 수가 미국 인구의 1%도 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아태계와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한인들의 수가 미약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슈별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민개혁과 관련해서는 라티노와 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우리끼리 잘 연대해야 한다. 우리끼리 분란이 생기면 안된다.
윤: 한인들이 아태계와 협력하는 것에 찬성한다. 최근 테리 맥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 관저에 초청돼 가 본적이 있다. 중국계, 베트남계도 함께 했다. 한인들은 아태계로서 타 아태커뮤니티와 함께 하며 우리들의 정치력을 신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리=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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